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토크<하>] LG '우승 주간'...회장님 롤렉스 받고 아와모리 소주 축배


LG 트윈스 29년 만에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
전자·유플러스, '29% 할인' 우승 기념 행사

구광모 LG그룹 회장(왼쪽)이 17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 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통합우승 기념행사에서 오지환 선수에게 롤렉스 시계를 채워주고 있다. /LG

☞<상>편에 이어

[더팩트|정리=황원영 기자]

◆ 고 구본무 남긴 '전설의 롤렉스', 오지환 거쳐 어디로 갈까

-이번엔 지난 한 주 재계에서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았던 LG그룹과 관련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재계라기보다는 야구 이야기죠. LG 트윈스가 29년 만에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하며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LG 오너 일가의 남다른 야구 사랑이 재조명됐습니다.

-그렇습니다. 지난 13일 저녁 LG 트윈스 팬들은 TV 앞에서 가슴을 졸이고 있었을 것 같습니다. LG 트윈스가 kt 위즈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우승을 확정한 후 구단주인 구광모 회장은 직접 그라운드로 내려와 선수들과 함께 승리의 기쁨을 만끽했죠. LG 트윈스 팬들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남겼는데요. LG 트윈스 가을 야구의 상징인 유광 점퍼를 입은 구 회장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총 3경기를 '직관'(직접 관람)하며 응원전에 적극 동참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구 회장이 평소 대외 활동을 공개하지 않고, 차분한 성격인 점을 고려했을 때 야구에 진심임을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왔는데요. 구 회장은 우승 이후 LG 트윈스 선수들의 회식 자리까지 참석했습니다.

-LG 오너 일가의 대 이은 야구 사랑이 확인된 순간이군요.

-1대 구단주인 고(故) 구본무 선대 회장은 2군 선수들의 이름까지 외울 정도로 소문난 '야구광'인데요. 구본무 선대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LG 트윈스는 1990년과 1994년 두 차례 한국시리즈를 우승했죠. 올해 29년 만에 세 번째 우승을 차지한 것인데요. 2대 구단주인 구본준 LX그룹 회장(당시 LG그룹 부회장)도 모교인 부산 경남중의 기수별 야구팀 투수로 활동했고, 여자야구대회를 현재까지 후원하는 등 야구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드러내 왔습니다.

-이번 LG 트윈스의 우승으로 오너 일가의 남다른 야구 사랑만큼이나 주목받은 물품이 있다고요?

-맞습니다. 구본무 선대 회장이 1998년 해외 출장 당시 구매한 '롤렉스 시계'인데요. 그가 '롤렉스 시계'를 구매하면서 "추후 우승하면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게 지급하라"고 한 일화는 유명합니다. LG 트윈스가 우승하지 못하면서 25년간 구단 금고에 보관돼 있던 '롤렉스 시계'의 주인공은 주장 오지환에게 돌아가게 됐는데요. 그러나 오지환은 "구본무 회장님 유품이나 마찬가지라서 구광모 현 회장님께 드리고 더 좋은 선물을 받고 싶다"며 양보 의사를 밝혔죠.

-그렇다면 '롤렉스 시계'는 어떻게 되는 것이죠?

-지난 17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 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우승 기념행사에서 구광모 회장이 오지환의 손목에 직접 '롤렉스 시계'를 채워줬는데요. 이후 오지환은 "이 시계는 선대 회장님의 유품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도록 전시했으면 좋겠다"고 재차 뜻을 전했고, 구광모 회장은 "그 마음에 다시 한번 감사한다. 그 뜻을 담아 '캡틴 오지환'의 이름으로 의미 있게 전시될 수 있게 하겠다"고 화답했습니다. 이에 추후 '롤렉스 시계'의 전시 공간이 마련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날 기념행사에서는 구본무 선대 회장이 1995년 "우승하면 마시자"고 사두었던 아와모리 소주도 봉인 해제돼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구광모 회장이 직접 우승 소회도 밝혔다고요.

-네. 구광모 회장은 "태어나서 이렇게 많은 축하를 받아본 것은 처음이다. 하늘에서 보고계신 선대 회장님께서도 누구보다도 굉장히 기뻐하시며 이 자리를 흐뭇하게 바라보고 계실 것"이라며 29년 만의 통합우승을 자축했습니다. 아울러 "이제 저희 팬들은 더 이상 1994가 아니라 2023이라는 숫자를 기억하게 될 것이다. 이런 기쁨의 숫자를 늘려가며 팬들의 마음 속에 자랑스러운 오늘의 멤버들이 영원히 기억되길 바란다"고 감격적인 우승 소회를 밝혔죠.

