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우지수 기자] 유통 업계가 추운 연말을 맞아 이웃들에게 따뜻한 기부를 전하고 있다. 올해는 고물가, 고금리 등 경기 침체가 길었던 만큼 효과도 큰 모양새다. 업계는 소외계층 가정에 물품을 직접 전하는 행사부터 소비자와 함께 기부금을 모으며 성탄절 나눔 의미를 더하고 있다.
올 연말에는 기업 제품을 취약계층에게 전달하는 행사가 기부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제품 기부는 지원 가정으로 즉시 전달돼 고물가 시기에 빠른 효과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 입장에서도 제품을 사회에 환원하면서 재고를 줄이고 환경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는 일석이조 나눔 행사로 꼽힌다.
농심은 지난 19일 '사랑의 신라면' 행사를 열고 신라면 4200박스를 본사와 전국 6개 공장 인근 지역민들에게 전달했다. 농심은 지난 2008년부터 16년째 지역사회 소외계층 이웃들에게 라면을 기부하고 있다. 규모는 올해로 모두 6만5000박스를 넘어섰다.
농심 '사랑의 신라면'은 임직원 모금으로 마련된다. 임직원이 모금한 만큼 회사가 기부금을 더한다. 농심 관계자는 "주변 이웃과 나눈 온정이 추울 겨울을 이겨내는 데 힘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오뚜기는 장애인 일터에 기부 물품을 전달했다. 사회복지법인 밀알복지재단이 운영하는 장애인 일터 '굿윌스토어'와 지난 2012년 인연을 맺고 12년째 장애인 출근길을 지원하고 있다. 오뚜기는 장애인에게 단순 금전 지원을 넘어 그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의의를 뒀다. 물품 나눔 캠페인 직원으로 장애인을 고용해 운영하고 있다. 지원 내용은 △오뚜기 선물세트 임가공 위탁 △굿윌스토어 매장에 오뚜기 제품 기증 △물품 나눔 캠페인 등으로 구성됐다.
지난 15일까지 이어진 '제24회 오뚜기 물품 나눔 캠페인'은 오뚜기 10개 관계사 임직원이 참여해 총 1만9000여 점 물품을 기증했다. 이 기증품들은 굿윌스토어 장애인 근로자들이 직접 포장하고 가공해 판매할 예정이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48억 원 상당 화장품과 생활용품을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했다. 올해 아리따운 물품나눔은 라네즈, 에스트라, 려, 이니스프리, 에뛰드 등 13개 아모레퍼시픽 브랜드가 참여했다. 기부 화장품은 전국 사회복지시설 3000여 곳에 전달됐다.
소비자 구매 금액 일부를 기부금으로 모으는 '공익연계 마케팅'도 이어졌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 10일 매장 수익금 중 일부를 모아 최대 5억 원을 목표로 지역사회 비정부단체(NGO)에 전달하는 사회공헌 활동 '캐리 더 메리' 행사를 기획했다. 행사 제품을 구매할 경우 1개당 1000원씩 적립해 친환경 활동과 문화재 보호 등 상생활동에 활용한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 12일 초록우산 어린이재단에 소외계층 아동 후원을 위해 9억3000만 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KGC인삼공사는 지난 20일 '2023 동인비 바자회'를 열고 이웃돕기 성금을 모았다. 홍삼오일 뷰티 브랜드 '동인비' 인기제품과 정관장 펫푸드 브랜드 '지니펫' 제품을 할인된 가격에 판매했다. KGC인삼공사는 바자회에서 얻은 판매수익금 중 일부를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성금으로 사랑의 열매에 기부할 예정이다.
강철희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기업이 자사 제품을 기부하면 수혜자 생활이 안정되고, 기업 재고가 줄어 서로 윈윈(Win-Win)하는 효과를 낼 수 있어 좋은 기부 전략"이라면서 "기업마다 소재지상, 판매 전략상 기부를 선호하는 지역이 있다. 힘든 사람들이 더 많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고민을 거듭한다면 더 아름다운 기부 문화가 조성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어 "공익연계 마케팅은 투명한 사용처 공개가 중요하다. 정기적으로 보고서를 발간해야 신뢰를 굳힐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윤리적 소비라고 불리는 '가치소비'가 중요하다는 인식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사회공헌 활동을 효과적으로 이끄는 기업에 소비자가 몰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index@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