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최문정 기자]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20년 만에 역대 최저 수준으로 급감하면서 청약 시장 과열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주택 수요가 가장 많은 서울의 신규 주택 공급이 줄어들며 청약을 통한 내 집 마련에 나서는 실수요자의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부동산R114는 17일 내년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을 1만921가구로 예상했다. 이는 부동산R114가 관련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0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과거 입주 물량이 가장 적었던 2011년(2만336가구)보다도 절반가량 줄었고, 올해(3만2795가구)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내년에 1300∼1400가구 정도가 후분양될 수 있다는 전망이 있지만, 이 경우에도 내년 서울 공급량이 1만2000여 가구에 그친다. 경기도(11만843가구)와 인천(2만5516가구)도 입주 물량이 줄면서 내년 수도권 전체 물량도 14만7280가구로 전망된다. 이는 2016년 이후 처음으로 15만 가구 이하로 줄어든 공급량이다.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며 금융 부담 증가로 선별적인 청약이 이어지며 양극화도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부동산R114는 올해 1~9월 서울의 청약 1순위 평균 경쟁률이 66.3대 1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청약 시장이 과열됐던 2021년 162.9대 1을 제외하면 2000년 이후 최고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 26.0대 1과 비교해도 경쟁률이 2배 이상 올랐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 경쟁률은 9.8대 1을 기록했다. 서울의 경쟁률이 치열한 것은 입주 물량 감소로 신축 아파트 희소성이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청약 시장에서는 입주 물량이 급감으로 청약 경쟁률이 치솟는 등 과열 양상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내년 서울의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이 역대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공급 불안 심리도 커지고 있다.
주택 공급 선행지표인 인허가와 착공 실적도 줄어 올해 들어 지난 8월까지 서울의 주택 인허가 실적 누계는 1만9370건, 착공 실적 누계는 1만4391건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37.6%, 69.3%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서울의 입주 물량 감소로 서울 인기 단지를 중심으로 청약 과열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연구원은 "서울은 전국에서 주택 보급이 가장 부족한 반면 가장 주택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은 곳"이라며 "공급이 적으면 당연히 수요층의 쏠림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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