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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정리=정소양 기자]
◆ 80만 원선까지 빠진 에코프로…하반기 전망도 암울
-2차전지 대장주로 투자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에코프로의 주가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한때 '황제주'(주당 가격이 100만 원 이상인 종목)였던 에코프로의 폭락 속 고점에 투자에 나선 개인 투자자들은 패닉에 빠졌습니다.
-에코프로가 황제주의 위엄을 뽐낸 기간은 생각보다 짧은 듯한데요.
-네, 에코프로는 올해 초부터 2차전지 테마주 열풍을 주도하며 10배 이상 치솟았습니다. 지난 7월 18일 111만8000원을 기록하며 황제주에 등극한 뒤, 같은 달 26일 장중 153만9000원까지 오르기도 했죠. 그러나 지난달 31일부터 주가는 급락했고, 이달 11일 98만 원으로 장을 끝내며 황제주 자리를 내줬습니다. 종가 기준으로 에코프로 주가가 100만 원선을 밑돈 건 지난 7월 27일 이후 47일 만이고요.
100만 원선이 무너진 이후 금세 80만 원대로 내려가기도 했습니다. 12일 5.10% 빠진 93만 원으로 장을 마치더니, 13일에는 3.33% 내린 89만9000원으로 거래를 종료했습니다. 이튿날인 14일 0.56% 오르며 90만4000원을 기록, 90만 원선을 간신히 지켰으나 15일에는 재차 고꾸라졌습니다. 전 거래일 대비 1.55% 빠진 89만 원으로 문을 닫은 건데요. 이날 폐장 직전에는 88만1000원까지 떨어지며 투자자들의 애간장을 녹였습니다. 에코프로는 이달 들어서만 29.2%, 36만7000원 하락했습니다.
-에코프로 주가가 계속해 하락하는 까닭은 무엇인가요?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법안 수혜 기대감이 저하된 영향이 큰 듯합니다. 앞서 시장에서는 IRA 시행으로 중국 기업들이 미국 시장 진출이 제한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예상과 달리 중국 기업들이 조인트벤처(JV) 형태로 미국 현지에 회사를 설립하면서 국내 기업 수혜가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리튬가격 하락세가 이어지는 것도 2차전지주 투심에 악재로 작용하는 분위깁니다.
-주가 하락세 속에 에코프로 공매도 잔고도 크게 늘고 있다면서요.
-올해 현재까지 에코프로의 공매도 거래대금은 6조6846억 원에 이릅니다. 코스닥 시장 전체 공매도 거래대금(47조9983억 원)의 13.93%를 차지하는 금액입니다. 코스닥 공매도 거래액 폭증을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에코프로의 공매도는 계속해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난 6월 에코프로의 하루평균 공매도 거래액은 339억 원 수준이었으나 7월 454억 원가량으로 늘어났고, 8월에는 575억 원으로 뛰었습니다. 이달에는 하루평균 809억 원의 공매도 거래가 이뤄집니다.
-이제 에코프로 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거두는 게 맞는 걸까요.
-주가라는 게 확언할 수 없는 부분이다 보니 전문가들도 말은 아끼고 있습니다만, 시장에서는 단기간에 반등은 어렵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더욱이 현재도 주가가 고평가돼 있다는 시각이 다수입니다.
일례로 PER(주가수익비율)만 보더라도 여전히 높습니다. 통상 PER이 높다면 회사가 창출하는 이익에 비해 주가가 높다는 뜻인데, 15일 종가 기준 에코프로의 PER이 385.78배입니다. 에코프로가 천장을 찍었을 때가 700배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거의 반토막이 난 셈이지만 여전히 어마어마한 수준입니다. 마찬가지로 2차전지 업종인 엘앤에프의 PER이 41.25배라고 하면 와닿으실까요. 업종은 다릅니다만 코스피 시가총액 1위이자 국민주인 삼성전자의 PER은 13.74배고요.
-에코프로의 하반기 실적 전망도 썩 좋은 편이 아니라던데, 에코프로 매수 생각이 있으신 분은 많은 고려를 하고 신중히 투자해야겠습니다.
◆ '아이폰15' 가격 동결? 또 불거진 애플 '韓 홀대론'
-이번엔 스마트폰 업계 소식을 들어보겠습니다. 하반기 기대작인 애플의 '아이폰15' 시리즈가 지난 13일 공개돼 큰 주목을 받았죠. 신제품에 대한 반응은 어떤가요?
-'아이폰15' 시리즈는 전작과 같이 6.1인치형 기본 모델과 6.7인치형 플러스, 고급 모델인 6.1인치 프로와 6.7인치 프로맥스로 구성됐습니다. 디자인과 주요 성능도 전작과 유사하다는 평가가 많은데요.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아이폰15'는 지금까지의 제품 중 가장 혁신적인 제품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지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실망스럽다", "혁신이 없다" 등의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충전 단자가 기존 라이트닝 포트에서 UBS-C 단자로 바뀐 것인데요. 이 역시 애플이 선택한 변화는 아닙니다. 유럽연합(EU)이 2024년부터 유럽 판매 모든 전자기기에 USB-C를 의무화했기 때문이죠.
-그래도 가격이 인상되지 않았다는 점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던데.
-맞습니다. 물가 상승 등을 고려해 신제품의 가격을 인상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애플은 사실상 '가격 동결'을 결정했는데요. 내구성과 기본 성능이 개선된 '아이폰15'를 전작과 같은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겁니다. 128GB 기준 '아이폰15' 출고가는 기본 모델 799달러, 플러스 899달러, 프로 999달러 등으로 책정됐는데요. 이는 전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가격 경쟁력'을 통해 기존 판매량을 유지하려는 것으로 해석됩니다. 특히 중국 공무원 '아이폰 금지령'으로 중국 내 입지가 흔들릴 것을 고려한 결정이라는 분석도 나오네요.
-그렇군요. 그런데 '아이폰15' 가격과 관련해 국내 분위기는 조금 다른 것 같습니다. 한국 고객만 '호갱(호구+고객)' 취급을 받고 있다는 격한 반응도 나오고 있네요.
-애플이 가격 동결을 결정했지만, 정작 '아이폰15' 한국 판매가가 전 세계에서 가장 비싼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14일 기준 원·달러 환율(달러당 1327.50원)을 적용하면 '아이폰15' 기본 모델은 106만1391원에 불과한데, 정작 '아이폰15' 국내 가격은 125만 원으로 책정됐고, 세금(10%)을 포함해도 미국보다 한국이 10만 원가량 비싸다는 지적이죠.
애플은 지난해 고환율 영향으로 '아이폰14' 국내 출시가를 최대 33만 원 인상했습니다. 그러나 올해 원·달러 환율이 지난해 9월과 비교해 4%가량 내려갔음에도 원화 기준으로 같은 가격을 책정한 것인데요. '아이폰15'의 일본 가격이 12만4800엔(약 112만 원), 중국 가격이 5999위안(약 109만 원)으로 책정된 걸 보면, 한국 고객들에게는 애플의 '한국 홀대론'은 분명한 사실로 여겨질 수밖에 없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