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도 사회공헌도 '가지 않은 길' 양종희 KB 회장 내정자 행보는


KB손보 대표 시절, 복지와 사회공헌 분야 남다른 행보
KB금융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주력 전망

KB금융그룹 차기 수장으로 양종희 부회장이 내정됐다. 양 내정자는 KB손해보험 대표이사 시절부터 복지와 사회공헌 분야에서 남들이 가지 않은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흔치 않은 행보를 보여 눈길을 끈다. /KB금융그룹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KB금융그룹 차기 수장으로 양종희 부회장이 내정됐다. 양종희 내정자는 내부 출신 중 은행장 경험이 없는 첫 회장 후보인 만큼 KB금융의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에 주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례적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 양 내정자는 KB손해보험 대표이사 시절부터 복지와 사회공헌 분야에서 남들이 가지 않은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흔치 않은 행보를 보여 눈길을 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지난 8일 회장 최종 후보로 선정된 양 내정자를 이날 이사회에서 회장 후보자로 공식 추천한다. 양 내정자는 11월 중 열리는 임시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된다.

양 내정자가 예정대로 차기 회장에 선임될 경우 내부 출신 중 은행장 경험이 없는 첫 회장이라는 타이틀을 달게 된다.

이번 회추위에서 양 내정자가 KB국민은행장을 지낸 허인 부회장을 제치고 최종 후보로 낙점된 데는 비은행 부문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다.

회추위에서는 양 내정자가 디지털, 글로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에 대한 높은 식견과 통찰력을 겸비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또 KB손해보험 사장과 KB금융지주 부회장을 거치며 성과와 경영능력을 입증했다고 판단했다.

김경호 KB금융 회추위원장은 양 내정자와 관련해 "윤종규 회장의 뒤를 이어 KB금융의 새로운 미래와 지속가능한 성장을 성공적으로 만들어 갈 역량 있는 최고경영자(CEO) 후보"라고 설명했다.

양 내정자는 윤종규 회장이 KB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일하던 2010년 지주사 경영관리부장으로 함께 일했다. 2014년 KB금융지주 전략기획담당 상무 시절에도 윤종규 회장 밑에서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인수 실무를 맡았다. 양 내정자는 지난 2015년 KB손보가 LIG손보를 인수한 뒤 화학적 결합을 이끌기도 했다.

그는 2016년 3월 KB손해보험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양 내정자는 KB금융 계열사 중에서는 이례적으로 3연임에 성공하며 5년간 KB손보를 이끌었다. 그 성과를 인정받아 지난 2020년 12월 KB금융지주 부회장에 올랐다.

금융권에서는 양 내정자의 꼼꼼하면서 소탈한 성격에 따르는 후배가 많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양종희 부회장은 2016년 3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KB손해보험 대표이사, 2021년부터는 KB금융지주 부회장직을 맡아 모든 면에서 꼼꼼하게 실무를 챙기며 미래를 준비하는 경영진의 모습을 보여왔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양종희 내정자가 향후 KB금융의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에 주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더팩트 DB

양 내정자는 KB손보 대표 시절부터 복지와 사회공헌 분야에서 남들이 가지 않은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흔치 않은 행보를 보였다.

양 내정자는 2018년 2월 손해보험업계 최초로 근속연수와 관계없는 '자기 계발 휴가' 제도를 도입해 직원의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챙겼다. 휴식은 물론,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는 취지였다. KB손보는 당시 3500명에 육박하는 전 사원을 대상으로 1달간의 휴가를 제공했다. 여기에 200만 원 상당의 항공편 비용도 제공했다.

복지 사각지대에 있는 보육원 퇴소 청소년들의 자립을 위한 주거지원 사업에도 공을 들였다. 양 내정자는 보육원을 퇴소하는 청소년들이 주거와 생활비 등의 부족에서 오는 경제적 어려움을 퇴소 후 자립에 있어 가장 큰 문제로 꼽는다는 점을 주목해 셰어하우스 전문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이들을 지원했다.

KB손보 복수의 관계자들은 "당시 양 내정자는 업계 최초로 자기 계발 휴가 제도를 도입해 직원들에게 높은 호응을 얻었다"며 "사회공헌 분야에서도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곳들에 남다른 관심을 보이고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양 내정자가 향후 KB금융의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에 주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지난 상반기 KB금융이 신한금융을 제치고 리딩금융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KB손보 등 비은행 자회사의 실적이 뒷받침됐기 때문이었다. KB손보는 지난해 5570억 원의 순이익을 내며 비은행 계열사 중 가장 좋은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

그는 11일 서울 여의도 KB금융지주 신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비금융에 대한 M&A(인수합병) 가능성에 대해 "단순히 금융기관뿐만 아니라 앞으로는 비금융도 함께 갈 수 있는 금융 그룹화가 되고 있다 보니 그러한 측면은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 내정자는 직원들이 마음껏 일하고 발탁될 수 있는 인사를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양 내정자는 "행원 출신인 제가 이곳(KB금융 회장 내정)까지 왔다는 것이 KB금융그룹 나름의 자긍심이 아닌가 생각된다"며 "꿈을 가진 직원들이 마음껏 일하고 발탁될 수 있는 인사에 대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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