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토크<상>] '선대회장 추모' 이재용, "취임 1주년엔 어떤 일?"


지난해 회장 취임 당시에도 기념 취임식 열거나 취임사 발표하지 않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과 김재열 삼성글로벌리서치 사장이 지난 25일 경기 수원 이목동 가족 선영에서 열린 고 이건희 선대회장 3주기 추모식에 참석하고 있다. /장윤석 인턴기자

경제는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TF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성강현·최승진·장병문·허주열·황원영·이성락·김태환·윤정원·이한림·정소양·이중삼·최문정·최지혜·이선영·우지수 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계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정리=이중삼 기자] -10월의 끝자락, 아침 저녁으로 쌀쌀한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최근 일교차가 10도 안팎을 넘나들고 있어 감기 환자도 늘어나고 있는데요. 이번 주 경제계에서는 변덕스러운 날씨만큼 다양한 이슈들로 가득했습니다.

-먼저 재계에서는 지난주에 이어 삼성가(家) 소식이 한 주를 장식했는데요. 고(故) 이건희 선대회장 3주기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취임 1주년이 있던 한 주였습니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추모식은 조용히 치러졌습니다. 이재용 회장 취임 1주년과 관련 행사는 열리지 않았습니다. 취임 1주년보단 선대회장 추모에 집중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금융계에서는 카카오 얘기로 떠들썩했습니다. 지난 26일 금융감독원 자본시장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SM엔터테인먼트 주식 시세조종 사건과 관련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등 개인 3명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기면서 카카오뱅크의 앞날도 불투명해졌습니다. 카카오뱅크의 대주주인 카카오 법인이 형사처벌 돼 대주주 적격성 결격 사유가 생기면 카카오뱅크의 주인이 바뀔 수 있기 때문입니다. 카카오뱅크 측은 이와 관련 말을 아끼는 분위기입니다.

-광고업계에서는 마약 투약 혐의를 받고 있는 배우 이선균 이슈가 한 주를 장식했습니다. 광고모델로 채택한 기업들이 발 빠르게 '이선균 흔적 지우기'에 나선 것인데요. 뿐만 아니라 향후 이선균이 광고주 측에 위약금을 물어줘야 할 가능성도 나오면서 이목이 집중됐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취임 1주년인 지난 27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삼성 부당합병 의혹 관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장윤석 인턴기자

◆ 부회장 시절 "회장 취임보다 회사 잘 되는 게 더 중요하다"

-지난주에 이어 이번에도 삼성가(家) 소식입니다. 25일에는 이건희 선대회장 3주기, 27일에는 이재용 회장 취임 1주년이었죠?

-맞습니다. 먼저 이건희 선대회장 3주기 추모식이 열린 경기 수원 이목동 삼성그룹 가족 선영에 다녀왔는데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추모식은 이재용 회장과 가족, 삼성 사장단이 참석한 가운데 조용히 치러졌습니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등 삼성 경영진 60여 명이 오전 10시쯤 도착해 15분간 고인을 기렸고, 이후 이재용 회장과 홍라희 전 삼성미술관 리움 관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사위 김재열 삼성글로벌리서치 사장 등 가족들이 오전 11시쯤 선영에 도착해 30분쯤 머무르며 고인을 애도하는 시간을 가졌죠.

-이재용 회장은 경제사절단으로 사우디아라비아 출장 중인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추모식 참석에 문제는 없었나요?

-이재용 회장은 당일 새벽, 출장을 마치고 귀국했습니다. 쉴 틈 없이 추모식에 참석한 것인데요. 이재용 회장은 추모식 이후 가족들을 챙긴 뒤 용인 삼성인력개발원으로 이동해 사장단과 오찬도 가졌습니다.

-이어진 이재용 회장 취임 1주년에는 별도 행사가 열렸나요?

-삼성은 이재용 회장 취임 1주년과 관련한 행사를 열지 않았습니다. 이재용 회장은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삼성 부당합병 의혹 관련 공판에 출석해 하루를 보냈는데요. 취임 1주년 소회 등 취재진의 질문에는 아무런 답을 하지 않습니다. 사실상 취임 1주년은 건너뛴 셈인데요. 그동안 이재용 회장은 자신의 회장 취임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죠. 부회장 시절에는 "회장 취임보다 회사가 잘 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밝혔고, 지난해 회장 취임 당시에도 기념 취임식을 열거나 취임사를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선대회장의 3주기를 포함해 취임 1주년에도 이재용 회장의 메시지가 아예 나오지 않은 건 좀 의외긴 하네요. 앞서 재계에서는 삼성의 재도약을 위한 '뉴삼성' 메시지가 조만간 나올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잖아요?

-결과적으로 이재용 회장은 취임 1주년을 챙기며 향후 경영 방향성과 관련해 메시지를 내놓기보단 오직 이건희 선대회장 추모에만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지난달 이건희 선대회장이 설립한 '삼성 안내견 학교'의 30주년 행사에 홍라희 전 관장과 함께 참석해 힘을 실었고, 지난 19일에는 가족과 삼성 임직원 등 1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건희 선대회장을 추모하는 첫 음악회를 열기도 했죠.

-전날(18일)에는 한국경영학회 후원을 통해 이건희 선대회장의 '신경영 선언'을 재조명하는 국제학술대회도 열었는데요. 음악회 참석 직전 이재용 회장이 차세대 반도체 R&D 단지 건설 현장을 살펴본 것도 한국 반도체 산업을 일군 선대회장의 업적과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위기를 넘고자 했던 기업가 정신을 기리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그렇군요. 이와 함께 삼성이 지난 26일 '선임사외이사제'를 도입한다고 발표해 주목받았다고 하던데요.

-'선임사외이사제'를 선제적으로 도입하며 이사회 중심의 책임 경영을 강화한 것인데요. 이를 통해 이재용 회장이 자신의 취임 1주년을 맞아 유일하게 강조한 부분은 '투명 경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선임사외이사제' 도입은 경영 투명성을 제고하고 사회와의 소통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인데요. '선임사외이사제'는 대표이사 또는 사내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을 경우, 사외이사를 대표하는 '선임사외이사'를 뽑아 적절한 균형과 견제가 가능하도록 하는 제도죠.

-앞서 "외부의 질책과 조언을 열린 자세로 경청하겠다"고 강조해 온 이재용 회장의 강력한 의지를 고려한다면 이와 같은 삼성의 거버넌스 체제 재편 노력은 향후에도 지속될 전망입니다. 이는 국내 기업에 새로운 기준이자 모범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이네요.

☞<하>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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