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최문정 기자] 카카오가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 주재로 5차 공동체 경영회의를 열었다. 카카오는 지난주 첫 회의를 가진 외부 감사기관 준법과 신뢰위원회(준신위)의 권고를 적극 수용하며 경영쇄신에 속도를 낸다는 구상이다.

카카오는 27일 오전 김 창업자 주재로 주요 공동체 대표이사(CEO) 등 2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판교아지트에서 5차 공동체 경영회의를 열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는 지난주 논의한 준신위 관계사 협약을 구체화한 내용을 공유하고 의견을 수렴했다. 이에 따라 카카오 공동체의 인사, 재무, 법무 등 내부 경영 프로세스를 점검해 책임을 명확히 하는 구조로 강화하기로 했다.

김 창업자는 "관리 프로세스에 느슨한 부분이 있는지 철저히 돌아보고, 전 공동체 차원에서 준법·인사·재무 등 측면에서 밀착 관리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편하기를 강력히 권고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영진들은 이러한 변화에 적극 협력하길 바라며, 어려운 시기를 보내며 많은 걱정을 하고 계실 임직원들도 잘 챙겨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카카오 준신위는 지난 23일 첫 회의를 열었다. 김 창업자는 김소영 준신위원장을 포함한 위원들과 회동을 갖고, 앞으로 카카오의 쇄신을 위한 준법 경영 방향 등을 논의했다.

김 창업자는 이날 "카카오는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속도를 중요시하며 빠른 성장을 추구해 왔으나, 그 과정에서 체계화된 시스템을 갖추는 게 미흡했던 것 같다"며 "지금이라도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자 준법과 신뢰 위원회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는 이날 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창업자는 지금의 위기를 잘 극복하고, 카카오가 더 나은 회사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거듭 강조했다"고 말했다.

카카오 준신위는 카카오 본사를 비롯한 관계사의 준법감시와 내부통제 체계를 일신할 수 있는 강력한 집행기구 역할을 할 예정이다. 카카오와 계열사는 준신위의 활동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빠른 시일 내 이사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준신위는 앞으로 카카오의 준법 경영에 있어서 매우 강력한 권한을 갖게 될 예정이며, 이는 경영 상의 주요 결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따라서 각 사 이사회가 이러한 준신위의 권고 내용을 수용할 수 있는 법적인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munn09@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