-이번 LG 트윈스의 우승이 여러 이야기를 남겼네요. LG 트윈스 팬들 입장에서는 29년 만에 거둔 한국시리즈 우승의 여운이 쉽게 가시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야구팬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도 LG 트윈스의 우승을 조금 더 즐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LG전자가 다음 주부터 특정 제품을 '29%' 할인하는 내용의 우승 기념 할인 행사를 개최합니다. 생활용품 업체인 LG생활건강은 대표 브랜드 제품을 온라인 직영몰에서 71% 할인한 '29%' 가격에 판매하고 있는데요. 통신사인 LG유플러스도 오는 26일까지 멤버스 앱을 통해 응모하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1년 사용권, LG 트윈스 유광 점퍼 등을 추첨 증정하는 프로모션을 진행합니다. 이와 관련해 LG 관계자는 "29년이라는 긴 시간 응원해 준 고객들에게 혜택으로 보답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밝혔습니다.

개포자이 프레지던스에서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3일간 입주 중단 사태가 벌어졌다. 이 기간 이사를 계획한 입주예정자들은 임대차계약과 각종 일정을 변경하는 고충을 겪었다. /남윤호 기자

◆ 개포자이 프레지던스 입주 재개에 숨 돌렸지만…피해 구제 방안은 '아직'

-부동산 업계 소식도 들어보겠습니다. 부동산 최대 관심 지역인 강남구 신축 아파트에서 입주 중단 사태가 벌어졌다고 하는데요. 어떻게 된 일인가요?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서울 강남구 개포동의 재건축 아파트 '개포자이 프레지던스'에서 초유의 '입주 중단'이 있었습니다. 개포주공 4단지 안에 있던 경기유치원과 조합의 소송 과정에서 이 같은 상황이 발생했는데요. 총 3375가구 규모의 대단지에서 입주예정자들이 혼란을 겪었던 만큼 법원은 당초 심문기일인 17일을 15일로 이틀 앞당겨 빠른 판결을 내려 입주 중단은 3일 만에 마무리됐습니다.

-입주민들은 심문이 있던 서울행정법원을 찾아 2400건의 탄원서를 제출하고 '존경하는 판사님께'로 시작되는 편지를 작성하는 등 입주 재개를 적극 요청했습니다. 지난 11일 열쇠 지급이 알려지자 입주중단이 시작되는 13일 전까지 입주민지원센터에는 하루 100여 명의 인파가 몰리기도 했습니다.

-신축 아파트에 입주하려면 많은 준비가 필요한 만큼 입주예정자들의 피해가 컸을 것 같은데요. 가장 두드러진 문제는 무엇이었나요?

-우선 실거주 입주자의 경우 당일 이사가 예정돼 있는데 열쇠를 받지 못해 이사 용역을 돌려보내고, 가구와 가전의 배송, 입주 청소 등 다양한 일정에 차질이 불가피했습니다.

-이보다 심각한 피해는 전세 임차인을 받으려던 이들에게 돌아갔습니다. 입주 중단으로 아파트의 사용승인이 취소됐기 때문인데요. 건물의 사용승인이 나지 않으면 전세자금 대출이 나오지 않습니다. 이미 계약금을 걸어뒀던 세대들은 임차인의 과실로 입주가 지연된 것이 아니어서 꼼짝없이 계약금을 물어줘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실제로 일부 임대인들은 임차인들에게 1억 원 이상의 계약금을 물어줬다 합니다. 이 단지의 전용면적 84㎡ 전셋값이 10억 원 안팎에 형성돼 있어 전체 계약금의 10%는 1억 원 수준입니다. 이런 피해를 본 임대인은 10명 내외인데, 이들 사이에선 집단소송에 대한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반대로 현금을 많이 갖고 있던 입주예정자들의 경우 11일과 12일 사이 서둘러 잔금을 치르고 열쇠를 받아 비교적 피해를 면했습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수중에 5000만~1억 원가량의 현금이 필요했고, 이런 식으로 입주 중단 전 열쇠를 받아 간 이들은 100명 정도입니다.

-이사 문제로 계약금을 잃거나 임대차 계약으로 피해를 본 이들을 위한 보상 방안은 없을까요?

-입주예정자들의 과실이 아니기 때문에 법적으로 피해를 보상받을 길은 있습니다. 입주 지연에 대한 피해를 소명해 손해배상을 청구하면 되는데요. 그러나 이 단지는 조합 물량이 대부분이라 이마저 녹록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 단지는 3375가구 규모인데, 전체 중 255가구만 일반에 분양됐고 나머지 2885가구는 조합 물량으로 공급됐습니다. 조합원 자격으로 단지를 분양받은 이들이 임대차 계약 과정에서 피해를 봤더라도 여전히 조합 상대로 보상을 청구해야 합니다.

조합은 이들의 피해를 지원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합니다. 일각에서는 강남구청이 섣불리 준공인가 효력 정지에 대한 행정처분을 내려 이 같은 상황이 벌어졌으므로, 구청에도 책임이 있다는 견해가 나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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