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건→18건'…낯설던 공개매수, 2배 넘게 늘어난 까닭은


인수합병 목적 공개매수 건수 가장 많아
주가 변동성 확대에 투자자 주의 요구도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완료된 공개매수 건수는 전년 대비 2.6배 증가한 18건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더팩트 DB

[더팩트 | 이한림 기자] 국내 증시에서 주로 대기업집단의 지주사 체제 전환이나 피인수 기업의 상장폐지 등을 이유로 사용되면서 개인 투자자에게 다소 낯설었던 공개매수가 올해 수치적인 면에서 급등한 가운데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완료된 공개매수 건수는 총 18건이다. 지난해(7건)보다 2.6배 상승했으며 2021년(12건), 2020년(6건)과 비교해도 크게 오른 결과다.

올해 공개매수 건수가 증가한 배경으로는 주주행동주의가 짙어진 까닭으로 풀이된다. 과거 지주사 체제 전환이나 상장폐지를 위해 일방적 공개매수를 진행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면, 올해는 특정 주주 세력이나 인수전에 참여한 기업들이 공개매수를 통해 지분 확보에 직접 뛰어든 사례가 부쩍 늘었기 때문이다.

공개매수 목적 역시 인수합병이 7건으로 가장 많았다. 현대백화점, 동국제강, OCI 등이 지주사 체제 전환을 위해 진행한 지주사 요건 충족의 공개매수는 6건이었다. 상장폐지(5건), 경영권 안정 목적(2건)이 뒤를 이었고 주주가치 제고(기타)는 1건에 그쳤다. 이 중 올해 인수합병 목적 공개매수의 경우 복수의 기업이나 특정 주주 세력 간 인수전 양상을 면서 공개매수 기업의 주가가 크게 오르는 경향도 이어졌다.

올해 2월까지만 해도 7만 원대에 거래됐으나 한 달 만에 최고 16만1200원까지 주가가 오른 에스엠이 대표적이다. 에스엠 주가는 지난 3월 인수전에 참여한 하이브와 카카오가 각각 12만 원, 15만 원의 '맞불' 공개매수를 단행하면서 카카오의 공개매수를 주관한 한국투자증권의 한 영업점이 일시 마비될 만큼 개인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면서 급등했다.

지난 3월 에스엠 인수전에 참여한 하이브와 카카오는 에스엠을 두고 맞불 공개매수에 나서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더팩트 DB

다만 공개매수가 인수전이나 주주행동주의에 집중되다 보니 주가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공개매수에 대한 투자자들의 주의도 요구됐다. 인수전을 통해 카카오 품에 안긴 에스엠은 이달 26일 기준 8만 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고점 대비 2배 이상 하락한 것을 고려하면 공개매수에 의한 가격 인상이 다소 과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장 최근 공개매수 사례인 한국앤컴퍼니 역시 경영권 분쟁에 초점 집중되면서 주가가 요동친 사례로 꼽힌다. 올해 1만 원 초반대에 횡보하던 한국앤컴퍼니 주가는 공개매수 직전부터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상승하기 시작했고 공개매수 첫날인 이달 5일 상한가를 기록하거나 공개매수 기간 최고 2만3750원(7일 장중)까지 올랐다. 다만 공개매수를 신청한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과 MBK파트너스 측이 공개매수에 실패하면서 기존 지배구조가 유지됐고 26일 기준 주가는 1만6000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 입장에서는 기업금융(IB) 부문에서 쏠쏠한 수수료 수익을 챙길 수 있으나, 인수전 양상을 보는 공개매수라면 주가 변동성이 확대되기 때문에 주주들은 공개매수 참여 여부를 두고 신중한 판단을 해야 한다"며 "내년에는 회사 주식의 25% 이상을 보유한 최대 주주가 인수합병을 진행할 때 일반 주주를 대상으로 무조건 공개매수를 해야 하는 제도 도입도 기대를 모으고 있어 공개매수 건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고 말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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