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 롯데쇼핑, 실적 개선 반전 이룰까 [TF초점]


그룹 주력 계열사임에도 실적 '진퇴양난'
강성현·정준호·김재겸·남창희 등 리더십 보여줘야

롯데쇼핑 계열사 대부분이 실적 악화를 겪으면서 진퇴양난에 빠진 모양새다. 우측 상단은 김상현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 /더팩트 DB·롯데그룹

[더팩트|이중삼 기자] 롯데그룹 주력 계열사 롯데쇼핑이 위기다. 계열사 대부분이 실적 부진을 겪은 데다가 희망퇴직 러시 등 악재들이 쏟아지고 있어서다. 그룹 미래를 위해서는 근간인 유통 계열사들의 실적 개선이 절실하다. 내년에도 업황 불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 아래 롯데쇼핑이 실적 반전을 이룰지 주목된다.

롯데그룹 경쟁력이 되살아나기 위해서는 주력 계열사인 롯데쇼핑 역할이 중요하다. 그러나 △롯데마트 △롯데백화점 △롯데홈쇼핑 △롯데하이마트 △롯데온 △롯데컬처웍스 등 롯데쇼핑 계열사들이 실적 악화를 겪으면서 그룹에 마이너스가 되고 있다. 특히 실적 악화 책임을 지고 김상현 대표이사 부회장이 물러날 것이란 관측도 있었지만 지난 6일 단행된 '2024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유임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롯데쇼핑 매출은 3조7391억 원, 영업이익은 142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매출 4조132억 원·영업이익 1500억 원) 대비 각각 6.8%, 5.3% 줄었다. 올해 2분기 실적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매출은 3조6222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3조9018억 원) 보다 7.2%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514억 원으로 같은 기간(743억 원) 대비 30.8% 줄었다.

강성현 대표이사가 이끌고 있는 롯데마트 경우 지난달 29일부터 전 직급별 10년 차 이상 사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았다. 롯데마트 측에서는 '경영효율화'를 꼽았지만, 실적을 높이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맨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지난해 3분기 롯데쇼핑 실적 자료 기준, 점포 수는 국내 117개점, 해외 64개점이었던 반면, 올해 3분기에는 국내 111개점, 해외 64개점으로 6곳 점포가 줄었다.

직원 수도 감소했다. 지난해 6월 30일 기준 롯데마트 직원 수(단시간 근로자 포함)는 1만8775명이었지만, 올해 6월 30일 기준 직원 수는 1만7668명으로 1107명 줄었다. 외형은 감소했으나 내실은 챙겼다. 올해 3분기 롯데마트 매출은 1조5170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8% 줄었지만 영업이익(510억 원)은 57.3% 늘었기 때문이다. 점포 수와 인건비를 줄인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백화점 실적도 '피차일반'이다. 올해 3분기 매출(7530억 원)과 영업이익(740억 원)은 지난해 같은 기간(매출 7690억 원·영업이익 1090억 원) 대비 각각 2.0%, 31.8% 줄었다. 올해 2분기 매출은 8220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8280억 원)보다 0.8%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660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1040억 원) 대비 36.9% 미끄러졌다.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 총괄은 정준호 대표이사가 맡고 있다. 정 대표는 실적 악화에도 이번 정기 임원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당시 롯데그룹 관계자는 "실적만 놓고 평가가 이뤄진 것은 아니다"며 "외부적 요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말했다.

강성현 롯데마트·슈퍼 대표이사(왼쪽)와 김재겸 롯데홈쇼핑 대표이사(가운데), 남창희 롯데하이마트 대표이사가 지난 7월 18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롯데그룹 2023 하반기 VCM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 성장전략 펼치고 있지만…"좀 더 지켜봐야"

김재겸 대표이사가 이끄는 롯데홈쇼핑은 실적 부진으로 지난 9월 만 45세 이상이면서 근속연수 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시행했다. 특히 올해 1~3분기 실적이 모두 고꾸라졌다. 올해 1분기 매출은 2310억 원, 영업이익은 40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매출 2750억 원·영업이익 310억 원) 대비 각각 16.0%, 87.6%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2분기 매출은 2720억 원, 영업이익은 280억 원을 기록한 반면, 올해 2분기 매출은 2310억 원, 영업이익은 20억 원으로 각각 15.2%, 92.8% 급감했다. 올해 3분기 경우 수익성은 적자 전환했고, 매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14.3% 줄었다.

롯데하이마트를 이끄는 남창희 대표이사는 올해 3분기 실적 반등을 이뤘다. 다만 업황 자체가 어려운 상황인 만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올해 3분기 매출은 7260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8740억 원)보다 16.9% 줄었고, 영업이익은 36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억 원 대비 약 52배로 크게 증가했다. 올해 2분기 매출(6800억 원)도 지난해 동기(8870억 원)와 비교해 23.4% 줄었지만, 수익성은 30배 늘었다.

이에 대해 롯데하이마트 측은 재고 건전화, 수익성 높은 상품군 매출 비중 확대 등을 개선 이유로 밝혔다. 그러나 소비 유행이 바뀌고 있고, 경기 침체도 장기화되면서 실적이 다시 실적이 미끄러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가전제품(통신기기·컴퓨터 제외) 소매판매액은 16조6902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8조1891억 원) 대비 8.3% 줄었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19일 <더팩트> 취재진과 통화에서 "경기 상황이 좋지 않은 것도 있지만, 오프라인이 아닌 온라인 구매로 소비 트렌드가 바뀌면서 이커머스에 경쟁이 밀리고 있는 점이 가전 양판점이 더 힘들어지고 있는 이유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롯데쇼핑 계열사 중 롯데온과 롯데컬처웍스도 실적이 부진하다. 올해 3분기 롯데온 매출은 320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250억 원) 대비 26.1% 늘었지만 수익성 흑자 전환에는 실패했다. 롯데컬처웍스의 올해 3분기 매출은 1540억 원, 영업이익은 30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각각 18.2%, 85.1% 급감했다.

롯데그룹은 지난 6일 '2024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강성현 롯데마트·슈퍼 대표 △정준호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부 대표 △김재겸 롯데홈쇼핑 대표 △남창희 롯데하이마트 대표 등을 교체하지 않았다. 대표로 일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성과를 보여주기에는 시간이 부족했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지만, 궁극적으로 실적 회복이라는 특명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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