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정소양 기자] 그동안 물밑에서 준비해 온 기업·단체가 잇따라 출사표를 던지며 '제4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할 가능성이 커졌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이들이 출범할 경우 경쟁력이 있을지에 의문을 표시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세금 신고·환급 서비스 '삼쩜삼'을 운영하는 자비스앤빌런즈는 최근 인터넷은행 설립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자비스앤빌런즈는 내년 초 '삼쩜삼뱅크(가칭)'의 예비인가 신청 완료를 목표로 컨소시엄 구성에 나섰다. 현재 금융권 및 유명 플랫폼 등과 만나 구체적인 논의·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쩜삼뱅크는 소상공인과 N잡러 프리랜서를 주요 고객층으로 정했다. 틈새시장을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또한 지난 2019년 인터넷은행 설립 고배를 마셨던 '소소뱅크'도 재도전에 나섰다. 소소뱅크는 오는 11일 통합 컨소시엄 태스크포스(TF) 구축 후 내년 2월 금융당국에 예비인가를 신청하겠단 계획이다. 소소뱅크는 소상공인연합회 등 소상공인 주도로 추진되는 인터넷은행이다.
현재 은행권에는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등 3개의 인뱅이 영업 중이다. 삼쩜삼뱅크와 소소뱅크가 금융당국으로부터 인가를 받을 경우 제4, 제5의 인터넷은행 출범이 현실화된다.
앞서 금융당국은 대형 시중은행 중심으로 기울어진 과점 체제 해소를 위해 경쟁 촉진 유도에 나섰다. 이의 일환으로 '인터넷은행 인가 신청 상시 개방' 카드를 꺼냈다. 그동안 당국은 인터넷은행 신규 인가를 희망하는 업체들의 신청을 받아 심사를 거쳐 최종 선정 여부를 결정해 왔으나, 지난 7월 인터넷은행 인가를 '상시 신청' 방식으로 전환했다.
업계에서는 제4인터넷은행 출범에 대해 기대 반 걱정 반의 시선이 나온다.
우선 신규 플레이어 진입이 활발해지면 인터넷은행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어 줄 것이란 기대다. 활발한 경쟁을 통해 고객에 양질의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인터넷은행 사용자 확대로 시장 내 점유율 제고도 이뤄낼 수 있다는 시각이다.
반면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도전장을 내민 곳들이 소상공인을 주고객층으로 삼겠다고 밝혔는데, 상대적으로 연체율이 높은 소상공인에 대한 리스크관리 능력을 갖추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차주들의 상환 능력이 떨어질 경우 은행 자산 건전성이 악화할 수밖에 없다. 이는 기존 인터넷은행들도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새로운 인터넷은행이 시장에 진출하면 고객의 선택지가 넓어지는 것이라 좋은 현상이라고 본다"면서도 "다만 은행을 이끌어가려면 총알이 필요할 때 원활하게 이뤄져야 하는데 이런 준비를 잘 갖출 수 있을 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소상공인을 주 고객층으로 삼았다면 철저한 상환 능력 측정이 반드시 필요할 것"이라며 "연체·부실 등 건전성 관리를 어떻게 가져갈지 등에 대한 고민도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다른 관계자도 "사업모델이 명확한 만큼 반응은 좋을 것 같다"면서도 "다만 소상공인 대출 만으로는 생존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 외 컨설팅 등 비금융 역량을 높여 차별성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 되지 않을까 싶다. 기존 인터넷은행들이 긴장할 정도로 잘 갖춰서 시장에 나오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