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호황 꺾이자 추락하는 크리스F&C, 신사업 아웃도어 '악수'될까


상반기 영업이익 246억 원, 전년 동기 대비 39% 감소

지난 4월 경기도 양주시 레이크우드CC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크리스 F&C 제45회 KLPGA 챔피언십 1라운드 경기에서 선수들이 몸을 풀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더팩트 DB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골프장 부킹이 코로나19 때와 비교하면 수월해졌다는 말이 나온다. 경기 침체와 해외여행객 증가로 골프 수요가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골프 호황이 꺾이자 골프 의류 사업으로 승승장구하던 크리스F&C(이하 크리스에프앤씨)도 휘청이고 있다. 한우물을 판 것이 발목을 잡는 모습이다. 사업다각화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크리스에프앤씨의 연결기준 올해 상반기 매출은 1794억 원, 영업이익 246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1953억 원)은 9%, 영업이익(402억 원)은 39% 감소했다.

크리스에프앤씨는 핑, 파리게이츠, 마스터바니 에디션, 세인트앤드류 등 해외 유명 골프 웨어 브랜드를 국내에 판매하고 있다. 자체 브랜드로는 팬텀을 보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파리게이츠와 마스터바니 에디션, 세인트앤드류는 고소득층을 타깃으로 하는 고가 브랜드다.

인기 브랜드를 보유한 크리스에프앤씨는 코로나19 기간 골프 산업 호황으로 2021년 매출 3759억 원, 영업이익 874억 원을 기록, 사상 최대 실적을 써냈다. 지난해 매출(3764억 원)은 전년 대비 소폭 증가했지만 영업이익(808억 원)은 10%가량 쪼그라들었다.

올 들어 실적 감소폭은 커지고 있는 것에 대해 크리스에프앤씨 관계자는 "경기 악화로 인해 스포츠 의류 브랜드들의 매출이 20~30% 하락했다"며 "타 브랜드와 비교하면 선방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국내 골프 산업은 고점을 찍고 내려오는 모습이다. 한국골프장경영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전국 골프장 내장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6.7% 감소했다. 매출은 5.2%, 영업이익은 24.5% 하락했다.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으며 해외 여행이 재개되면서 골프장을 찾는 사람들이 줄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코로나19 시기에 골프를 시작했던 젊은 층들의 골프 관심도가 줄어든 것도 요인으로 꼽힌다.

크리스에프앤씨의 올해 상반기 매출은 1794억 원, 영업이익 246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9%, 영업이익은 39% 감소했다. /크리스에프앤씨 홈페이지

크리스에프앤씨는 골프 의류 사업 비중이 절대적이다. 골프 산업이 침체기에 들어서면 실적도 곤두박질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크리스에프앤씨의 사업 구조는 5개 골프 의류 브랜드와 용품 등으로 단순하다. 종속회사인 ㈜에스씨인베스트가 안성시에 골프장을 개발하고 있으며, 오는 2026년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크리스에프앤씨 관계자는 사업 구조가 다양하지 못하다는 지적에 대해 "내년 아웃도어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크리스에프앤씨는 지난해 이탈리아 럭셔리 스포츠웨어 브랜드 '하이드로겐' 지분 100%를 약 200억 원에 사들였다. 내년 봄여름 시즌에 하이드로겐의 스포츠아웃도어 제품을 론칭할 예정이다.

크리스에프앤씨가 골프 의류를 넘어 아웃도어 시장에 뛰어든다는 계획이지만, 이 시장은 이미 '레드오션(경쟁이 치열한 시장)'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아웃도어 시장은 2010년 중반 호황을 누렸다. 당시 아웃도어 브랜드들이 쏟아지면서 경쟁이 치열해졌고 아웃도어 인기가 사그라들면서 위기를 맞기도 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아웃도어 시장이 다시 열풍을 일으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인기 브랜드들이 이미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며 "신규 브랜드가 성공하려면 소비자의 눈길을 끌만한 상품 차별성과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jangb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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