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는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TF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성강현·최승진·장병문·허주열·황원영·이성락·김태환·윤정원·이한림·정소양·이중삼·최문정·최지혜·이선영·우지수 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계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정리=이중삼 기자] -10월의 끝자락,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최근 일교차가 10도 안팎을 넘나들고 있어 감기 환자도 늘어나고 있는데요. 이번 주 경제계에서는 변덕스러운 날씨만큼 다양한 이슈들로 가득했습니다.
-먼저 재계에서는 지난주에 이어 삼성가(家) 소식이 한 주를 장식했는데요.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 3주기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취임 1주년이 있던 한 주였습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추모식은 조용히 치러졌습니다. 이재용 회장 취임 1주년과 관련 행사는 열리지 않았습니다. 취임 1주년보단 선대회장 추모에 집중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금융계에서는 카카오 얘기로 떠들썩했습니다. 지난 26일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SM엔터테인먼트 주식 시세조종 사건과 관련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등 개인 3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기면서 카카오뱅크의 앞날도 불투명해졌습니다. 카카오뱅크의 대주주인 카카오 법인이 형사처벌 돼 대주주 적격성 결격 사유가 생기면 카카오뱅크의 주인이 바뀔 수 있기 때문입니다. 카카오뱅크 측은 이와 관련 말을 아끼는 분위기입니다.
-광고업계에서는 마약 투약 혐의를 받고 있는 배우 이선균 이슈가 한 주를 장식했습니다. 광고모델로 채택한 기업들이 발 빠르게 '이선균 흔적 지우기'에 나선 것인데요. 뿐만 아니라 향후 이선균이 광고주 측에 위약금을 물어줘야 할 가능성도 나오면서 이목이 집중됐습니다.
◆ 부회장 시절 "회장 취임보다 회사 잘 되는 게 더 중요하다"
-지난주에 이어 이번에도 삼성가(家) 소식입니다. 25일에는 이건희 선대회장 3주기, 27일에는 이재용 회장 취임 1주년이었죠?
-맞습니다. 먼저 이건희 선대회장 3주기 추모식이 열린 경기 수원 이목동 삼성그룹 가족 선영에 다녀왔는데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추모식은 이재용 회장과 가족, 삼성 사장단이 참석한 가운데 조용히 치러졌습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 경영진 60여 명이 오전 10시쯤 도착해 15분간 고인을 기렸고, 이후 이재용 회장과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사위 김재열 삼성글로벌리서치 사장 등 가족들이 오전 11시쯤 선영에 도착해 30분쯤 머무르며 고인을 애도하는 시간을 가졌죠.
-이재용 회장은 경제사절단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출장 중인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추모식 참석에 문제는 없었나요?
-이재용 회장은 당일 새벽, 출장을 마치고 귀국했습니다. 쉴 틈 없이 추모식에 참석한 것인데요. 이재용 회장은 추모식 이후 가족들을 챙긴 뒤 용인 삼성인력개발원으로 이동해 사장단과 오찬도 가졌습니다.
-이어진 이재용 회장 취임 1주년에는 별도 행사가 열렸나요?
-삼성은 이재용 회장 취임 1주년과 관련한 행사를 열지 않았습니다. 이재용 회장은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삼성 부당합병 의혹 관련 공판에 출석해 하루를 보냈는데요. 취임 1주년 소회 등 취재진의 질문에는 아무런 답을 하지 않습니다. 사실상 취임 1주년은 건너뛴 셈인데요. 그동안 이재용 회장은 자신의 회장 취임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죠. 부회장 시절에는 "회장 취임보다 회사가 잘 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밝혔고, 지난해 회장 취임 당시에도 기념 취임식을 열거나 취임사를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선대회장의 3주기를 포함해 취임 1주년에도 이재용 회장의 메시지가 아예 나오지 않은 건 좀 의외긴 하네요. 앞서 재계에서는 삼성의 재도약을 위한 '뉴삼성' 메시지가 조만간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잖아요?
-결과적으로 이재용 회장은 취임 1주년을 챙기며 향후 경영 방향성과 관련해 메시지를 내놓기보단 오직 이건희 선대회장 추모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지난달 이건희 선대회장이 설립한 '삼성 안내견 학교'의 30주년 행사에 홍라희 전 관장과 함께 참석해 힘을 실었고, 지난 19일에는 가족과 삼성 임직원 등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건희 선대회장을 추모하는 첫 음악회를 열기도 했죠.
-전날(18일)에는 한국경영학회 후원을 통해 이건희 선대회장의 '신경영 선언'을 재조명하는 국제학술대회도 열었는데요. 음악회 참석 직전 이재용 회장이 차세대 반도체 R&D 단지 건설 현장을 살펴본 것도 한국 반도체 산업을 일군 선대회장의 업적과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위기를 넘고자 했던 기업가 정신을 기리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그렇군요. 이와 함께 삼성이 지난 26일 '선임사외이사제'를 도입한다고 발표해 주목받았다고 하던데요.
-'선임사외이사제'를 선제적으로 도입하며 이사회 중심의 책임 경영을 강화한 것인데요. 이를 통해 이재용 회장이 자신의 취임 1주년을 맞아 유일하게 강조한 부분은 '투명 경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선임사외이사제' 도입은 경영 투명성을 제고하고 사회와의 소통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인데요. '선임사외이사제'는 대표이사 또는 사내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을 경우, 사외이사를 대표하는 '선임사외이사'를 뽑아 적절한 균형과 견제가 가능하도록 하는 제도죠.
-앞서 "외부의 질책과 조언을 열린 자세로 경청하겠다"고 강조해 온 이재용 회장의 강력한 의지를 고려한다면 이와 같은 삼성의 거버넌스 체제 재편 노력은 향후에도 지속될 전망입니다. 이는 국내 기업에 새로운 기준이자 모범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이네요.
☞<하>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