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황원영 기자] 올해 상반기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지난해 대비 소폭 상승했다. 그럼에도 적정손해율을 밑도는 데다 3년째 흑자를 이어가고 있어 손해보험사가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할 여력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감독원이 11일 발표한 '2023년 상반기 자동차보험 사업실적(잠정치)'을 보면 올 상반기 12개 보험사의 손해율은 78%로 지난해보다 0.9%포인트 상승했다. 코로나19(COVID-19) 사태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종료 이후 자동차 이용이 늘어난 탓이다.
그런데도 손해율은 양호한 수준이다. 손해율은 가입자들이 보험사에 낸 보험료에서 보험사가 지급한 보험금 비중을 뜻한다. 통상 80% 안팎을 적정손해율로 보고 있다.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2020년 상반기 84.5%, 2021년 상반기 79.4%, 지난해 상반기 77.1%로 꾸준히 개선됐다.
흑자도 이어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 손해보험사의 자동차보험 매출액은 10조6385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56%(2654억 원) 늘었다. 이에 따른 상반기 손익은 5559억 원으로 지난 2021년부터 흑자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안정적인 손해율을 바탕으로 원수보험료가 꾸준히 증가한 영향이다. 다만, 흑자 규모는 지난해 상반기(6265억 원)보다 11.3%(706억 원) 줄었다.
올 상반기 자동차보험 원수보험료는 10조6385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654억 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자동차보험 가입대수는 2451만대에서 2510만대로 늘었다. 비대면 판매 채널의 비중이 높아져 사업비도 감소했다. 올 상반기 자동차보험의 전화 판매(TM)와 온라인 판매(CM) 비중은 49.9%로 지난해보다 2.3%포인트 올랐다.
사업비율은 올해 상반기 16.2%로 지난해 상반기와 같았다. 사업비율은 설계사 수수료 등 사업비가 해당 기간의 경과보험료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뜻한다. 손해율과 사업비율을 모두 포함한 합산비율은 94.2%로 전년(93.3%) 대비 0.9%포인트 올랐다.
이에 금융당국은 손해보험사가 자동차보험료를 인하할 여력이 있다고 봤다.
금감원은 "올해 상반기 자동차보험 손익은 사고율 증가에 따른 지급보험금 증가와 보험료 인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감소했다"며 "지난해 코로나19 폭증에 따라 손해율이 평년에 비해 특히 낮았던 점 등을 감안하면 올 상반기 실적은 양호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금감원은 보험료 인하 효과 누적 등에도 불구하고 하반기에도 손해율이 상반기와 같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경우, 영업실적을 기초로 해 공정하고 합리적인 보험료 조정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 보상기준을 합리화하는 등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대형사의 시장점유율은 더욱 공고해졌다. 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DB손해보험 등 빅 4 손해보험사의 시장점유율은 전년보다 0.3%포인트 증가한 85.2%를 기록했다. 대형사를 제외한 8개사 중 온라인전업사인 캐롯손해보험만 점유율이 1.6%로 0.3%포인트 올랐다. 중소형사 5곳은 0.5%포인트 감소한 8.4%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