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준 '낙하산' 논란 ing…농협금융 깜깜이 경영 승계 시스템에 '의혹'


농협금융, 회장 후보군 오른 명단 공개 안해

이석준 NH농협금융 회장이 낙하산 인사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이 '낙하산 인사' 꼬리표를 떼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NH농협금융의 불투명한 승계 프로세스가 논란의 불씨를 남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중앙회를 피감기관으로 한 농해수위 국정감사에서 농협금융지주의 인사 문제가 주요 지적 사항으로 떠오르며 이석준 농협금융 회장의 '낙하산 인사' 논란에 대해 다시 한번 불을 지폈다.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농협금융의 인사 문제를 짚었다. 윤 의원은 "금융지주 회장 관련 회의록을 보면 합법을 가장한 낙하산이란 의심이 든다"며 "공직자를 염두에 두고 심의하는 흔적이 보이므로 앞으로 임추위(임원후보추천위원회) 규정 개선안을 마련해서 보고해달라"고 지적했다.

낙하산 논란과 함께 임기를 시작한 이석준 회장은 지난 1월 취임 후 조용한 행보를 이어갔으나, 정치권에서 다시 한번 불을 지핀 것이다. 이에 이 회장이 취임한 지 11개월이 다 되어가지만 여전히 '낙하산' 꼬리표를 지우지 못하고 있다.

◆'깜깜이' 후보군 선정, '낙하산' 논란 더 키웠다

업계 안팎에서는 농협금융이 합리적인 승계 프로세스를 갖추기 전까진 이러한 논란이 계속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농협금융의 경우 회장 선출 당시 '최종후보명단(숏리스트)' 명단을 공개하지 않아 논란을 더 키웠다는 평가다.

5대 금융지주 중 숏리스트 명단을 공개하지 않는 곳은 농협금융이 유일하다.

통상 금융지주 회장 선출 시 외부출신 후보자의 명단은 롱리스트에서는 공개되지 않지만, 숏리스트에서는 공개하고 있다. 앞서 지난 9월 KB금융지주 회장 선출 당시에도 외부 인사인 김병호 전 하나은행장을 포함해 최종 3인의 명단을 공개했다. 취임 당시 같은 낙하산 논란이 있던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의 경우에도 임 회장을 포함한 숏리스트 4인 명단이 공개된 바 있다.

농협금융은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에도 숏리스트 명단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NH농협금융 2022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 갈무리

반면 농협금융의 경우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를 통해 롱·숏리스트를 추렸다고 밝혔지만, 어떤 후보가 명단에 이름을 올렸는지는 공개되지 않고 있다.

농협금융 기업지배구조 내부규범 상 임추위는 후보군이 확정되면 검증한 후 최종후보자를 결정하여 추천이라고 명시돼 있다. 이에 농협금융은 현재까지 숏리스트나 롱리스트의 명단을 공개한 적이 없다.

농협금융 측은 상장사가 아니기 때문에 숏리스트를 공개할 의무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이러한 불투명한 승계 프로세스가 이석준 회장의 '낙하산' 논란에 힘을 실어주고 있단 분석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불투명한 인사 시스템은 논란을 키울 수밖에 없다"며 "누구와 경합을 해서 올라왔는지 등이 공개되지 않으니 '낙하산' 의혹이 커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농협금융의 승계 기간이 타 금융지주에 비해 짧다는 점도 '낙하산 논란'을 증폭시켰다. 승계 기간이 짧을 경우 철저한 검증이 어려울 수밖에 없고, 외부 압력 등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다.

실제 농협금융은 현직 회장의 임기 만료 40일 전에 절차를 개시하도록 하고 있다. 반면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은 회장 임기 만료 2달 전 승계 절차를 개시해야 한다. KB금융, 하나금융은 주주총회 소집통지일 최소 30일 전에 절차를 개시하도록 하는데, 보통 회장의 임기 만료일인 주주총회일을 기준으로는 50일 이상의 승계 기간이 부여된다.

절차 개시 기간만 놓고 본다면 10~20일가량밖에 차이가 나지 않지만, 다른 금융지주의 경우 내부 후보군뿐만 아니라 상시적으로 외부 후보군을 관리하고 있다. 반면 농협금융은 잠재적 외부 후보군을 관리하는 추적·관리 시스템을 두지 않고 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차기 CEO 인사와 관련 외부 후보군을 반기마다 업데이트하고 있다"며 "이는 경영 승계 시스템이 더욱 투명하고 공정하게 작동하도록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농협금융 관계자는 "인사와 관련된 부분은 밝힐 수 있는 입장이 없다"고 답했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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