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우지수 기자] 침대 업체 시몬스의 유튜브 채널에서는 침대를 잘 찾아볼 수 없다. 대신 다양한 분야 강연을 들을 수 있다. 경기도 이천 본사는 침대 판매보다 식료품점과 카페, 사진 찍는 공간을 더 내세웠다. 시몬스는 최근 온라인부터 오프라인까지 '침대가 아닌 것'으로 침대 고객을 모으고 있다.
시몬스 공식 유튜브 채널에 최근 게시된 강연 콘텐츠 '시몬스 스튜디오'에서는 침대 이야기를 들을 수 없다. 침대 전문가도 출연하지 않는다. 의사, 한의사, 평론가, 희극인, 교수 등은 물론 다른 기업 직원이 나오기도 한다. 유현준 홍익대 건축학과 교수, 박지선 숙명여대 범죄심리학과 교수가 나온 동영상은 각각 조회 수 20만 회를 넘겼다. 시청자들은 "침대 회사 유튜브인데 유익한 내용이 많다"는 등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시몬스는 왜 콘텐츠 주인공을 침대가 아닌 다른 분야로 정했을까. 시몬스는 브랜드 '팬덤'을 늘리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시몬스가 만든 침대'가 아닌 브랜드 '시몬스' 팬이 생기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시몬스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인스타그램 태그 게시물은 '시몬스침대'가 5만1000개, '시몬스'가 6만6000개로 유의미한 차이를 냈다.
이와 관련, 시몬스 관계자는 "제품 얘기는 빼고 소비자 관심에 초점을 맞춰 유익한 무료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며 "MZ세대를 매료시켜 브랜드 팬덤을 만드는 효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 오프라인 방점은 '로컬'...지역 상생 콘텐츠로 소비자 공감 이끈다
시몬스는 오프라인에서도 침대를 내세우지 않고 있다. 매장이 아닌 공간을 제공하고 방문객들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경기도 이천시 시몬스 본사 침대 공장 부지 한 편에는 방문객이 쉬어갈 수 있는 '시몬스 테라스'가 조성돼 있다. 지난 2018년 선보인 이곳은 올해 누적 방문객 100만 명을 돌파했다. 시몬스 테라스 키워드는 지역이라는 뜻의 '로컬'이다.
시몬스 테라스는 작은 상가 공간으로, 내부에 있는 건물로 들어가야만 침대 판매점을 찾을 수 있다. 입구에는 식당 겸 식료품점이, 옆에는 카페가 마련됐다. 대전 기반 편집숍 '퍼블릭마켓'은 충청지역과 이천에서 재배한 식재료를 기반으로 음식을 만들고 제품을 판매한다. 지난달 17일 시몬스 테라스를 방문한 한 소비자는 "지역 농가에서 재배했다는 농산물을 구매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도 지역 상권 활성화에 도움 주는 느낌이 들어 기분 좋다"고 말했다.
매년 크리스마스 시즌 시몬스 테라스에는 대형 트리 사진을 찍으려는 방문객이 몰리기도 한다. 지난해 12월 24~25일에는 3만 여명에 달하는 방문객이 몰려 연말 비수기였던 인근 상권이 활기를 찾았다.
시몬스가 최근 온오프라인에서 겨냥한 고객층은 젊은 세대다. 시몬스 관계자는 "최근 시몬스 일부 침대 품목이 신혼부부들 사이에서 '킬러' 상품으로 인기가 늘고 있다. 시몬스 브랜드가 젊은 세대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모양새"라고 말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시몬스는 그들이 추구하는 브랜드 가치를 소비자에게 효과적으로 체험시키고 있다. 특히 체험형 콘텐츠를 중요시하는 젊은 MZ세대에게 반응이 좋다"며 "기업 이미지를 각인시키는 전략은 확장 가능성을 열어 준다. 해당 기업에 우호적 이미지를 가진 소비자라면 어떤 품목에서든 지갑을 열 가능성이 생긴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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