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현장감독 시험대 오른 건설사들, 안전관리 강화 박차


한화·현대건설·대우건설·롯데건설·DL이앤씨
중대재해법 시행 이후 5명 이상 사망사고

고용노동부의 전국 시공현장 일제 감독 대상에 오른 건설사들이 안전관리 강화에 나서고 있다. 안전문화 안착을 위한 미디어 콘텐츠 개발부터 외부 안전관리 업체를 통한 컨설팅 등 다양한 방안이 도입되는 모습이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최지혜 기자] 잇단 사망사고 발생으로 고용노동부의 시공현장 감독 대상에 오른 건설사들이 안전관리 강화에 나서고 있다. 건설현장의 안전문화 안착을 위한 콘텐츠 개발부터 외부 안전관리 업체를 통한 컨설팅을 받는 등 다양한 방안이 도입되는 모습이다.

27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정부의 건설현장 집중 감독 대상에 오른 대형 건설사들이 속출하고 있다. 고용부는 지난해 1월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 5명 이상의 사망자가 나온 건설사에 대해 전국 시공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현재까지 한화 건설부문, 현대건설, 대우건설, 롯데건설, DL이앤씨 등 대형 건설사들이 정부의 특별점검 대상에 올랐다. 우선 이달부터 내달까지 한화 건설부문의 전국 시공현장이 감독을 받는다. 한화의 경우 이달 9일 제주도 서귀포시의 아파트 신축 현장에서 발생한 사고로 5번째 사망자가 나왔다. 지난달에는 롯데건설, 현대건설, 대우건설이 감독 대상이 됐다. DL이앤씨의 경우 지난 7~8월 특별점검을 받았다.

정부의 감독을 받았거나 점검을 받고 있는 건설사들은 안전관리 강화에 나서고 있다.

롯데건설은 지난달 서울 서초구 잠원동 본사에 인공지능(AI) 시스템을 연계한 통합 영상관제시스템 '안전상황센터'를 개관했다. 안전상황센터를 통해 롯데건설 전 현장에 설치된 CCTV를 본사에서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이중으로 감지하고 사고 예방과 신속한 조치가 이뤄지도록 했다. 또 안전관리 전문가가 다양한 각도에서 촬영한 영상을 통해 눈에 띄지 않는 사각지대까지 놓치지 않고 관리한다. 특히 롯데정보통신과 개발한 '위험성평가 AI시스템'을 활용해 분석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난이도가 높은 현장을 선별하고 중점적으로 모니터링 중이다.

회사는 이와 함께 다양한 형식의 안전교육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시각 위주의 콘텐츠를 제작해 근로자들이 쉽고 반복적으로 학습할 수 있게 했다. 근로자가 필수로 알아야 하는 공종별 61종의 필수 안전 수칙을 공통, 장비, 토목, 골조, 외부마감, 전기 등 10가지 테마로 나눠 '애니메이션'과 '카툰(단편 만화)' 형식으로 제작해 매주 1편씩 공개하고 있다.

콘텐츠는 현장 조회시간, 신규 근로자 교육, 매월 실시하는 정기교육 등에 활용되고 있다. 현장 안전 조회장을 비롯해 현장 회의실과 휴게실 등에도 배치해 근로자들이 작업 전에 오가며 학습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사내 인트라넷에 새로운 플랫폼을 구축해 임직원이 필수로 시청하도록 개편했다. 롯데건설은 향후 다국적 근로자들을 위해 중국, 베트남, 태국, 미얀마, 캄보디아, 몽골 등 6개국 언어로 번역해 배포할 예정이다.

롯데건설은 관계자는 "지루하고 어려운 내용의 교육보다는 일상에서 짧은 시간 안에 시청해도 이해하기 쉽도록 시각 위주의 직관적인 콘텐츠를 제작해 안전의식을 고취시키고자 했다"며 "접근성이 좋기 때문에 반복적인 학습이 가능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김진 롯데건설 안전보건경영실장(왼쪽부터)과 박현철 대표이사 부회장, 롯데정보통신 노준형 대표이사가 지난달 서울 서초구 잠원동 롯데건설 본사에서 안전상황센터 개관을 기념하며 촬영을 하고 있다. /롯데건설

DL이앤씨의 경우 안전관리를 위한 외부 업체를 섭외하고 이미 사고가 발생한 협력사들과 재발방지를 논의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DL이앤씨는 이달 13, 14일 서울 종로구 돈의문 디타워 본사에서 중대재해 사고 재발방지를 위해 주요 협력회사 경영진과 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에는 DL이앤씨 관계자를 비롯해 최근 중대재해 사고가 발생한 협력회사 6곳의 경영진이 참석했다.

회사는 간담회를 통해 각 협력회사 경영진과 심층 면담을 갖고 중대재해와 관련한 현실적인 어려움을 청취했다. 이어 중대재해 사고 재발방지 대책을 함께 논의하고 유사한 사고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각오를 다지는 시간을 가졌다.

이와 함께 지난 9월부터 이달까지 2개월간 고용부가 지정한 외부 안전관리 전문기관 '산업안전진단협회'와 함께 안전보건시스템 전반에 대한 진단도 마쳤다. 진단에는 건설안전기술사를 비롯한 11명의 전문가가 투입돼 본사 안전보건관리 부서는 물론 주택과 토목 현장을 직접 찾아 면밀한 점검을 진행했다.

본사에서는 안전보건관리 조직과 관련 시스템 전반을 들여다보고 중대재해처벌법 이행사항의 적정 여부를 강도 높게 집중 점검했다. 위험성 평가 실적과 이행 사항의 적정성을 검토하고 안전사고 분석과 예방 대책의 적정성 등을 점검했다. 현장에서는 재해 위험성이 높은 구조물과 건설 기계를 점검하고 본사 안전 지침의 수행 여부 등을 평가했다. 화재, 질식 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전기설비와 인화성 물질 관리, 지하 작업 등도 집중 점검했다.

협회는 DL이앤씨 본사와 현장의 안전시스템은 관련 법규에서 요구하는 사항을 충실히 반영하고 있으나, 미승인 작업 등 건설업종만의 특성에 따른 리스크를 보완할 수 있는 추가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DL이앤씨는 결과보고서를 면밀히 분석 후 본사와 전 현장에 개선방안을 공유해 유사한 재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외부 전문진단기관을 통해 회사의 안전보건체계를 전반적으로 점검하고 다양한 개선점을 도출할 수 있는 귀중한 기회였다"며 "부족한 부분을 개선하고 현재 운영 중인 안전보건활동을 더욱 강화해 보다 안전한 근로환경 조성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DL이앤씨의 자회사인 DL건설 역시 지속적인 전사 안전보건 활동을 전개 중이다. 회사는 최근 안전경영위원회를 개최하고 올해 수립했던 안전보건경영계획에 대한 성과 분석과 개선책 발굴 등의 활동을 전개했다. 안전보건경영계획은 최고경영자(CEO) 중심으로 회사 전반의 안전·보건 계획이다. 계획은 매년 전사 임직원에게 공유돼 이행 실적을 관리하게 된다.

곽수윤 DL건설 대표는 "안전보건은 지속가능경영을 이끌어낼 수 있는 필수 조건이며, 이에 따라 체계적이고 독자적인 안전보건 문화 확립이 필요하다"며 "앞으로 모든 이해관계자의 안전 확보에 총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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