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삼성 오너 일가가 상속세 마련을 위해 삼성전자 등 계열사 주식 약 2조6000억 원가량을 처분한다. 특히 삼성전자 주식만 2조 원 넘게 매각할 예정이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은 지난달 31일 유가증권 처분 신탁계약을 하나은행과 체결했다. 수탁자인 하나은행은 증권을 수탁해 처분한다.
홍라희 전 관장 등은 계약 목적을 '상속세 납부용'이라고 공시했다. 신탁계약 기간은 내년 4월 30일까지다.
홍 전 관장은 삼성전자 지분 0.32%(1932만4106주), 이부진 사장은 0.04%(240만1223주), 이서현 이사장은 0.14%(810만3854주)를 매각한다.
지난 3일 종가(6만9600원) 기준으로 세 사람의 지분 매각 금액은 홍라희 전 관장 1조3450억 원, 이부진 사장은 1671억 원, 이서현 이사장 5640억 원이다. 총합계 금액은 2조761억 원이다.
또한 이부진 사장은 추가로 같은 날 삼성물산(0.65%), 삼성SDS(1.95%), 삼성생명(1.16%) 지분 매각을 위한 신탁 계약을 체결했다. 최근 거래일 종가 기준 매각금액은 총 4993억 원이다.
삼성 오너 일가가 상속세 납부를 위해 이번에 매각을 추진하는 주식의 평가 가치는 총 2조5754억 원에 달한다.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 별세 이후 유족들은 이 회장의 유산에 대한 상속세로 12조 원 이상을 납부 중이다. 당시 이건희 회장은 삼성 계열사 지분(18조9633억원)과 에버랜드 부지 등 부동산과 현금 등을 유산으로 남겼다.
유족들은 연부연납(세금을 수년간 나누어 매년 1회 납부하는 것) 제도를 활용해 2021년 4월부터 5년간 상속세를 분할 납부하고 있다.
현재까지 오너 일가가 납부한 상속세는 약 6조 원으로 추정된다. 앞으로 3년간 추가 납부해야 할 금액이 6조 원인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오너 일가는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기도 했다.
앞서 홍라희 전 관장, 이부진 사장, 이서현 이사장은 지난 5월 상속세 납부를 위해 주식을 담보로 대출을 받기도 했다. 세 모녀가 삼성전자와 삼성물산 주식을 담보로 3조5000억 원의 대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받은 주식담보 대출의 금리는 5%대로 알려졌으며, 부담해야할 대출 이자만 연간 2000억 원 이상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