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태환 기자] 포스코홀딩스 이사회가 현직 회장의 연임 우선 심사제를 폐지하면서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의 3연임 행보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CEO 후보 추천위원회(이하 후추위)의 후보 추천 여부에 따라 최 회장의 3연임 도전 여부도 결정되는 가운데 지주사 체제 전환, 이차전지 소재 진출 등의 공로가 인정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온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는 전날(19일) 이사회를 열고 대표이사 회장의 선임 절차를 포함한 '포스코형 신지배구조 개선안'을 의결했다.
개선안은 현직 회장의 '연임 우선 심사제'를 폐지하고, 현직 회장이 연임 의사를 밝히지 않더라도 임기 만료 3개월 전 회장 선임 절차를 시작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를 통해 최 회장이 3연임에 도전한다는 입장을 밝히는 것과 무관하게 이사회 후추위의 인선 절차에 따라 회장 후보가 결정된다.
최 회장은 임기가 3개월가량 남은 이날까지 연임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연임에 대한 의지가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실제 최 회장은 지난 11일 3억 원 규모의 포스코홀딩스 주식 700주를 장내 매수했다. 최 회장의 포스코홀딩스 보유 주식 수는 3338주에서 4038주로 늘었다.
특히 회사 주식을 사들인 날 최 회장은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현충원 묘소를 찾아 참배하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용퇴를 결정한 임원들은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를 처분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자사주 보유를 확대하는 것과 더불어 명예회장을 참배하는 것은 (최 회장이) 책임감을 갖고 앞으로도 그룹을 이끌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후추위에서 최 회장을 후보로 지목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나온다. 포스코그룹의 지주사 체제 전환, 친환경 사업으로의 재편 등 최 회장의 공로를 높게 평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포스코그룹은 지난해 3월 물적분할을 통해 지주회사인 포스코홀딩스(존속법인)와 철강사업회사인 포스코(신설법인)로 나뉘었다.
이와 함께 포스코홀딩스는 △철강 △이차전지 소재 △리튬·니켈 △수소 △에너지 △건축·인프라 △식량 등 7대 핵심 사업을 기반으로 그룹의 성장을 이끌기로 했다.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 탄소 포집과 활용·저장기술(CCUS) 등 친환경 생산 체제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탄소중립 생산 체제를 단계적으로 실현해 나간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최근 경기침체로 인한 철강업계 부진과 이차전지 가격 하락 등으로 실적이 줄었다는 점은 3연임 도전에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포스코홀딩스의 3분기 누적 연결 기준 매출은 58조4631억 원으로 전년 동기(65조5027억 원)보다 10.7%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조2754억 원에서 3조2271억 원으로 38.8% 급감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 시 동행하는 경제사절단에 포함되지 않으며 불거진 정권과의 '불화설'도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최 회장은 경제사절단을 비롯해 대통령실에서 열린 중소기업인대회, 올해 초 경제계 신년 인사 등에도 불참했다.
포스코홀딩스 관계자는 "최 회장의 연임 입장 표명과 관계없이 자동으로 임기 만료 3개월 전 새 회장을 선출하는 프로세스가 가동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포스코그룹의 차기 회장 후보로는 최 회장을 비롯해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부회장, 정기섭 포스코홀딩스 사장, 김지용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 원장, 황은연 전 포스코 인재창조원장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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