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최지혜 기자] 고질적인 인력난을 겪고 있는 건설사들이 하반기 인재 영입에 나서고 있다. 올해 상반기 한 차례 공개채용을 실시했던 업체들도 하반기 재차 채용공고를 내걸었다.
대우건설은 이날 14일부터 내달 4일까지 대대적인 채용을 실시한다. 상반기 채용을 통해 80여 명의 인력을 충원한데 이어 내년 초부터 투입될 인력을 추가로 채용한 것이다. 이번 채용 규모는 총 100~130명 규모다. 이에 올해 공개채용으로 충원되는 인원만 200여 명에 달할 전망이다.
대우건설을 포함한 대다수 대형 건설사들은 매년 공개채용을 실시하지만, 연내 두 차례나 채용 공고를 낸 것은 이례적이다. 회사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상·하반기 인재를 영입했다. 한 해에 두 차례 채용을 실시한 것은 지난 2013년 이후 20여년 만이다.
정부의 주택공급 과제와 광역급행철도(GTX) 구축 계획에 따라 건설사가 필요한 인력은 나날이 늘어가고 있다. 이에 더해 국토교통부가 직접 '원팀 코리아'를 꾸려 사우디와 우크라이나 등 해외건설 현장 진출 지원까지 나서면서 현장에 투입돼야 하는 인력 인프라 구축도 절실해졌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국내 주택과 GTX 등 토목 현장, 해외 플랜트 건설사업 등 국내외에서 수주한 대형 프로젝트들이 착공을 앞두고 있다"며 "지난해부터 매출도 늘어나고 있어 이를 충당할 새로운 인력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입사지원 서류를 받는 업체는 대우건설 외에도 많다. 업계 1위 업체인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 11일부터 오는 16일까지 신입사원 채용 공고를 냈다. 건설업계 '맏형'으로 불리는 현대건설 역시 오는 26일까지 신입사원 입사 지원을 받는다. 계열사인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오는 24일까지다.
최근 다수의 건설사가 채용을 마치기도 했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달 하반기 공개채용, 포스코이앤씨는 지난 6월 상반기 공개채용 지원 접수를 각각 마쳤다. 쌍용건설과 동문건설 등 굵직한 국내 중견 건설사들도 7~8월 채용을 마쳤다.
대다수 건설사들이 매년 채용을 실시하지만 업계의 인력 수급난은 고질적인 문제다. 대한건설협회가 지난 6월 20일부터 7월 3일까지 총 231개의 종합건설사를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한 결과 최근 3년간 건설 현장에서 기술인력 채용이 어려웠다고 응답한 건설사는 전체 94%로 집계됐다. 거의 모든 국내 건설 현장이 인력 부족 문제를 겪고 있는 셈이다.
이에 더해 인력난이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고질적인 문제로 남을 것으로 내다본 업체는 88%에 달했다. 반면 문제가 단기간 지속되리라는 응답은 8%, 기술인력 부족이 해소되고 있다는 응답은 1%에 불과했다.
기술인력 부족의 원인으로는 '건설산업 진입 청년층의 부족'이 전체 응답의 80%를 차지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됐다. 20·30대 젊은 세대가 건설현장 직무를 기피하는 현상이 인력난의 본질로 꼽힌 것이다. 근로 환경이 사무직보다 열악하고 주말 출근이 잦은 건설현장 업무가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는 젊은 세대의 가치관과 다르다는 분석이다.
젊은 세대의 유입이 줄면서 건설현장 투입 인력의 평균 연령도 크게 높아진 상태다. 대한전문건설협회가 지난해 말 발간한 '전문건설업 실태조사 분석 보고서'를 보면 전문공사 기능인력의 평균연령 분포가 50세 이상인 업체가 전체의 79.5%를 차지했다. 35세 미만은 0.5%에 불과했다.
현재 하반기 공개채용을 실시 중인 건설사들은 신입사원 지원 자격으로 '2024년 2월 졸업예정자 중 병역을 마치거나 면제받은 사람'을 걸었다. 신입사원 채용인 만큼 젊은 인력 수급을 위한 조건이다. 대다수 업체가 내국인뿐 아니라 외국인 취업자 지원의 문도 열어뒀다. 이에 더해 자사 홈페이지뿐 아니라 유튜브,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한 홍보도 적극적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근무시간 자체도 길고 야외에서 일해야 한다는 점 등을 고려해 현장 직원에게 수당을 지급해 높은 급여수준을 책정하고 있다"며 "그러나 젊은 직원들 대다수가 현장 근무직을 피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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