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최지혜 기자] 올해 사명을 바꾸고 기업가치 10조 원을 목표로 세운 포스코이앤씨가 안정적인 재무건전성에도 기업공개(IPO) 계획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 20여 년간 꾸준히 상장 가능성이 제기된 건설사다. 하지만 IPO에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않고 있다.
18일 포스코이앤씨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2020년 IPO가 거론된 이후 3년째 상장 도전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포스코이앤씨는 포스코건설 시절인 지난 2018년 당시 사장을 맡았던 이영훈 대표가 2020년을 IPO 재도전 시점으로 제시했지만, 이후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
포스코이앤씨는 앞서 2009년에도 상장을 추진했다가 철회했다. 회사는 당시 IPO를 추진하면서 10만~12만 원 선의 공모가를 예상했다. 그러나 수요 예측 결과 이를 한참 밑도는 8만 원대로 공모가가 형성되면서 상장이 무산됐다.
최근 들어서도 회사의 영업이익이 역성장을 면치 못하고 있어 당분간 IPO 추진에는 무리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사명 변경과 함께 사업 분야 다각화를 추진하면서 실적이 다소 부진했다. 건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원가 상승도 영향을 줬다. 회사의 영업이익은 △2019년 2475억 원 △2020년 3797억 원 △2021년 4409억 원 등으로 상승세를 이어가다가 지난해 3086억 원으로 줄었다.
올해 3분기 누계 영업이익은 1677억 원으로 전년 동기 2868억 원보다 1000억 원가량 감소했다. 매출은 7조3927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6조8640억 원보다 늘었지만 이익이 줄면서 수익성을 챙기지 못했다. 건설업계 수익성 악화의 일환으로 매출원가가 7000억 원가량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127.5%로 전년 동기 117.2%보다는 늘었다.
포스코이앤씨는 올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기존 포스코건설에서 사명을 변경했다. 내년 창립 30주년을 앞두고 친환경 미래 신성장 선도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결정이다. 건설사 사명의 E&C(이앤씨)는 통상 '엔지니어링'(Engineering)과 '건축'(Construction)을 의미하는데, 포스코건설의 경우 '에코'(Eco)와 '챌린지'(Challenge)를 사용해 친환경 사업 정체성을 강조했다.
사명 변경 이후 회사의 목표와 계획에 대한 발표도 이어졌다. 포스코이앤씨의 지주사인 포스코그룹은 지난 7월 철강·이차전지소재·수소 등 핵심 사업 중심으로 친환경 미래소재 대표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2030년까지 총 121조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포스코이앤씨 역시 친환경 중심 사업으로 포트폴리오 전환에 나섰다. 이어 9월 포스코이앤씨는 2035년까지 매출 25조 원, 영업이익 2조 원을 달성해 기업가치를 현재보다 10배 높인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기존 건설업에서 사업 분야를 다각화하는 것은 새로운 먹거리 발굴을 통한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밑그림으로 풀이된다. 건설주가 신성장 동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저평가받고 있어 상장을 목표로 하는 건설사의 경우 신사업 추진 계획이 필수적이다. 이에 최근 건설사들은 신사업 분야로 수소, 재활용, 해상풍력, 태양광 등 친환경 부문을 제시하고 있다.
실제로 포스코이앤씨를 비롯한 총 5개 업체는 지난 8월 제주 추자도 인근 해상풍력 발전 사업 공동개발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추자도 인근에 고정식과 부유식 해상풍력발전기를 혼합한 2개의 대형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 추진에 협력키로 했다. 지난 10월에도 국내 해상풍력 발전 건설을 위한 국내 해운사들과의 MOU를 체결했다.
포스포이앤씨는 일단 현 체제에서 경영 목표 달성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내년 상장 추진 여부에 대한 질문에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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