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서고 지분 공시도 직접…입김 커진 주주연대, 상장사 '초긴장'


이화그룹 주주연대, 공정위 국감 증인 출석

주주연대의 입김이 커지는 가운데 상장사들이 긴장하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 | 이한림 기자] 주주연대의 영향력이 국정감사(국감) 기간을 기점으로 전보다 확대되면서 상장사들에 긴장감을 유발하고 있다. 소액주주들이 출석을 요구한 기업 최고경영인(CEO)이 국정감사(국감) 증인으로 채택돼 직접 출석한 것은 물론, 연대를 통한 지분 매입으로 의결권도 강화하고 있어서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열린 국감에는 최희문 메리츠증권 대표이사가 출석했다. 증권사 CEO들이 증인 출석을 요구받은 사례는 있었으나 증권사 대표가 직접 국회에 출석한 것은 처음이다. 특히, 투자 비중이 높은 기관이나 외인이 아닌 개인 투자자들의 입김에 국감장을 찾으면서 증권가 관심이 쏠렸다.

최 대표는 국회 정무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의 전환사채(CB) 및 신주인수권부사채(BW) 투자 관련 미공개정보 이용에 대한 내부자거래 의혹에 따라 증인으로 채택돼 국감에 출석했다. 앞서 주주연대를 구성해 국감의 증인 출석한 이화그룹 주주연대의 입김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용우 의원실에 따르면 최 대표의 메리츠증권은 지난 2021년 이화전기가 발행한 400억 원 규모의 BW에 투자했고 김영준 이화그룹 회장이 횡령 배임 혐의로 구속되기 전 주식으로 바꾸면서 이화전기 보유 지분을 주식으로 전량 매도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이화그룹 주주연대는 지난 16일 공정거래이위원회(공정위) 국감에 증인으로 출석해 목소리를 높였다. 당시 주주 행동 플랫폼 '액트'를 통해 지분을 공동으로 사들인 결과 1대 주주와 지분 차이 0.02%까지 좁혔으며 현재 1대 주주 지분을 넘어섰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개미들의 궐기'로 해석하고 있다. 이화그룹뿐만 아니라 대유, 부산주공, 한송네오텍, KH건설 등 대주주의 횡령 문제로 거래 정지된 종묙을 보유한 소액 주주들의 주주연대가 출범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현 이화그룹 주주연대 대표는 "이것이 소액주주 연대의 가장 어려운 일"이라며 "플랫폼 액트에 가입만 하면, 대량보유공시에 자신도 포함되는 것으로 생각하는 주주들도 있으므로 더 많은 홍보와 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주주연대가 행동주의 중심의 문화를 펼치는 것에 대해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이도 적지 않다. 다만 주주연대의 행동주의 기조나 지속성,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참여 등이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금융위원회의 코리아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노력과 더불어 행동주의 펀드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전개되면서 한국증시의 지배구조 개선 가능성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kuns@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