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윤정원 기자] 불공정 공매도에 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비판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국회가 제도 개선에 착수할 예정이다.
국회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달 3일 올라온 '증권시장의 안정성 및 공정성 유지를 위한 공매도 제도 개선'에 관한 국민동의 청원은 5만 명을 달성했다. 공매도를 개선하라는 청원은 지난 6월과 7월에도 올라왔지만 5만 명을 확보하지 못한 채 종료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각종 온라인 증권 커뮤니티 등에서 투자자들이 청원 동의를 독려하면서 동력이 생겼다.
국회 국민동의청원은 공개일로부터 30일 안에 5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으면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에 회부되며, 심사에서 채택되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다. 오는 27일까지로 예정된 국정감사가 마무리되면 정무위원회는 공매도 관련 청원 내용을 다룰 것으로 보인다. 21대 국회 들어 처음으로 정무위가 공매도 관련 국민동의청원을 논의하게 되는 셈이다.
그간 개인 투자자들은 기관 및 외국인과의 차별을 두고 금융당국에 대한 비판의 날을 세워왔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7월 '관계기관 합동 불법공매도 근절 대책회의'를 개최, 개인 투자자의 공매도 담보비율을 140%에서 120%로 인하하는 한편 상환기간 또한 60일에서 90일로 늘리고 만기연장이 가능하게 했다. 그럼에도 외국인·기관의 담보비율은 105~120%로 여전히 낮은데다 공매도 대차 기한 또한 없어 개인 투자자들의 비판은 사그라지지 않았다.
정무위가 공매도 현안을 다루게 되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감은 한층 커지고 있다. 올해 들어 불법 공매도가 더욱 기승을 부리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국회가 제대로 된 칼을 빼들어 주기를 고대하는 눈치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불법 공매도로 제재받은 건수는 45건, 과태료·과징금 부과 금액 합계는 107억 원에 달했다. 제재 건수(32건)와 과태료·과징금(32억 원) 규모는 이미 지난 한 해 수준을 넘어섰다.
이에 더해 글로벌 투자은행(IB) 2곳이 지속해 불법 공매도를 해온 사례까지 적발된 상태다. 15일 금융감독원은 홍콩계 글로벌 IB 2개사가 주식을 소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공매도하고 사후에 차입하는 방식으로 불법 공매도를 지속해온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그간 외국 투자자들에게 우호적인 투자 환경을 조성하려고 노력했음에도 위반 행위가 발견됐다"며 "엄정한 조치와 재발 방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