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이한림 기자] 금융당국에 연일 쓴소리를 쏟아내고 있는 '배터리아저씨' 박순혁 작가가 톱스타 못지않은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박 작가는 투자일임사 겸직 논란으로 금융감독원(금감원) 조사를 받으러 들어가기 전 지지자들 앞에서 '여의도 특권 카르텔 혁파'를 외치면서 노래 '아침이슬'까지 열창하는 등 당당한 모습을 유지했다.
박순혁 작가는 27일 오후 12시께 서울 여의도 금감원 정문 앞 집회 현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박 작가는 이날 오전 11시부터 열린 '박지모(박순혁을 지지하는 모임)와 금융선진화' 카페 회원들이 주최한 '공매도 제도개선 촉구 규탄집회'에 참석해 단상에 올라 성명서를 낭독하고 지지자를 격려했다.
박 작가는 이날 자리에서도 금감원 등 금융당국을 '종놈'이라고 표현하는 등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성명서를 낭독하면서 "종놈이 주인의 재산을 훔치고 주인을 능멸할 때 마땅히 이런 종놈을 징벌하고 내쳐야 할 것이다. 오만방자한 종놈을 마냥 방치했다간 언제 안방을 내놓으라 할지 모른다. 대한민국의 진짜 주인인 우리 국민들이 힘을 합쳐 저 오만방자한 종놈들을 응징하자. 그래야만 우리 자녀들의 미래가 밝을 것이다. 우리 모두 참여해 동남풍이 되자"고 외쳤다.
아울러 성명서에는 박 작가가 유튜브 방송이나 여러 행사에서도 언급한 "여의도 특권 카르텔을 혁파해야 한다"는 내용이 주로 담겼다.
박 작가는 집회의 뜨거운 열기에 보답하듯 노래 '아침이슬'을 열창했다. 그는 노래를 부르는 도중에도 "집회에 참여한 지 오래돼서 가사가 기억이 잘 안 난다"며 마이크를 참석자에게 돌리는 등 너스레를 떠는 여유도 보였다.
◆ 20대부터 80대까지…남녀노소 불문한 '박순혁 살리기'
이날 자리에는 박지모 회원들뿐만 아니라 카페 회원은 아니지만 박순혁 작가의 언행에 영감을 받은 시민, 금감원의 현실이 부당하다고 생각해 온 개인투자자 등 20대부터 80대까지 남녀노소를 불문한 150여 명이 참석해 열기를 더했다.
참석 이유는 다양했다. 집회를 이끌고 출정 선언식을 낭독한 모임 대표 신 모 씨를 비롯해 대부분 박지모 카페에서 활동하고 있는 회원들이었으나, 회원이 아님에도 노란 어깨띠를 두르고 집회를 보러 온 시민들도 있었다.
집회에 참석한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거주 70대 여성 A씨는 자신이 박지모 회원은 아니지만 금감원의 행태를 꼬집으면서 목소리를 높였고, 경기도 용인에서 온 30대 초반 남성 B씨는 박 작가에게 영감을 받아 그의 행보를 응원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A씨는 "투자하고 주식을 사는 사람도 국민이다. 우리가 살기 위해 이런 모임에 참석했다. 그 사람(박순혁)에게 영향을 받은 건 없지만 그냥 하는 게 정당하다고 생각하니까 힘을 보태주려고 왔다"며 "금감원은 한국 돈을, 우리 세금을 외국으로 빼돌린다고 생각한다. 금감원장을 선임할 때 제도적인 개선도 필요하다. 행정은 행정일 뿐이다. 주식시장이나 사회심리를 아는 사람이 선임돼야 한다. 남의 돈 빌리면 제때 갚아야 할 거 아닌가. 외국인들이 무한정 돈 안 갚아도 되고 이런 공매도 제도는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B씨는 "2차전지 주에 장기투자를 해왔다. 그러면서 (박순혁 작가에게) 관심을 두게 됐는데 기사나 이런 걸 보면 지금 논란이 많으시더라. 권력에 맞서 싸우시는 분 아닌가. 잘 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집회 참석자들은 박지모 측에서 배부한 '금융선진화' '공매도 전산화' '공매도 상환기간 공정하게 3개월' 등 문구가 적힌 노란 어깨띠를 매고 하얀 깃발을 휘두르면서 박 작가를 반겼다. 주최 측의 출정 선언식과 박 작가 단상에 올라오는 순간에는 "박순혁", "박지모" 등 구호를 크게 외치면서 거리를 지나다니는 시민들의 눈길을 돌리게 했다.
한편 금감원은 박 작가가 금양의 IR 담당 이사로 일하면서 2차전지주 매수를 추천할 때 투자일임사 넥스테라투자일임의 상근 투자운용본부장으로 근무한 사실과 관련해 겸직 금지 의무 위반, 부정거래 등 의혹에 대해 조사 중이다. 특정 기원 임원으로 재직하면서 투자일임사 운용을 겸직한 게 자본시장법 위반에 해당하는 지 등을 들여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