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최지혜 기자]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입주가 약 1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학생을 수용할 중학교 확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기존 계획대로라면 단지 내 학교부지에 기존의 인근 중학교가 이전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해당 학교 학부모들이 반발하면서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26일 강동구청에 따르면 구청은 지난 24일 올림픽파크포레온 단지 내 신설 학교부지 세부 활용계획 확정을 강동송파교육지원청에 촉구했다.
총 1만2000가구에 달해 '단군이래 최대규모' 재건축으로 꼽히는 올림픽파크포레온은 오는 2025년 1월 입주민을 받기 시작한다. 현지 부동산 업계에선 이보다 일찍 준공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단지에 들어설 신설 학교부지의 세부 활용계획은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당초 둔촌주공은 단지 내에 초·중학교를 설치할 예정이었으나 지난 2020년 교육부가 중앙투자심사를 통해 학교 설립 수요가 없고, 인근 학교에 분산 배치가 가능하다는 이유로 초·중학교 신설이 부적정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후 3년이 지났지만 교육지원청에서는 교육부 중앙투자심사 결과를 반영한 학교부지 세부 활용계획을 확정하지 못한 상태다. 교육지원청은 인근 한산중을 이전하고 유치원을 건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과 교육지원청은 지난 6월 단지 건너편의 한산중을 단지 내로 이전한다는 계획을 냈다.다. 그러나 이를 알게 된 한산준 학군의 둔촌 2동과 성내 3동 주민과 학부모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이후 교육지원청이 '갈등조정협의체'를 통해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으나 둔촌동 주민들은 논의의 탈출구를 찾지 못하는 모습이다.
한산중의 한 학부모는 "통학 거리가 크게 멀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은 집에서 길을 건너지 않고 통학할 수 있지만 이전 후에는 길을 건너야 한다"며 "교통안전에 취약한 어린이들에게 통학 시 길을 건너야 하는지 여부는 중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의 학교를 신축 단지로 옮길 것이 아니라, 신축 단지에서 기존 학교로 통학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학군과 통학권이 전세 수요와 주택가격에 영향을 주는 점도 맹점이다. 인근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자녀의 학교에 따라 전세를 옮겨다니는 전세 세입자들이 많은데, 단지 안에 학교가 있다는 것이 큰 장점으로 꼽힌다"며 "기존 주민들의 경우 반발할 수밖에 없고, 둔촌주공은 입주민 대다수가 신혼부부와 어린 자녀를 둔 세대가 주를 이루고 있어 학교 마련이 절실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올림픽파크포레온 입주에 따라 둔촌동의 중학생 수는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둔촌동 중학생은 1824명인데 이보다 1000여 명 늘어날 예정이다. 현재 단지는 동북중·고등학교를 끼고 있지만 한산중 이전이 무산될 경우 단지 내 중학교는 없게 된다. 둔촌중 역시 한산중에서 도보로 20분가량 이동해야 한다.
강동구는 늘어난 학생들이 인근 한산중, 둔촌중, 동북중으로 배치되면 당분간 과밀학급으로 인해 심각한 학습권 침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 특별교실, 교과교실 등이 부족해 교육과정 운영에 차질이 생길 수 있고 학교 증축 공사로 인한 소음과 분진 등으로 학습환경이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이수희 강동구청장은 이달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에게 이러한 문제의 시급성을 전달하고, 교육지원청에서 신속한 결정을 내려줄 것을 요청했다. 이 구청장은 "강동구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 학령인구 증감, 학교별 시설현황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한 실질적인 학생배치 대책을 수립해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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