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성락 기자] e스포츠 최대 규모 축제인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이 개막한 가운데, 게이밍 시장을 주목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수요 부진의 돌파구를 찾고 있는 두 회사는 최근 게이밍 시장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뉴스룸을 통해 롤 프로팀 T1 소속 선수들의 인터뷰를 11일 공개했다. e스포츠계의 슈퍼스타 '페이커' 이상혁과 '제우스' 최우제, '오너' 문현준, '구마유시' 이민형, '케리아' 류민석 등이 소속된 T1은 단일 롤드컵 최다 우승(3회)팀으로, 올해 7년 만에 롤드컵 우승에 도전한다. 이상혁과 최우제, 류민석은 국가대표로 앞서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참가, 금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인터뷰 내용에는 게이밍 기기에 관한 T1 선수들의 생각, 브랜드 필름 촬영 비하인드 스토리 등이 담겼다. 특히 응답 속도와 주사율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밝힌 T1 선수들은 인터뷰를 통해 게이밍 모니터 오디세이 신제품에 대해 호평을 보냈다. 이상혁은 "오디세이 모니터는 매년 볼 때마다 발전하는 모습"이라고 말했고, 최우제는 "신제품 크기가 크고, 좌우로 길어서 맵을 볼 때 장점이 있을 것 같다. 영상을 볼 때도 몰입감이 높아 좋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삼성전자는 올해 오디세이 네오 G9 57형, 오디세이 OLED G9, 오디세이 아크 등 여러 게이밍 모니터 신제품을 내놨다. 이날 게이밍 경험에 민감한 T1 선수들의 소감을 통해 신제품의 우수성을 알린 것이다. 삼성전자는 3년째 T1 선수들에게 오디세이를 지원 중이다. 그동안 T1 선수들은 오디세이 모니터와 함께 화려한 대회 기록을 남겼다.
현재 삼성전자는 게이밍 모니터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다른 분야의 수요 부진이 이어져 실적 반등의 기회가 가로막혀 있는 상황에서, 게이밍 관련 수요는 오히려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 2018년 기준 18억4000만 달러(약 2조5000억 원) 수준이었던 게이밍 모니터 시장은 2026년 85억4400만 달러(약 11조5000억 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새 수요의 중심인 '게이머'는 프리미엄 제품 구매를 비교적 망설이지 않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스타크래프트를 거치면서 게임을 적극적으로 즐기기 시작한 이들이 구매력까지 갖추는 나이가 됐다"며 "게임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 비용을 아끼지 않는 사람도 많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기기 출시뿐만 아니라 다양한 방식으로 게이머와 친해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스마트TV에서 스트리밍 게임을 즐기는 게이밍 플랫폼 연동 서비스 '게이밍 허브'를 출시했고, 최근 게이밍 제품을 구매하고 각종 게임 관련 정보도 손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게임 전용 플랫폼 '삼성 게임 포털'을 삼성닷컴에 개설했다.
LG전자 역시 게이머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마찬가지로 e스포츠 산업에 주목하고 있으며, 이번 롤드컵 개막에 맞춰 게이밍 모니터 신제품을 출시했다. 이날 LG전자는 울트라기어 게이밍 모니터 롤 에디션 출시 소식을 알리며 "세계적인 인기 게임인 롤을 즐기는 고객들에게 몰입감 넘치는 게이밍 경험을 선보인다"고 소개했다.
울트라기어 게이밍 모니터 롤 에디션은 올해 출시한 27형 올레드 게이밍 모니터에 롤 맞춤 디자인을 적용한 한정판이다. 게임에 등장하는 캐릭터(챔피언)를 상징하는 아이콘과 게임 로고가 모니터 뒷면, 스탠드 등에 적용됐고, 모니터를 켜면 화면 설정 메뉴에도 게임 테마 글꼴과 디자인을 설정할 수 있는 제품이다.
울트라기어 게이밍 모니터는 롤 한국(LCK)·유럽(LEC) 리그에서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 공식 모니터로 선정되는 등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김선형 LG전자 한국HE·BS마케팅담당 상무는 "뛰어난 성능은 물론, 특화 디자인으로 소장 가치를 높인 울트라기어 게이밍 모니터 신제품을 앞세워 프리미엄 게이머들에게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울트라기어 게이밍 모니터는 지난 7월 세계 최대 e스포츠 대회 '게이머스8'의 PC 게임 종목 공식 제품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올레드TV는 콘솔 게임 종목의 공식 TV로 선정됐다. LG전자는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린 이 대회 현장에서 다양한 게이밍 관련 마케팅을 펼쳤다. LG전자는 추후에도 글로벌 게이머를 대상으로 제품력을 인정받기 위한 게이밍 맞춤 마케팅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한편 전날 서울에서 개막한 롤드컵은 다음 달 19일까지 열린다. 9개 지역 리그에서 22개 팀이 참가하며, LCK에서는 T1을 비롯해 젠지, KT롤스터, 디플러스기아 등 4개 팀이 출전한다. 한국에서 롤드컵이 열리는 건 2018년 이후 5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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