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서 '홀로서기' 가능할까…최창원 되고, 최신원 안 되는 이유


SK그룹 '사촌 경영' 언제까지 유지되나
SK디스커버리 계열 분리 가능
SK네트웍스 독립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SK그룹 내 분가 가능성과 관련해 SK디스커버리와 SK네트웍스가 지속 거론되고 있다. 사진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사촌 관계인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왼쪽),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 /더팩트 DB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재계에서는 기업의 향후 경영 구조와 관련해 변화 가능성이 큰 기업으로 SK그룹이 자주 꼽힌다. 그룹 내에서 사촌 형제끼리 공동 경영을 하고 있는 구조라는 점에서 경영 승계 시점에 다다르면 '홀로서기'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다. 구체적으로 최창원 부회장이 이끄는 SK디스커버리와 최신원 전 회장 중심으로 운영돼 온 SK네트웍스의 분가 가능성이 지속 거론되는 중이다. 다만 현실성만 놓고 본다면 두 회사를 향한 시선은 극명히 엇갈린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SK㈜와 SK디스커버리가 중간지주사, 주요 자회사 등을 통해 계열사를 이끄는 등 지배구조가 이원화된 상태다. SK디스커버리는 그룹 안에서 소그룹 형태로 운영되고 있으며, 이 때문에 장기적으로 계열 분리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SK디스커버리를 이끄는 최창원 부회장은 고(故) 최종건 SK 창업주의 삼남이며, 창업주의 동생이자 SK그룹 2대 회장인 고 최종현 선대회장의 장남 최태원 회장과는 사촌 관계다.

SK디스커버리의 '홀로서기'가 재계 안팎의 관심을 받는 이유는 SK의 '사촌 경영'이 막을 내린다는 상징성과 함께 SK디스커버리 계열의 SK케미칼, SK가스, SK바이오사이언스(손자회사) 등 굵직한 상장 계열사들이 쪼개지며 그룹의 체질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어서다. 계열 분리와 관련한 장애물도 사실상 없어 현실화될 가능성이 커 보이는 측면도 있다. SK디스커버리가 지주사로서 그룹 내 독자 경영을 이어간 지 올해로 벌써 6년째로, 체제가 상당 부분 안정화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무엇보다 최창원 부회장의 지분율을 보면 '홀로서기' 관측에 힘이 실린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최창원 부회장은 SK디스커버리 지분 40.18%를 보유하고 있으며, 최태원 회장은 0.11%에 불과하다. SK그룹과 다른 지분 관계도 전혀 없다. 강력한 지배력을 행사하는 최창원 부회장이 의지만 있다면 분가는 시간문제인 셈이다. 일각에서는 친환경 소재, 가스, 백신, 부동산 등 SK디스커버리의 사업 지향점이 배터리, 반도체 등에 주력하는 SK그룹과 다른 점도 각자의 길로 돌아설 수 있는 요인으로 보고 있다.

현재 SK네트웍스는 최신원 전 회장의 장남인 최성환 사장(사진)이 전문경영인 이호정 대표와 함께 이끌고 있다. /SK네트웍스

SK디스커버리와 함께 '홀로서기' 가능성이 지속 거론되는 기업은 SK네트웍스다. 최창원 부회장의 형이자, 마찬가지로 최태원 회장과 사촌지간인 최신원 전 SK네트웍스 회장 체제에서 운영돼 왔기 때문이다. 현재 최신원 전 회장이 횡령·배임 혐의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아들인 최성환 사장이 전문경영인 이호정 대표와 함께 SK네트웍스 주요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데, SK가(家) 3세 중 가장 먼저 경영 전면에 나서며 '사촌 경영'의 구조에 변화가 생긴 점도 분가설을 부채질하고 있다.

그러나 SK네트웍스는 SK디스커버리와 비교해 상황이 전혀 다르다. 최신원 전 회장의 SK네트웍스의 지분율은 0.88%, 최성환 사장은 3.17%로 지배력이 취약하다. 반면 SK㈜의 지분율은 41.20%에 달한다. 구조적으로 SK디스커버리와 같이 지주사를 통해 독자 사업 기반을 마련한 상태가 아니다.

물론 최성환 사장의 SK네트웍스 지분율이 2021년 말 1%대였던 점을 고려하면 최근 지분 매입에 속도를 내고 있는 건 사실이다. 또한, 최성환 사장의 가족들도 주주로 이름을 올리는 등 장기적으로 독립 경영을 시도하기 위한 사전 작업에 나섰다는 시선도 있다. 다만 SK㈜가 장악하고 있는 구조적 측면을 고려하면 SK네트웍스는 그룹의 사업 전략에 종속될 수밖에 없고, 계열 분리도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현재 실질적인 사업 경영을 맡고 있는 이호정 대표도 최근까지 SK㈜에서 그룹 사업 포트폴리오를 관리하던 인물이다.

현재 SK디스커버리와 SK네트웍스 모두 '홀로서기' 가능 여부와 별개로 계열 분리 자체를 논의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에 재계는 계열 분리를 통한 득실을 따졌을 때 새로운 계산법이 나온다면 장기적으로 SK디스커버리만은 입장이 달라질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SK디스커버리 관계자는 "계열 분리를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고, SK네트웍스 관계자는 "독립 경영과 관련해 검토 단계도 아니다. 지배구조상 불가능한 구조"라며 "최성환 사장은 책임 경영 차원에서 지분을 매입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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