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애플페이 합류설 '솔솔'…현대카드 후발주자는 누구


신한·KB국민·비씨카드 애플페이 합류설에 "사실무근"
애플페이 신규고객 유입효과 '단기적' 분석도

최근 애플이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 비씨카드 등 애플페이에 협력할 국내 카드사를 찾고 있는 가운데 현대카드 이후 애플페이에 합류할 후발주자가 누가 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사진은 애플페이가 국내에 출시된 첫날인 지난 3월 21일 오후 서울 용산구 현대카드 스토리지 건물에 애플페이 광고물이 붙어있는 모습. /박헌우 기자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최근 애플이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 비씨카드 등 애플페이에 협력할 국내 카드사를 찾고 있는 가운데 현대카드 이후 애플페이에 합류할 후발주자가 누가 될지에 관심이 모인다. 다만 수수료 문제, 단말기 보급 문제 등 비용 부담에 합류를 망설였던 카드사들이 이번에는 애플페이와 제휴할지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12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신한·KB국민·BC카드 등 일부 카드사들에 애플페이 계약조건을 전달하고 출시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애플은 각사에 현재 적용 중인 애플페이 표준 수수료 등 글로벌 스탠다드 계약조건과 함께 12월 말까지 카드사 애플페이 인프라 확보 계획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해당 카드사들은 애플페이 도입과 관련해 말을 아끼고 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현업 부서에 문의한 결과 진행 중인 내용이 없고 사실무근"이라고 말했다. KB국민카드와 BC카드 관계자는 "관련 내용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카드사의 애플페이 도입 논의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앞서 지난 9월에는 신한카드·KB국민카드·BC카드가 최근 애플페이 사업참여 의향서를 제출해 올해 9~10월 중 서비스 개시를 계획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현대카드 이후 애플페이에 합류할 후발주자가 누가 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2곳의 카드사의 애플페이 참여가 유력하며 금융지주 산하 카드사 한 곳이 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비밀 유지 때문에 확인 불가하다고 얘기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올해 도입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할 것 같고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검토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카드와 애플페이간 거래 조건이 밝혀지지 않았으나, 업계는 카드 수수료 수준으로 0.15%를 예상하고 있다. /현대카드

애플의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인 애플페이는 지난 3월 21일부터 정식으로 한국 서비스를 시작했다. 지난 2월 초 금융위가 애플페이의 법 저촉 여부를 심사한 뒤 서비스 도입을 최종 허용했다. 다만 애플페이 지원 카드사는 현대카드로 한정돼 있다. 현대카드가 금융위 심사과정에서 애플페이에 대한 배타적 사용권을 포기했으나 타 카드사들은 뚜렷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동안 카드사들이 애플페이 합류를 망설였던 주된 이유는 수수료 문제, 단말기 보급 문제 등 비용 부담 문제 때문이었다. 이에 카드사들이 이번에는 애플페이와 제휴할지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현대카드와 애플페이간 거래 조건이 밝혀지지 않았으나, 업계는 카드 수수료 수준으로 0.15%를 예상하고 있다. 애플페이를 도입한 국가별 수수료를 살펴보면 미국은 건당 최고 수수료 0.15%를 지불하고 중국과 이스라엘은 각각 0.03%, 0.05%가 부과되고 있다. 이에 애플의 수수료 비용이 지나치게 높다는 의견도 나왔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0월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금융위원회 2023년 국정감사에서 현대카드가 애플페이 사용에 따라 지불하는 수수료가 0.15%로 높다고 지적했다.

높은 수수료 부담은 조달비용 상승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카드사에 치명적이다. 타 카드사들이 현대카드 조건과 비슷한 수준으로 계약할 경우 애플페이 결제를 통해 이득을 보기 어려워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애플페이 결제 사용처가 제한적인 점과 교통카드 기능 지연 등은 여전히 한계로 꼽힌다. 우리나라는 삼성페이 등이 사용하는 마그네틱 보안전송(MST)이 보편화돼 NFC 사용률은 낮다. 업계에서는 NFC단말기 비중을 10% 안팎으로 추산하고 있다. 지난 10월 출시된 아이폰15에 교통카드 기능이 탑재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이마저도 국내 교통카드 단말기 사업자인 티머니와 수수료 문제에서 합의를 못 본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아이폰을 선호하는 2030세대 등을 유입하기 위해서라도 애플페이 합류를 고민하고 있는 카드사들이 많을 것"이라면서도 "고객 확대보다 수수료 부담 문제가 더 크게 와닿는다면 쉽게 결정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간편결제 확대가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을 다각도로 봐야 한다고 보고 있다. 오태록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6일 열린 제12회 여신금융포럼에서 "지난 3월 애플페이를 도입한 카드사(현대카드)는 신규고객 유입 효과가 약 4~5개월만 지속되는 등 간편결제 확대가 단기적 효과에 그치는 경향이 있다"며 "간편결제 확대가 수익성에 미치는 영향을 다양한 각도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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