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성락 기자] 미래 핵심 산업으로 자리 잡은 배터리를 만드는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주요 회사들이 올해 3분기 어떠한 성적표를 받아 들지 주목된다. LG에너지솔루션이 이미 예상을 뛰어넘는 호실적을 달성하면서 이번에는 다소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12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전날 국내 배터리 3사 중 가장 먼저 3분기 성적표를 내놨다.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IFRS)에 따라 추정한 결과인 잠정 실적으로, 매출 8조2235억 원, 영업이익 7312억 원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은 7.5%, 영업이익은 40.1% 늘어난 호실적이다. 영업이익의 경우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이며, 시장 예상치(6900억 원 안팎)를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다.
북미 배터리 공장 안정화와 판매량 증가가 LG에너지솔루션의 호실적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영업이익에는 미국 인플레이션방지법(IRA)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에 따른 세제 혜택 2155억 원이 포함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해 3개 분기 만에 매출 약 25조7441억 원, 영업이익 1조8250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연간 실적이던 지난해 총 매출(25조 5986억 원), 영업이익(1조2137억 원)을 넘어섰다. 회사 측은 앞서 "글로벌 생산공장의 신증설과 안정적 운영, 북미 지역 중심의 판매 확대 등을 통해 연 매출을 25~30% 이상 확대 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이 호실적을 달성하면서 다른 배터리사인 삼성SDI와 SK온의 성적표에 관심이 쏠린다. 그동안 배터리3사는 대체로 나란히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왔다.
그러나 올해 3분기에는 다소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먼저 SK온은 적자가 이어질 전망이다. 회사의 3분기 영업손실은 1500억 원 이상으로 예상되며, 이는 전분기(1315억 원)보다 확대된 수치다. 지난해 3분기(1346억 원)와 비교해도 규모가 소폭 커졌다. 황규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부문은 예상보다 부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배터리 판매 가격 하락과 일부 판매 차질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출범 2주년을 맞은 SK온의 매출과 생산 능력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출범 당시인 2021년 4분기 1조665억 원이었던 분기 매출은 올해 2분기 3조6961억 원까지 3.5배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이미 7조 원을 돌파, 지난해 총 매출(7조6177억 원)의 90% 이상을 달성했다. 다만 업계는 기대했던 '흑자 전환'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SDI의 경우 3분기 실적을 놓고 앞서 다양한 전망이 나왔다. 현재는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 대비 소폭 하락하지만, 전분기와 비교하면 개선되는 등 무난한 성적표를 받아 들 것이란 시각이 주를 이룬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SDI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5157억 원이다. 삼성SDI는 지난해 3분기 사상 최대인 5659억 원의 영업이익을, 지난 2분기에는 분기 기준 최대인 4502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삼성SDI를 향한 성장 기대감은 여전하다. 증권가에서는 3분기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지만, 향후 고부가 제품 비중이 늘어나며 실적이 회복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박진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삼성SDI의 4분기 영업이익이 3분기 대비 20% 정도 증가해 5500억 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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