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정소양 기자] 무섭게 치솟던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다소 주춤하고 있다. 최근 이자 장사를 한다는 은행권을 향한 비판에 은행들이 눈치보기에 나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다만 은행권은 금융채 5년물 금리가 하락한 것을 반영한 결과라는 입장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지난 6일부터 주담대 고정 금리를 연 4.21~5.61%로 책정했다. 지난 3일(4.39~5.79%)보다 상·하단 금리 모두 0.18%포인트씩 낮아졌다.
신한은행도 '연 4.39~5.79%→연 4.21~5.61%'로 각각 0.18%포인트 내렸으며, 하나은행은 '연 5.08~6.66%→4.89~6.39%' 낮췄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과 농협은행도 각각 0.13%포인트, 0.1%포인트 주담대 금리가 떨어졌다.
이는 지난 달 시중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올리고 우대금리를 축소하는 식으로 금리를 밀어 올리던 것과 대조적이다.
연일 치솟던 금리가 주춤한 것은 고정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5년물 금리가 떨어진 영향이 크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금융채 5년물(AAA) 금리는 전날 기준 4.489%를 기록했다. 지난 2일(4.627%) 보다 0.138%포인트 내려갔다. 연고점을 기록한 지난달 26일(4.810%)과 비교하면 0.321%포인트나 내려간 것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은행권을 향한 '이자 장사' 비판이 금리 하락에 압박을 준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이달 초 '은행권 경영현황 보고서'가 발표된 후 금융당국과 정치권은 잇따라 은행의 '이자 장사'를 비판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은 '종노릇' '갑질' 등의 표현을 동원해 고금리 상황 속에서도 '이자 장사'로 수익을 올린 은행의 영업행태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에 은행권이 정부와 금융당국의 눈치 보기에 돌입하면서 주담대 금리를 낮춘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은행권은 이러한 주담대 고정금리 하락과 관련 시장 금리 하락에 따른 영향이 크다는 입장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주담대 고정금리는 금융채 5년물에 영향을 받는다"며 "최근 금융채 5년물이 다소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어 당분간 주담대 고정금리가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는 일시적일 뿐, 아직 주담대 금리 상승세가 꺾였다고 판단하는 것은 섣부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