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최문정 기자] KT와 LG유플러스가 이동통신(MNO) 가입자 수 2위를 두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최근 이동통신 가입자 숫자에서 '만년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가 2위인 KT를 추월한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KT는 이번 역전극이 '사람과 사물의 회선을 구분하지 않아 발생한 문제'라며 의의를 제기했다.
KT는 9일 오전 예정에 없던 긴급 기자 간담회를 개최하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무선통신서비스 가입 현황'으로 드러난 LG유플러스와의 MNO 가입자 숫자 역전 사태에 대해 입을 열었다.
과기정통부가 이날 발표한 자료를 살펴보면, 9월 기준 LG유플러스의 이동통신 회선 총 수는 1829만2170회선으로 집계됐다. KT는 LG유플러스보다 55만7148개 적은 1773만5022회선을 기록했다. 정부 통계를 내기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LG유플러스가 KT의 가입자 수를 추월한 셈이다.
LG유플러스의 괄목할 성장에는 급격한 사물지능통신 회선 확대가 원인으로 작용했다. 현재 이동통신사의 MNO회선은 이용 주체에 따라 사람과 사물 등 2종류로 구분된다. 즉, 사람 사용하는 휴대전화, 태블릿PC 등의 단말기의 이동통신 가입 통계와 차량관제·원격관제·무선결제 등에 활용할 수 있는 사물지능통신 가입 통계가 혼제돼 있는 상황이다.
LG유플러스는 현재 660만 개의 사물지능통신 회선을 확보하고 있다. 이는 전체의 사물지능통신 가입 회선의 33%에 이르며, 통신3사 중 1위다. LG유플러스가 치난해 250만 개에 이르는 한국전력 검침기 수주 등에 성공하며 도약에 성공했다. 2위인 SK텔레콤은 650만 개 회선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KT는 양사보다 눈에 띄게 적은 218만 개의 회선만을 확보했다.
KT 측은 "현대자동차 등 완성차 업체와의 카 인포테인먼트 사업이 대부분 알뜰폰(MVNO) 회선에 포함됐기 때문"이라며 "반면, 스마트모빌리티, 킥보드, 브랜드 택시와 렌트카 등 사업은 이동통신(MNO) 회선에 포함된다. 하나의 장표에 이동통신서비스와 관련한 다양한 관점이 담겨 있어 복잡한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KT는 이날 통상 '이동통신가입자'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사람 가입자의 경우, LG유플러스와의 격차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영걸 KT 상품기획담당 상무는 "KT는 휴대폰 시장 점유율 기준으로 LG유플러스보다 258만 명 정도 여전히 앞서 있다"며 "사람이 쓰는 회선 격차는 (LG유플러스와) 비슷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일반 소비자의 휴대전화 가입회선 통계를 살펴보면, SK텔레콤은 2310만 회선을 확보해 굳건한 1위를 지켰다.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1359만 회선, 1101만 회선을 보유하고 있다.
김 상무는 "과기정통부의 이동통신가입자 통계에는 사물지능통신 가입 회선이 포함돼 가입 현황을 제대로 보여주고 있지 않다"며 "난해한 부분이 많아 개선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장 규모와 수익성 등에서 차이를 보이는 사람 회선과 사물지능통신을 한 곳에 묶어 통계를 내는 관행 때문에 소비자들의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이미 수년 간 정부가 만든 기준대로 내오던 통계에 대해 자신들이 역전 당했다는 이유로 수정을 주장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KT는 앞으로 이동통신 가입자 통계 기준 세분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정부에 의견을 개진한다는 목표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통신비 부담완화 방안 발표 브리핑을 열고, 무선통신서비스가입현황 집계 기준을 더욱 효율적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박철호 KT 정책협력실 사업협력담당(상무)은 "과기정통부도 이용자 해석과 판단에 오해 없도록 사람과 사물 통신을 구분해서 집계하겠다는 방침"이라며 "개편을 논의할 때 의견을 적극 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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