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금지 한 달…개미들 불만 더 거세진 까닭은


본질적 제도 개선 논의 '하세월'

공매도가 전면 금지되고 약 한 달여가 흘렀다. 다만 더딘 제도 개선 논의에 개인 투자자들은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윤정원 기자] 공매도 전면 금지가 시행되고 약 한 달이 흘렀다. 당초 시장에서는 공매도가 금지되면 외국인들의 이탈이 거셀 것으로 우려했으나 예상외로 외국인들은 '회귀'를 택했다. 공매도 금지가 시장에 무사히 안착하는 모양새다. 다만, 개인 투자자들은 여전히 본질적인 공매도 제도 개편은 이뤄지지 않았다며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6일 발표한 '11월 외국인 증권투자 동향'에 따르면 11월 외국인 상장주식 순매수 규모는 3조3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3510억 원을, 코스닥 시장에서 9490억 원어치를 사들였다. 지난 1월(약 6조1000억 원) 이후 최대 순매수 규모다.

11월 말 기준으로 외국인의 국내 주식 보유규모는 692조2420억 원에 이른다. 전월 대비 67조5000억 원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주식을 순매수한 데 더해 코스피와 코스닥이 전달 모두 상승세를 보이면서 보유지분의 가치가 증대된 영향이 컸다. 전체 시가총액 대비 외국인의 주식 보유율은 26.9%로 파악됐다.

하지만 외국인들의 이탈은 없었던 것과 무관하게 개인 투자자들은 정부의 공매도 제도 개선안이 여전히 성에 차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시장조성자 공매도 금지 △공매도 담보비율 130% 통일 △외국인·기관 대차 상환 기간 연장 금지 등 본질적인 개편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공염불에 그친다는 지적이다.

실제 개인 투자자들은 앞서 공매도 전면 금지가 시행된 이후에도 불법 무차입 공매도가 의심되는 국내 증권사에 대한 전수조사를 요구하는 등 제도 개편의 필요성을 주창해왔다. 지난달 6일 국회 국민동의청원 플랫폼에는 공매도제도 중단기간 내 반드시 개혁해야 할 사항에 관한 국민 청원까지 올라왔다.

해당 청원이 제안하는 내용은 △시장조성자 공매도 금지 △공매도 전산화 시스템 구축 △외인·기관·개인 상환기간 90일로 통일 및 상환 후 1개월간 재공매도 금지 △담보비율 130% 통일 △공매도 총량제 실시 △대차 대주시장 통합 △개인투자자 보호 TF팀 운영 등으로 요약된다.

그러나 개인들의 아우성에도 금융 유관기관들은 자본시장의 경쟁력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지난 4일 진행된 공매도 제도 개선 토론회만 보더라도, 한국거래소 등 유관기관들은 "개인 투자자들의 공매도 제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며 대중을 설득하는 데 집중했다.

유관기관들은 대차 거래의 연장을 금지할 경우 개인투자자가 이용하는 대주서비스마저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금융투자협회 측은 "만약 대차 거래 연장을 제한하면 증권금융이 대주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주식을 차입하는데 어려움이 발생, 대주서비스도 '90일+연장'을 유지하기 어려워진다"고 피력하기도 했다.

금융 유관기관들이 공매도 제도 개선 초안에 대해 학계, 업계 등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이 아닌, 당정협의회의 개선안을 피력하는 데 그쳤다는 지적이 불거진 이유다.

결국 국회 정무위원회도 토론회 이튿날인 지난 5일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에서 공매도 제도 관련 자본시장법 개정안 심사를 보류하기로 결정한 상태다. 구체적인 정부안이 마련되지 못한 탓이다. 정무위에서 금융을 다루는 법안심사 1소위원회는 사실상 이날 회의가 올해 마지막 회의로 여겨졌다. 결국 연내 공매도 개선 법안 통과는 불투명해졌다는 이야기다.

김한기 소비자주권시민회의 정책실장은 "개인투자자가 기관에 비해서 열외에 있는 입장을 고려하면 개인도 시장에서 공매도에 참여할 기회가 적정하게 제공돼야 한다"며 "기관과 외국인은 적법한 절차를 거쳐서 참여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garden@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