[자동차 결산<하>] 경기 둔화 전망 속 '완성차 5사' 2024 경영 전략은?


현대차·기아·KGM "전동화 트렌드"
GM "수출 효자 2종 기대"
르노코리아 "4년 만에 신차 출시"

국내 1위 완성차 기업 현대자동차·기아는 전동화 트렌드를 통해 2024년 글로벌 모빌리티 시장의 게임 체인저 역할을 노린다. /현대자동차그룹

2023년 국내 자동차 업계는 경기 침체 등 어려운 대외 환경 속 기업들의 희비가 엇갈렸다. 르노코리아자동차를 제외한 국내 완성차 4사가 대체로 호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절대 강자인 현대차·기아는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 14년간 연속으로 삼성전자가 독점했던 국내 상장사 영업이익 1위 자리도 현대차가 차지할 전망이다. 다사다난했던 국내 완성차 업계의 올해 성적표를 조명하고, 2024년 경영 전략까지 살펴봤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코로나19 엔데믹 선언 이후 세계 자동차 수요·공급의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2024년에는 경기가 수요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경기 둔화로 판매량이 소폭 증가하는 수준이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국내 완성차 5사는 이런 예상 속 어떤 경영 전략을 구상 중인지 살펴봤다.

최근 한국자동차연구원의 '자동차 산업 현황과 2024년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자동차 시장 성장률은 내년에 전년 대비 내수가 1.4% 늘고, 수출은 1.2% 소폭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호 한국자동차연구원 산업분석실 책임연구원은 "수출은 미국 등에서 판매 호조에 힘입어 올해 284만 대가 판매되는 강한 성장을 예상하나, 내년 주요 시장의 성장 둔화 영향으로 1.2% 소폭 성장이 예상된다"라고 밝혔다. 피크아웃(Peak-Out, 정점을 찍고 하락 국면에 접어드는 상황) 우려에도 판매 실적은 양호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이브리드 차량 약진은 내년에도 두드러질 전망이다. 2018~2022년 평균 전기차 판매 증가율은 60%를 기록하며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가 올해 다소 하락했다. 반면 하이브리드 판매 증가율은 상승했다. 이에 전기차 보급 속도가 둔화하고 있다는 견해가 나오기도 했다. 다만 결국 전기차 판매는 지속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KG그룹에 편입되며 올해 쌍용자동차 간판을 내린 KG 모빌리티는 전동화 트렌드에 발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KG 모빌리티 제공

이런 흐름에서 국내 1위 완성차 기업 '현대자동차·기아'는 '전동화 트렌드'를 통해 2024년 글로벌 모빌리티 시장의 '게임 체인저' 역할을 노린다. 아울러 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Software Defined Vehicle, SDV) 개발 체제 전환을 가속할 전망이다.

앞서 현대차·기아는 지난 10월 2023년 3분기 경영실적 발표에서 "내년에 다소 기대했던 것보다 전기차 판매 계획이 낮아질 수는 있겠지만, 총판매에서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으리라 생각한다"며 "구매 체계 등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내년 11월로 예정된 미국 대통령 선거 등 대형 정치 이벤트에 따른 정책 불확실성은 고려해야 할 부분이다. 전기차 시장 등이 정책에 영향을 많이 받아서다. 바이든 정부 지지율이 낮은 점을 고려하면, 정책이 급격히 강화되거나 역으로 후퇴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KG그룹에 편입되며 올해 쌍용자동차 간판을 내린 'KG 모빌리티'는 전동화 트렌드에 발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KG 모빌리티는 오는 2025년부터 본격적인 전기차 신차를 출시하며 판매량을 늘릴 예정이다. 2025년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토레스 전동화 모델의 픽업트럭 버전을 공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내수 시장의 중요성을 고려하면서도 수출 다변화 전략을 추진할 계획이다. KG 모빌리티는 지난 9월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는 2026년까지 '내수 12만 대, 수출 10만 대, 반조립제품(CKD) 10만 대 등 총 32만 대 판매'라는 포부를 밝힌 바 있다.

KG 모빌리티 관계자는 "내수만으로는 생존이 어렵기에 베트남과 사우디아라비아 등 수출 다변화 전략을 취하고 있다"며 "당장 성과가 나오지 않으나 내년을 발판 삼아 전동화 전략을 잘 이행하며, 오는 2025년 새 모델을 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4년 만에 신차를 선보이는 르노코리아자동차에 2024년은 어느 해보다 중요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르노코리아 부산공장 전경. /르노코리아 제공

2002년 한국 출범 이후 최근 완성차 누적 수출 1000만 대를 돌파한 제너럴 모터스(GM) 한국사업장은 올해 트랙스 크로스오버와 트레일블레이저의 선전을 내년에도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또한 쉐보레와 캐딜락·GMC를 내세운 멀티 브랜드 전략도 강화할 계획이다.

GM한국사업장 산하 브랜드 캐딜락은 내년 준대형 전기 SUV 리릭과 대형 SUV 에스컬레이드 IQ를 출시한다. 리릭은 지난 2022년 세계 시장에 출시됐으며, 올해 국내에 출시될 예정이었으나 내년으로 연기됐다. 에스컬레이드 IQ는 캐딜락 간판 모델이다.

GM한국사업장 관계자는 "트랙스 크로스오버가 나오면서 생산과 수출이 2배가 돼 부피적으로 커졌는데 수익적인 측면은 고려해야 할 부분"이라며 "내년에는 내수와 수출을 동시에 가져가면서 멀티 브랜드 전략을 성공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4년 만에 신차를 선보이는 르노코리아자동차에 2024년은 어느 해보다 중요한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르노코리아는 내년 하반기 새로 출시할 중형 하이브리드 스포츠유틸리티(SUV)를 시작으로 친환경 차 라인업을 구축하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해 중국 지리자동차그룹이 지분 34.02%를 인수해 2대 주주에 올랐다. 이에 합작 시너지 효과가 주목됐다. 르노코리아는 신차를 출시하며 소비자들이 공감할 수 있는 브랜드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2026년 이후부터는 자체 전기차 신차를 만들 예정이다.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하이브리드가 관심을 받는 최근 트렌드에 적합한 차량을 필두로 다시 부흥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신차 준비뿐만 아니라 소비자가 올해에 이어 내수 시장 기반을 닦아 소비자가 르노에 강점을 공감하도록 여러 전략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bell@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