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칼 유동성 확보 지속…아시아나 인수 혹은 무산 대비책?


비주력 사업 매각해 올해만 약 4000억 원 확보
재무 부실 아시아나 보완 목적…'경영권 방어' 시각도 나와

한진칼이 최근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면서 유동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합병을 위한 추가 재원 마련이라는 시각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목적이라는 의견이 함께 제기되고 있다. /더팩트 DB

[더팩트 | 김태환 기자] 한진그룹이 최근 아시아나항공 합병을 대비해 호텔, 건물 등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고 유동성 확보에 나선다는 관측이 나온다. 재무구조가 취약한 아시아나항공을 합병한 뒤, 추가 자금 투입을 위한 재원 마련이라는 해석이다. 일각에서는 기업결합 실패 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총알'을 확보하는 것이란 시각도 나온다.

한진그룹의 지주사 한진칼은 12일 미국 하와이에 있는 와이키키리조트호텔을 미국 부동산 투자회사인 AHI-CLG LCC에 1466억 원의 가격으로 매각하기로 했다. 와이키키리조트호텔은 한진칼이 지분을 100% 보유한 자회사다.

한진칼은 지난달 서울 서소문동 KAL 빌딩과 대지 일부를 자회사인 대한항공에 2462억 원의 가격으로 처분했다. 와이키키리조트호텔과 서소문 KAL 빌딩 매각으로 3928억 원의 유동성을 확보했다.

한진칼은 지난해 8월 종속회사 칼호텔네트워크가 보유한 제주KAL 호텔을 제주드림PFV에 950억 원의 가격으로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지난 7월 최종 무산됐다.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는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한도를 3000억 원에서 6000억 원으로 늘리기도 했다.

이처럼 한진칼이 유동성을 확보하는 것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대비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앞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지난 2020년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으로부터 1조2000억 원 규모의 유동성 지원을 받는 대가로 자구책 마련을 요구받았다. 당시 조 회장은 비주력자산을 매각을 추진하면서 와이키키 리조트를 포함해 국내에 있는 왕산레저개발과 미국 LA 소재 호텔(HIC) 등을 시장에 내놓았다.

자구책 마련과 별도로 아시아나항공의 부실한 재무구조를 개선하려면 자금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아시아나항공의 올해 2분기 별도 기준 부채비율은 1741.3%, 차입금의존도는 56%로 집계됐다. 일반적으로 부채비율은 200% 이상, 차입금의존도는 30% 이상이면 재무구조가 부실하다고 본다.

이런 가운데 한진칼의 올해 상반기 말 별도재무제표 기준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은 2313억 원으로 전년 대비 38.5% 줄었다. 또 올 상반기말 별도기준 유동비율(유동자산/유동부채)도 40%로 적정선(100~200%)보다 낮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이후 추가로 투입되는 비용을 마련하려면 일정 수준 이상 유동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일각에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무산될 경우, 조 회장이 경영권을 방어하는데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올해 2분기 기준 조 회장과 특수관계인 지분은 19.97%이며, 우호세력 델타항공(14.90%)과 산업은행(10.58%) 지분을 합치면 45.27% 수준이다. 만일 아시아나항공과의 기업결합이 실패한다면 산업은행 지분이 시장 매물로 나오고, 조 회장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매입하려면 자금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다만, 한진그룹은 유동성 확보가 아시아나항공 합병과는 무관하며 경영 전반의 체질 개선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한진그룹 관계자는 "한진칼은 올해를 '초우량 종합물류그룹 재도약을 향한 제2창업 원년'으로 삼고 경영 전반의 체질 개선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면서 "한진칼의 서소문 빌딩, 와이키키리조트호텔 매각도 수익성강화와 사업시너지, 자산의 효율적 운영 등을 토대로 경영 체질개선을 하기 위한 목적이다"고 말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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