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PF 손실 전망 최대 4조 원대…우발채무 줄일 수 있나


대형사보단 중소형사 중심으로 취약 드러내
PF 대출 연체율 17%…"리스크 관리 강화해야"

한국기업평가는 대형 증권사 8곳을 포함한 23개 증권사의 PF 손실 전망치가 최대 4조1000억 원까지 예상된다고 밝혔다. /더팩트 DB

[더팩트 | 이한림 기자] 증권사 실적의 발목을 잡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손실의 총합이 최대 4조 원대에 달할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증권사들이 우발채무를 줄일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한국기업평가(한기평)는 지난 18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세미나를 통해 자기자본 4조 원 이상 증권사 8곳을 포함한 총 23개 증권사의 PF 현황을 공개했다. 이날 한기평은 전체 증권사의 PF 손실액이 2조3000억 원에서 4조1000억 원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올해 2분기 국내 60개 증권사의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72.9% 감소한 1조473억 원임을 감안하면 상당한 수치다. 증권사들은 올해 2분기 '2차전지주' '초전도체주' 맥신 등 테마주 열풍에 따른 주식거래 대금 증가로 수수료 수익을 17.1% 끌어올렸으나, 38.7%가량 감소한 자기매매 수익과 함께 최대 4조 원까지 늘어날 수 있는 PF 손실이 실적 개선에 악재로 작용했다.

PF 손실 전망 비중이 큰 곳은 대형사보다 중소형사였다. 대형사는 자기자본 대비 PF 손실 비중이 2~4%에 그쳤지만, 중소형사는 10%가 넘어가는 곳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 6월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PF 손실 규모는 전체 손실 중 절반에 달하는 1조4000억 원~2조8000억 원 규모로 우발채무 비중도 상당하다는 평가다. 내년 상반기까지 2조8000억 원가량 손실을 감당해야 하므로 재무 부담에 대한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효섭 한기평 책임연구원은 "대한으로 추진한 브리지론은 대부분 내년 상반기 만기가 돌아온다. 향후 1년간 부동산 PF 손실 부담이 중되고 련 업황이 좋지 않으면서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하다"며 "대형사라고 해도 PF를 제외한 해외 대체투자나 기업금융 규모를 고려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의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차액결제거래(CFD) 손실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충당금이 증권사 순이익 감소에 영향을 미치면서 2분기 순이익이 크게 감소했다. /더팩트 DB

업계에서는 PF 손실을 줄이기 위해 자산매각 등 적극적인 대처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특히 증권사의 PF 대출 연체율이 17%에 달하는 등 연체율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어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관측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융권의 올해 2분기 기준 PF 대출 연체율은 1분기(2.01%) 대비 0.16%포인트 상승한 2.17%로 집계됐다. 이중 은행(0.23%)과 보험(0.73%)은 다소 연체율이 낮은 반면, 저축은행(4.61%)과 증권(17.28%)은 상승세와 함께 연체율 자체도 높은 편에 속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대내외적인 잠재 리스크 요인이 증권사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부동산 PF처럼 해외 대체투자 부실이 취약사를 중심으로 유동성 리스크로 전이되고 있다"며 "정부나 금융당국이 일부 지원책을 통해 리스크 관리를 돕고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이 어렵다. 자산매각 등 자구적인 노력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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