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박지성 기자] 중동 시장에 눈을 돌린 국내 건설 기계업체들이 본격 수주 경쟁에 들어갔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네옴시티'라는 초대형 도시 건설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어 업계에서는 당분간 국내 건설 기계업체들의 장비 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최근 HD현대인프라코어는 사우디 건설업체인 알 나자즈사와 네즈마&파트너즈사와 네옴시티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53톤(t) 대형 굴착기 30대와 42t 대형 휠로더 50대 등 총 80대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이 수주를 포함해 사우디에 굴착기·휠로더·ADT 부문에서 올 들어 총 846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 동기 558대 대비 51.6% 늘어난 판매량이다.
HD현대건설기계는 사우디 네옴시티 프로젝트 '더 라인' 건설 현장에 40t급 굴착기 12대, 대용량버킷(5.6㎥) 휠로더 5대 등 50대를 수주해 지난 8월 중순 공급을 완료했다.
네옴시티는 사우디 북서부에 서울의 44배 넓이인 2만6500㎢(약 80억 평) 규모의 초대형 신도시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총 사업비만 5000억 달러(한화 약 664조 원)에 달한다. 이 프로젝트는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주도하고 있다. 네옴시티 프로젝트는 △더 라인 △옥사곤 △트로제나 △신달라 등으로 나눠 추진되고 있다.
국내 건설 업체들은 앞서 중국 건설기계 시장에 집중했다. 중국 시장은 코로나19 이전 건설 경기 부양 정책으로 세계 최대 규모로 성장했지만, 코로나 유행 시기를 기점으로 성장세가 둔화됐다. 중국의 고강도 봉쇄 정책과 더불어 소비 심리 위축, 부동산 시장 둔화 등이 발생하며 건설기계 수요가 급감했다.
이에 따라 국내 건설 기계업체들은 곧바로 중동 시장에 눈을 돌리며 실적 방어에 나섰다. 실제 국내 건설업체는 중국을 제외한 신흥국 중심으로 사업을 펼치면서 실적은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 HD현대건설기계는 올 2분기 매출 1조321억 원, 영업이익 966억 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보다 17.9%, 163.2% 각각 늘었다. HD현대인프라코어 건설기계 부문은 같은 기간 매출 1조133억 원, 영업이익 1158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7.8%, 영업이익은 126.6% 증가했다.
특히 중동 시장 전망이 밝아지면서 건설 기계업체 실적은 더욱 개선될 전망이다. 네옴시티 건설 프로젝트에 투입된 건설장비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6000여 대가 넘는다. 아울러 오는 2050년 완공을 목표로 공사가 실시되고 있어 당분간 건설장비 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사우디에서는 네옴시티 외에도 다양한 건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건설기계 업계 관계자는 "국내 건설기계 업체들 사이에서 중동 투자가 증가하고 있다"며 "사우디의 네옴시티 투자가 본격화 되고 있으며, 현재 기반 공사를 하고 있는 상황으로 네옴시티 건설은 단기간에 끝날 공사가 아니다. 특히, 네옴시티 건설 영향으로 다른 중동 지역 공사도 확대될 것으로 보여 건설 기계 수요는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