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의 신용대출 연체율이 올해 들어 급증하며 건전성이 악화하는 모양새다. 이들은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며 우려 진화에 나섰지만, 중저신용 대출 비중 확대라는 과제를 안고 있는 인터넷은행이 이를 어떻게 극복할지 주목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의 신용대출 연체율이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케이뱅크,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 3사에 요구해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인터넷은행의 신용대출 연체율 평균은 1.20%를 기록했다.
인터넷은행 3사의 신용대출 연체율은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6월 말 기준 0.42%였던 신용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말 0.77%, 올해 6월 말 1.04%로 오르더니 지난달 말에는 1.20%로 상승했다. 불과 1년 만에 2배 이상 급증하며 인터넷은행 출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것이다.
은행별로는 토스뱅크가 1.58%로 신용대출 연체율이 가장 높았으며, 케이뱅크(1.57%), 카카오뱅크(0.77%)가 뒤를 이었다.
중저신용 대출 연체율의 상승 폭은 더욱 큰 상황이다. 인터넷은행의 중저신용 대출 연체율 평균은 지난 2021년 말 0.82%였으나 지난해 하반기 1.71%, 올해 6월 말 2.46%에 이어 지난달 말 2.79%까지 올랐다.
은행별로는 케이뱅크가 4.13%로 가장 높았으며, 토스뱅크(3.40%), 카카오뱅크(1.68%) 순이었다.
다만 인터넷은행 업계는 이러한 연체율 상승에도 건전성이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이 이제 시장에서 자리 잡기 시작하는 단계이고, 중저신용 대출 확대라는 미션을 갖고 있다 보니 연체율 증가는 어찌 보면 당연한 수순"이라면서도 "시중은행과는 자산 구조 등에서 현저히 차이가 나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비교하긴 무리가 있다. 현재 연체율은 건전성 지표나 수익성을 훼손시키지 않는 선에서 관리가 가능한 수준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현재로서는 연체율 정점이 지나갔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3분기 이후에는 대부분의 부실 채권 정리 등 건전성 수치를 개선할 수 있는 여러 수단들이 남아있다"며 "이후로는 건전성 수준이 크게 나빠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인터넷은행들이 연말 목표치 달성을 위해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라는 점이다. 올해 연말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잔액 기준) 목표치는 카카오뱅크 30%, 케이뱅크 32%, 토스뱅크 44%다. 8월 말 기준 카카오뱅크 28.4%, 케이뱅크 25.4%, 토스뱅크 35.6%로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인터넷은행들이 연체율 관리와 중저신용 대출 비중 확대 두 가지를 달성해야 하는 만큼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아직 연말까지 시간이 남아있는 만큼 목표 비중 달성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또한 신용평가모형(CSS) 고도화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건전성을 관리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