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질적 체감안' 마련하라는 금융당국…車보험료 얼마나 내릴까


금융당국, 보험회사 CEO 간담회서 '상생 금융' 촉구
자동차보험료 인하율 최대 3% 거론
인하 자체가 부담스럽다는 볼멘소리도

금융당국이 보험사 CEO들을 만나 상생금융을 주문한 가운데 주요 보험사들은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료를 깎아주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보험사 CEO들을 만나 '상생금융'을 주문한 가운데 주요 보험사들은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료를 깎아주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자동차보험료 조정은 사실상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얼마나 인하될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보험회사 CEO 간담회에서 "보험의 근간은 보험계약자 간 상부상조 정신과 보험계약자와 보험회사 간 장기적인 신뢰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최근 고금리·고물가 등으로 보험계약자들도 어려운 처지에 놓인 만큼 보험회사가 신뢰받는 동행자로서 계약자들의 어려움을 덜 수 있도록 관심과 배려를 기울여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역시 "현재 보험업계 자체적인 상생방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아는데 국민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는 내실 있는 방안이 마련되기를 바란다"며 "서민경제가 어려움을 겪는 시기에 보험사들이 스스로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면 보험에 대한 국민적 신뢰는 더욱 두터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금융위와 금감원은 서민경제 고충을 분담하자는 취지로 전 금융권에 상생금융안을 요구하고 있다. 양 수장이 보험업계의 상생금융 참여를 요구하면서 보험사들도 상생금융 방안 마련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올해 3분기 기준 보험사들은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고 있어 상생금융 동참 요구를 외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금감원의 '2023년 1~9월 보험회사 경영실적(잠정)'에 따르면 국내 53개 보험회사들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1조422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2%(3조6613억 원) 증가했다.

업권별로 보면 생명보험사 당기순익은 4조399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4%(1조4556억 원) 늘었다. 손해보험사 순이익도 7조232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8%(2조2057억 원) 증가했다.

자동차보험료 조정은 사실상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얼마나 인하될지에도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더팩트 DB

현재 주요 보험사들은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료를 깎아주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실손보험료를 인하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으나 실손보험의 경우 적자폭이 워낙 커 인상이 불가피한 만큼 현실적으로 인하는 어려운 상황이다.

자동차보험료 조정은 사실상 불가피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얼마나 인하될지에도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개인용 자동차보험료가 60만~80만 원대인 점을 고려하면 차보험료 2% 인하 시 최대 1만6000원, 3% 인하 시 최대 2만4000원을 깎아주게 된다.

앞서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이 안정권에 접어들면서 보험료를 2년 연속 1~2% 수준으로 낮춰왔다. 지난해 3월과 올해 2월에 각각 1.2~1.4%, 2.0~2.5%씩의 인하를 단행했다.

올해 차 보험료 인하율은 2~3%가 거론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삼성화재와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등 4개 사는 금융당국에 자동차보험료를 최대 2.5% 인하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메리츠화재 경우 최대 3%를 내리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자동차보험료를 2.4~2.5% 인하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며 "작년 초 2.0%보다는 클 것으로 보인다. 회사마다 자율이니까 여력이 있는 곳은 3%까지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다만, 자동차보험료 인하 자체가 부담스럽다는 볼멘소리도 여전하다. 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인하 자체가 부담스럽다. 자동차 보험료를 구성하는 항목들은 다 오르는데 보험료 전체는 낮춰야 하면 어떻게 다 오르는 물가에 보험료만 인하가 되겠냐"며 "3% 이상이면 팔면 팔수록 손해 보는 상품을 팔아야하는데 너무하지 않나 싶다. 상생이라는 것도 이익을 전제로 해야 하는 건데 적자 나게끔 가격을 낮춰라 하는 것은 좀 아니지 않냐"라고 토로했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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