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아시아나 화물·슬롯 포기할까…EU에 '합병시정서' 제출 임박


경쟁 제한 우려 해소 조치 일환…경쟁력 약화 '걱정'

대한항공이 유럽연합(EU) 경쟁당국에 아시아나항공 합병을 위한 시정조치서를 제출하면서, 화물과 슬롯을 반환할지 여부가 주목된다. /더팩트 DB

[더팩트 | 김태환 기자] 대한한공이 유럽연합(EU) 경쟁당국에 아시아나항공 합병을 위한 '시정조치서'를 제출하면서 아시아나항공 화물 부문을 포기하는 내용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이 이번주 초 EU에 화물사업부 전체 매각과 일부 노선을 유럽 측에 넘기는 여객 슬롯(시간당 이착륙 허용 횟수) 조정안이 담긴 합병 시정서를 제출한다는 얘기가 나왔다.

앞서 EU 경쟁당국은 지난 5월 중간심사보고서를 통해 두 항공사의 합병에 이의를 제기했다. EU는 두 회사의 결합이 한국과 프랑스·독일·이탈리아·스페인 등 4개의 노선에서 여객 운송 서비스의 경쟁을 제한하고, 한국과 유럽 전체의 화물 운송 부문에서도 경쟁 제한 우려가 있다고 봤다.

대한항공의 시정서 내용이 반영되면 EU가 제기한 글로벌 시장점유율 확대 등 '경쟁 제한' 우려를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다.

시정안대로 합병이 이뤄지면 아시아나항공이 사실상 공중분해 되면서, 합병을 안하는 것과 다를 것 없다는 비판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처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추진한 것이 국적항공사 경쟁력 강화 목적도 있는데, 아시아나 화물부문 매각과 슬롯 반환이 이뤄지면 경쟁력이 약화된다는 지적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EU 경쟁당국과 현재 경쟁제한성 완화를 위한 시정조치안을 면밀히 협의하고 있으며, 늦어도 10월 말까지는 시정조치안을 확정해 제출할 계획이다"면서 "다만 현재 협의 중인 시정조치안 세부 내용은 경쟁당국의 지침상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항공은 현재 EU와 미국 법무부(DOJ), 일본 등 3개국의 심사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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