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부산=최승진 기자] 부산에 한국 최대 게임의 바다가 또다시 펼쳐졌다. 올해로 19회째를 맞는 '지스타'가 16일 해운대 벡스코에서 나흘 일정으로 개막했기 때문이다. 올해는 지난해 일시적으로 축소됐던 야외 전시 규모가 대폭 확대되는 등 역대 최대 규모로 개최돼서 기대가 크다. 전년 경우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완전 정상화를 목표로 열렸다.
올해 지스타에 관한 관심은 개막 시작 전부터 뜨거웠다. 이날 오전 9시 벡스코 주차장에는 예매 팔찌를 받은 수많은 게임 팬이 입장 대기를 위해 500m 넘게 줄을 섰다. 주최 측은 1전시장과 2전시장 두 곳을 대상으로 입장 대기 장소를 마련했다. 이들 팬은 업체별로 내놓을 신작 보따리에 설렘을 갖추지 못하는 표정이었다. 부산 기장군에서 왔다는 22세 대학생 이 모 씨는 "새로 나온 게임이 뭐가 있을지 벌써 기대된다"면서 웃었다.
신작 대결은 '지스타' 핵심 관전 포인트다. 올해 행사에는 그라비티·넷마블·뉴노멀소프트·엔씨소프트·위메이드·스마일게이트 알피지·크래프톤 등 국내외 주요 게임업체들이 다양한 게임을 선보였다. 이들 업체가 선보인 신작은 '다크앤다커 모바일', 'RF 온라인 넥스트', 'LLL', '로스트아크 모바일', '레전드 오브 이미르' 등을 포함해 40개에 이른다.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일변도가 아닌 다양한 장르로 무대를 넓힌 점이 특징이다. 게임 팬이 주인공인 만큼 이들의 관심을 끌려는 업체 간 노력도 눈에 띈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올해 크래프톤 부스 주제는 팬 퍼스트로 지스타를 찾는 팬들은 미공개 신작을 가장 먼저 경험하고 다양한 이벤트와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 측은 "지스타 무대에서 개발자가 직접 신규 예고편 영상과 게임을 소개할 계획"이라고 했다.
'지스타 2023'은 행사 안전 관리 강화를 목적으로 일반 참관객 입장권에 대해 100% 예매 방식을 도입했다. 초대권 역시 현장 등록이 아닌 사전 온라인 등록을 통해서만 사용할 수 있게 했다. 과거 사전에 입장권을 구매한 이후에도 이중으로 대기하던 참관객 불편을 최소화하는 등 관람 편의 향상을 도모하기 위해서다. 예매 외 최근 사회적 불안감을 높이는 불의 사고 등을 예방하기 위해 보안 규정도 강화했다. 안전에 위협이 되는 소지품 반입은 금지하고 보안 인력 배치를 확대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코스프레 의상과 소품도 예외는 아니었다. 앞서 '지스타 2021'은 전시회 최초로 전 연령 백신패스를 도입했다. 지난해는 참관객 밀집도를 시작 단계부터 관리하기 위해 전시장별로 입장 대기 공간을 확보하고 전시장 내부도 밀집도에 따라 입장을 조정했다.
강신철 지스타조직위원회 위원장은 "올해 지스타는 슈퍼얼리버드 신청 당일 제1전시장에 신청 가능한 BTC 대형부스가 소진됐고, 소형부스도 BTC관·BTB관 구분없이 7월 말 조기 마감되는 등 게임과 유관업계의 관심으로 최대 규모라는 결과로 이어졌다"며 "지스타를 향한 게임업계의 지속 성원과 관심에 진심으로 감사드리고 나흘간 무엇보다도 안전한 환경 속에서 게임문화 축제를 모두가 만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지스타 2022' 개막식은 16일 오전 10시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열렸다. 이성권 부산시 경제부시장·전광삼 대통령실 시민소통비서관·강신철 위원장·권영식 넷마블 대표·김창한 크래프톤 대표·장현국 위메이드 대표·구현범 엔씨소프트 부사장·지원길 스마일게이트 알피지 대표·박명수 부산정보산업진흥원 원장직무대행 등이 참석했다. 올해 역시 간소화 방식으로 진행된 점이 특징이다. 재작년 경우 '오징어게임' 트레이드마크인 초록색 트레이닝복을 입고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네오위즈 산하 라운드8 스튜디오가 개발한 'P의 거짓'은 지난 15일 오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대상인 대통령상을 받았다. 최지원 네오위즈 라운드8 스튜디오 'P의 거짓' 총괄 디렉터는 이날 시상식에서 "우리는 재미와 감동을 주는 게임을 만들고 있다. 무엇보다 대한민국 게임이 많이 변하고 있다. 우리 게임 많이 사랑해 주고 응원해달라"고 수상 소감을 말했다. 제작 총괄을 맡은 그는 우수개발자상도 받았다.
올해로 19살인 '지스타'는 지난 2009년부터 부산에서 열렸다. '지스타 2023'을 바라보는 부산 시민의 시선은 특별하다. 6년간 개인택시 운전을 해온 김 모 씨는 "지스타는 부산 경제에 도움이 되기에 중요하다"며 "게임 산업이 발전해서 나라 경제 발전에 더 많이 일조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