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이중삼 기자] 올해 국내 주요 라면업계 ESG평가(환경·사회·지배구조) 등급이 일제히 올랐다. 지난해보다 모두 좋은 성적표를 받아들였다. 이는 ESG 각 부문별로 노력해온 결과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ESG기준원(KCGS)은 연말 상장 기업을 대상으로 ESG 등급을 공표하고 있다. KCGS는 국내 대표 ESG 평가기관으로 통한다.
3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국내 주요 라면업계의 ESG평가 등급이 지난해보다 상향 조정됐다. KCGS가 공개한 '2023년 KCGS ESG 평가·등급 공표'에 의하면 농심은 올해 환경은 A등급, 사회는 A등급, 지배구조는 B등급으로 최종 통합등급 B+등급으로 평가됐다. B+등급은 ESG 관리체계·위험 수준에서 '양호'에 속한다. 지난해 환경은 B등급, 사회는 A등급, 지배구조는 D등급을 받아 통합등급 C등급(취약)을 받은 것과 비교하면 두 계단 상승했다.
오뚜기는 올해 환경 B+등급, 사회 A등급, 지배구조 B+등급으로 통합등급 B+등급을 받았다. 지난해의 경우 환경은 C등급, 사회는 B+등급, 지배구조는 C등급으로 종합등급 C로 평가됐는데 역시 두 계단 상향됐다. 삼양식품의 경우 지난해 환경 A등급, 사회 A+등급, 지배구조 B등급으로 종합등급 B+등급을 받았는데 올해는 환경 A등급, 사회 A+등급, 지배구조 A등급으로 통합등급 A등급을 받아 한 단계 올라섰다. A등급은 '우수'에 속한다.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ESG 경영이 화두인 가운데 국내 라면기업들이 지속가능한 경영 체계를 구축하고 각 부문별 전략을 수행함으로써 지난해보다 좋은 등급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농심이 공개한 '2022 농심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의하면 농심은 '식생활의 즐거움을 더해 환경과 사람의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기업'이란 ESG 비전 아래 △환경친화적 제품생산 △이해관계자에 대한 사회적 책임 △기업과 사회의 번영 △건전한 지배구조 구축 등 4가지 전략 방향을 세웠다.
그 결과 지난해 굵직한 성과들을 냈다. 대표로 △4년 연속 동반성장지수 최우수 등급 △10년 연속 국가고객만족도 조사 1위(라면부문) △국무총리 표창(포장재·일회용 감량 우수 사업자) △스마트팜 첫 수출(기후위기 시대의 식량안보 솔루션) △비건 레스토랑(Forest Kitchen·서울 100대 레스토랑 선정) △인천복합물류센터(태양광 발전 설비 설치) △웰치 제로 출시(맛있는 제로칼로리 음료) 등 다수의 성과를 만들어냈다.
오뚜기는 조직의 안정된 경영과 성장을 바탕으로 고객 만족, 사회공헌을 실천하고 더 나아가 인류 공동의 발전에 기여한다는 비전으로 ESG 경영을 실천해왔다. 특히 지난해 3월 기업 목표와 경영철학, 사업 경영전략을 바탕으로 중장기 방향성을 담은 'Re-Work, 오뚜기'라는 ESG 전략 방향을 수립했다. 오뚜기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매년 발간하고 있다. 올해 보고서에는 '인류 식생활 향상에 기여해 행복한 세상을 만든다'는 ESG 경영 활동과 목표를 담았다. 자세히 보면 △지속가능한 포장 △책임 있는 소싱(조달) △식품 안전 및 품질 △기후변화 대응 △건강과 영양 △인권 경영 6개 주제와 전략·성과 등이다. 특히 각 전략별로 이뤄낸 성과들에 대한 내용도 담았다.
삼양식품은 △저탄소·친환경 경영 △사회적가치창출 △투명한 지배구조 운영 등 3가지 전략 방향을 설정하고 ESG 경영에 나섰다. 지난해 주요 성과로는 △전사업장 경영시스템인증 취득(안전보건경영·환경경영) △밀양공장 신재생에너지 태양광시스템 설치 △친환경제품 개발 △인권영향평가 정기 시행 △비건·저당제품 출시 △사회적책임제품 출시 △소비자 참여 프로그램 운영 △문화예술 지원 △장학·학술 지원 △그룹사 거버넌스 강화 △주주친화정책 강화 등이다.
◆ ESG 등급, S~D까지 7개로 분류…'투자의사결정' 활용 지원
KCGS는 △평가 분야 △평가 대상 △평가 절차 등을 밝히고 있다. 환경의 경우 △리더십과 거버넌스 △위험관리 △운영·성과 △이해관계자 소통 등을 살펴본다. 사회는 △리더십과 거버넌스 △노동관행 △직장 내 안전보건 인권 △공정 운영 관행 △지속가능한 소비 △정보보호·개인정보보호 △지역사회 참여·개발 △이해관계자 소통 등이다. 지배구조는 △이사회 △주주권 보호 △감사 △이해관계자 소통 등을 중점 분석한다.
KCGS는 평가 절차에 대해서도 간략히 공개하고 있다. 일례로 지배구조의 경우 기업 관련 공시자료를, 환경·사회는 공시자료와 기업에서 제출한 증빙자료를 토대로 1차 평가를 실시 후 기업 피드백·이사회 인터뷰 절차를 통해 평가결과의 정합성을 제고하고 있다. ESG 등급은 수준에 따라 △S(탁월) △A+(매우 우수) △A(우수) △B+(양호) △B(보통) △C(취약) △D(매우 취약) 등으로 부여된다. ESG 등급은 자본시장 참여자들이 상장회사의 ESG와 관련한 발생 가능 위험 수준을 보다 직관·파악하게 하고 투자의사결정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KCGS 관계자는 "ESG 경영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 증대로 기업피드백에 참여하는 회사는 매년 증가하고 있다"며 "2023년 평가의 경우 평가 대상기업의 51%(1049사 중 535사)가 피드백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기업이 자료를 주지 않을 경우 어떻게 평가하는가에 대해선 "6월 30일 기준으로 기업 공식 홈페이지에 업로드된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등 자료를 토대로 평가한다. 기업이 공개한 자료와 제출된 자료로 평가하는 게 원칙이다"며 "요청한 자료를 주지 않거나 공식 홈페이지에도 나와있는 내용이 없다면 뉴스·미디어 자료를 활용하는데 낮은 등급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 부분은 KCGS의 신뢰도 문제와는 별개라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KCGS는 ESG 평가에서 투명성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고 평가 결과에 대해서도 기업들에게 소명할 기회를 주고 있다"고 첨언했다.
업계 관계자는 " 올해 KCGS는 지난해보다 나아진 평가 모델 방식을 기업에 제시한 것으로 안다"며 "추후 투명성을 더 강화한다면 신뢰도가 높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