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국감] '가계 부채' 책임론에 김주현 '진땀'…"정책 모순 아냐"(종합)


11일 금융위 국감서 '가계대출 급증' 둘러싼 여야 책임 공방
50년 특례보금자리론 허점 지적도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 신분으로 출석해 의원질의를 들으며 생각에 잠겨있다. /국회=남용희 기자

[더팩트ㅣ국회=이선영 기자] 21대 국회의 마지막 국정감사가 막을 올린 가운데 '가계부채'가 올해 국회 정무위원회 금융위원회(금융위) 국정감사의 핵심 안건으로 떠올랐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최근 가계대출 증가 원인으로 꼽힌 은행권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을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도 정부 정책 상품인 특례보금자리론의 허점을 지적받자 진땀을 뺐다.

11일 열린 금융위 국정감사의 최대 현안은 '가계부채'였다.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정부 들어 금융위가 부동산시장 연착륙을 위해 도입한 특례보금자리론과 50년 만기 주담대가 가계부채의 원인이 됐다"며 "그동안에 정책적 노력이 무산될까 우려된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가계부채 관리를 주요 과제로 꼽았었다"며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에 실패한 상황 아닌가"라고 물었다.

이어 "(가계부채 관리가) 최우선 과제가 맞느냐. 정부의 의지가 보이지 않고, 정부는 특례보금자리론을 중단하고 은행에 주담대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며 "금융위의 유체이탈 화법이 가계부채 정책의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특례보금자리론은 기존 정책모기지보다 요건이 대폭 완화된 상품이다. 올해 1년간 공급하기로 했으나 가계대출 증가세 '주범'으로 불리면서 지난달부터 일부 상품의 공급이 중단됐다.

양정숙 무소속 의원도 50년 만기 주담대에 대해 금융당국이 '갈지자' 행보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양 의원은 "특례보금자리론을 조기 중단하고 50년 만기 주담대 막차에 차주들이 몰리면서 가계대출 늘어나니까 출시 2개월 만에 (50만 만기 주담대 판매를) 그만하라고 해서 은행권에서 볼멘소리가 나온다"며 "정부의 정책이 왜 오락가락하느냐"고 꼬집었다.

이에 김주현 위원장은 "부동산 연착륙도 중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부동산이 폭락하면 국토부와 대책을 내놓지 않냐"며 "시장 상황을 보면서 미세조정을 하면서 하는 거지 모순이라는 데 동의는 안 한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50년 만기 주담대와 관련해서는 "최근 은행들이 늘린 50년 만기 주담대는 변동금리인 데다 다주택자도 포함되고 60세에게도 대출을 내줬는데 상식에 맞지 않는다"며 "순전히 대출을 늘려서 수익을 높이겠단 것밖에 안 되는 것으로 봤고, 그래서 그 부분을 지적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 증인 신분으로 출석해 의원질의에 답하고 있다. /국회=남용희 기자

◆ 50년 특례보금자리론 받은 '60대 신혼부부'에 국감장 술렁

이날 국감에서는 '50년 만기 특례보금자리론' 운영 과정에서 발견된 허점도 도마에 올랐다. 금융당국은 해당 상품이 만 34세 이하 청년을 위한 정책이라며 '나이 제한'을 강조했으나 신혼부부(혼인신고 후 7년까지) 조건 맹점을 이용한 40대 이상, 60대 차주들이 대출받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시한 '40·50년 특례보금자리론 연령별 이용현황' 자료를 보면 정부는 40~50대 차주에게 총 798건(2255억 원), 60대 이상 차주에겐 5건(총 15억 원)의 50년 특례보금자리론을 판매한 것으로 조사됐다. 청년층 주거 안정이라는 정부의 취지와 달리 60대 소비자에게도 이를 취급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국감장이 한때 술렁였다.

김 위원장은 "신혼부부 (연령에 대해) 생각을 못 한 것은 제 불찰이며 인정한다"면서도 "신혼부부를 넣은 이유는 정책의 목적이 집 한 채는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것으로, 신혼부부가 집이 없다고 하면 나이에 관계없이 갖게 해 줘야 한다"고 답했다.

다만, 김 위원장은 50년 만기 특례보금자리론이 시중은행의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을 늘리는 '나비효과'를 불러일으켰다는 강 의원의 지적에 "언론과 은행이 정부 핑계를 대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성격이 다르다"고 재차 반박했다.

아울러 김 위원장은 "민간 은행(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에서 유주택자도 주택 살 수 있게 해주고, 변동금리를 적용하고, 나이 상관없이 할 수 있도록 하는 논리로 사용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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