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이중삼 기자] 시몬스가 내년 1월 일부 제품에 한해 가격 인상에 나선다. 최근 2년 간 소비자 고통 분담 차원에서 가격을 동결 해왔는데 환율·물류비 등이 크게 오른 여파로 불가피하게 인상 결정을 내렸다.
6일 <더팩트> 취재 결과 시몬스는 프리미엄 매트리스 라인과 침대프레임 등 일부 제품 가격을 내년 1월 8일부터 올린다. 조정폭은 5~9%이다.
시몬스 관계자는 이날 "지난 2년간 광고비를 대폭 줄이고 영업이익을 포기하면서까지 제품 가격을 동결해왔다"며 "그러나 최근 환율과 물류비 등이 크게 오르면서 수입자재를 주요 원자재로 쓰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내년 가격 인상을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시몬스는 최근 2년 연속 가격 동결을 선언했다. 물가 상승 압박에 부담은 크지만 소비자·협력사에 무거운 짐을 떠넘길 수 없다는 게 시몬스 입장이었다. 당시 회사는 자체적으로 마케팅 비용을 줄이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다른 방법을 강구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실제 임원진의 연봉 20%를 자진 삭감하는 등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한 노력을 이어갔다. 그러나 최근 환율·물류비 등이 크게 오르며 불가피하게 가격 인상에 나서게 됐다.
실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스템에 의하면 시몬스 매출은 △3053억 원(2021년) △2857억 원(2022년), 영업이익은 △184억 원(2021년) △118억 원(2022년)을 기록했다. '3고(高) 시대'(고물가·고금리·고환율) 여파로 외형 성장과 수익성 모두 하락했지만 임원진 연봉 자진 삭감, 광고 선전비 줄이기 등 자구 노력을 이어간 것이다. 실제 광고 선전비도 2021년 301억 원에서 지난해 270억 원으로 31억 원 줄었다.
안정호 시몬스 대표는 지난해 10월 말 경기 이천 소재 시몬스 팩토리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원부자재 가격 오름세가 예상 밖의 수준이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수급도 원활치 않아 고생했다"며 "소비자들과의 신뢰를 위해 현재로서는 내년에 가격을 올릴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힘들 때일수록 다 함께 가는 것, 오랫동안 소비자들에게 사랑받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 올해 시몬스는 가격 인상을 하지 않았다.
2년 간 가격 동결로 브랜드 인지도는 더 견고해진 모양새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에 의하면 시몬스는 매달 분석·발표되는 침대 브랜드 평판 순위에서 상위권에 랭크되고 있다. 올해 10월 기준으로는 조사 브랜드 30개 가운데 2위를 차지했다.
한편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주요 침대·가구업계인 에이스침대, 씰리침대, 한샘, 현대리바트 등은 원부자재·물류비·인건비 등의 이유로 가격을 인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