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최문정 기자] 스마트폰의 두뇌인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의 3나노미터(㎚·10억분의 1m) 공정 경쟁의 막이 올랐다. 애플이 아이폰15 프로에 3나노 기반의 AP를 탑재하며 신호탄을 쐈고, 안드로이드 진영도 반격을 준비하고 있다. 소비자가 직접 사용하는 스마트폰 영역까지 3나노 초미세공정 기술이 적용되며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계도 고객사 유치에 나서는 모습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최근 공개한 아이폰15 프로와 프로맥스 등 최상위 라인업에 3나노 기반의 AP 'A17 프로'를 탑재했다. 3나노 기술로 생산된 AP가 스마트폰에 탑재돼 판매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P는 컴퓨터의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메모리(RAM)가 통합된 칩셋으로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의 두뇌 역할을 한다. 모바일 기기의 주요 연산이 모두 AP를 거치기 때문에 AP의 성능이 곧 기기의 성능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애플은 "A17 프로는 업계 최초 3나노미터 칩으로 GPU 재설계를 비롯해 칩 전체를 크게 개선한 결과물"이라고 자신했다.
A17 프로는 전작 대비 트랜지스터 수가 160억 개에서 190억 개 수준으로 약 18% 늘었다. 또한 전작 대비 CPU 속도가 최대 10% 빨라졌고, 6코어 디자인을 채택한 GPU는 최대 20% 빨라졌다. 이에 따라 그래픽을 더욱 부드럽게 출력하면서 증강현실(AR) 애플리케이션과 게이밍 등 고성능 콘텐츠의 몰입감을 높여준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애플은 지난 13일(한국시간) 애플 이벤트에서 아이폰 15 프로와 프로맥스에서 고성능 콘솔게임을 구동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안드로이드 진영에서도 3나노 AP 양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퀄컴은 오는 10월24일 '스냅드래곤 서밋' 행사에서 4나노 기반의 '스냅드래곤8 3세대'를 공개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3나노 공정으로 생산된 '스냅드래곤8 4세대'를 공개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도 이르면 올해 말 4나노 공정을 적용한 자체 AP '엑시노스2400'을 공개하고, 내년 말 3나노 공정을 적용한 신제품 개발을 마칠 전망이다.
본격적인 3나노 AP 경쟁 시대가 열리며 칩셋을 실제로 생산할 파운드리 업계에도 활기가 돌고 있다.
현재 파운드리 업계 1위를 지키고 있는 대만의 TSMC는 지난해 말 3나노 칩셋 양산을 시작했다. TSMC의 3나노 공정은 3차원 구조의 핀펫 방식을 사용한다. 기존 5나노 공정 대비 속도는 10~15%, 전력 효율성은 30~35%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파운드리 사업에 집중하고 있는 삼성전자 역시 3나노 공정 경쟁력을 앞세워 수주를 늘린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3나노 2세대 공정 개발을 마쳤다. 이 공정은 이전 공정인 4나노 핀펫 대비 성능이 22% 개선되고, 전력 효율이 34% 향상됐다는 특징이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나노 GAA(게이트올어라운드) 2세대 공정에서 대형 모바일 고객을 이미 확보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인텔 역시 지난 2021년 파운드리 사업 재진출하며 고객사 확보에 나서고 있다.
인텔은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에서 열린 연례 개발자 행사 '인텔 이노베이션'에서 차세대 파운드리 공정 로드맵을 밝혔다. 인텔은 내년 3나노 이하의 초미세 공정인 1.8나노 양산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패트 겔싱어 인텔 CEO는 "내년 1분기에 1.8나노 반도체 설계를 공정으로 보낼 예정"이며 양산 계획이 순조롭거나 계획 대비 앞서 있다"고 자신했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2분기 기준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1위는 56.4%를 기록한 TSMC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11.7%의 점유율을 차지해 2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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