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정소양 기자] "행원 출신인 제가 이곳(KB금융 회장 내정)까지 왔다는 것이 KB금융그룹 나름의 자긍심이 아닌가 생각된다"며 "꿈을 가진 직원들이 마음껏 일하고 발탁될 수 있는 인사에 대해 적극 노력하겠다."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 내정자는 11일 오전 7시 30분께 서울 여의도 KB금융지주 신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임직원 인사는 공정하고 투명하게, 능력 위주로 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지난 8일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차기 회장 최종 후보에 양종희 후보를 선정했다.
이날 양 내정자는 KB금융그룹의 상징인 노란색 넥타이를 매고 밝은 미소로 입장했다.
먼저 양종희 내정자는 "KB금융그룹 회장 후보 추천 절차를 신뢰하고 격려해 준 주주와 직원, 고객, 당국, 이해관계자 등 모두에 감사하다"며 "또한 막중한 책임감 느낀다. 국내 최대 금융그룹인 KB금융을 잘 이끌어 준 윤종규 회장 뒤를 이어서 (회장직을) 한다는 것, 국내 최대 금융그룹을 이끈다는 점에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양종희 내정자는 사회적 측면에서 모범이 되는 그룹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단순히 주주가치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에 대해서도 고민을 많이하고 있는 추세"라며 "그동안 KB금융은 재무적 가치에서 1등 그룹이었다. 이제는 그걸 넘어서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 측면에서도 모범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또한 고객이 사용하기 편리한 금융그룹으로써 고객에 가치와 행복을 주는 금융그룹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양 내정자는 최우선 과제로 '리스크 관리'와 'KB부코핀은행 정상화', '전환기에 나타날 수 있는 조직적 이완 현상'을 꼽았다.
특히 KB부코핀은행의 정상화 계획에 대해서는 애정을 갖고 지켜봐달라고 당부했다.
양 내정자는 "국내에서도 부실 회사를 인수해 정상화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며 "해외의 경우 절차상 등 시간이 더 걸리는 것 같다. 특히 KB부코핀은행의 경우 코로나19 팬더믹 확산 직전 인수해 조금 더 어려움이 있었다. 전반적으로 지배구조, 비용 절감 등 방향을 세우고 있는 단계로, 빠른 시일 내 부끄럽지 않은 KB부코핀은행이 될 수 있도록 정상화 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양종희 내정자는 M&A(인수합병)에 대해서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KB금융은 전반적인 포트폴리오를 갖췄다고 본다"며 "M&A(인수합병) 자체가 저희 목적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KB금융의 기업가치를 어떻게 늘릴 수 있는가에 대한 측면에서 주주들이 요구하는 밸류(가치)를 향상시키는 측면, 기업의 지속가능한 가치를 늘릴 수 있는지 등 체크해 보고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비금융에 대한 M&A 가능성은 여지를 남겨뒀다. 양 내정자는 "단순히 금융기관뿐만 아니라 앞으로는 비금융도 함께 갈 수 있는 금융 그룹화가 되고 있다 보니 그러한 측면은 고려할 것"이라고 했다.
향후 계열사 사장 인사와 관련해선 "계열사 사장 선임은 절차상 이사회와 협의하게 되어 있기에 이사들과 충분히 (상의를) 하되 계열사의 경쟁력을 도모할 수 있는지, 임직원의 헌신적인 노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 리더십 측면에서 적극 발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부회장직 3인 체제 유지와 관련해서는 검토하겠다는 의견을 밝혔다. 양 내정자는 "KB금융지주의 모든 제도는 역사적 유래가 있다"며 "(부회장직도) 후배들을 잘 키우기 위해 만든 절차다. 향후 회장 후보군을 육성한다는 측면과 규모가 큰 KB금융그룹의 업무를 분장하는 측면 등 두 가지를 고려해 이사회와 협의해서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양종희 내정자는 역대 KB금융그룹 회장 중 내부 출신으로는 최초로 은행장을 역임한 경험이 없다. 이에 대해 양 내정자는 "은행장은 한 사람밖에 거칠 수 없기 때문에 사업부문장 제도, 부회장직 등이 마련되어 있는 것"이라며 "후보들이 골고루 경험할 수 있는 절차와 시스템을 만들어서 운영하며 은행뿐만 아니라 그룹의 전반적인 부분을 학습하게 했기 때문에 (은행장 경험이 없다는 부분에 대해서)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최근 발생하는 내부통제 지적에 대해서는 "그동안 기업들은 돈만 벌면 된다는 생각을 가졌지만, 앞으로는 모든 이해 관계자에게 도움이 되고 조화롭게 금융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즉 사회적 책임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갖고 금융그룹을 이끌어가겠다"고 말했다.
양 내정자는 "금융기관은 신뢰 먹고 사는 곳인데 그런 불미스러운 일 발생해 진심으로 송구스럽다. 이런 일 발생할 때마다 제도 시스템 보완하는데 결국은 임직원들이 윤리원칙을 체득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게 내부통제 중에 자발적 통제, 즉 스스로 규율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런 게 체득되고 모든 프로세스 과정에서 체득되려면 디지털적인 게 필요하다. 모든 시스템이나 과정에서 자동화되고 체크화되면 그런 것들이 좀 더 극복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어떻게 하면 내부통제 관련 디지털화하고 시스템적으로 체계화되어서 직원들이 다른 생각 하지 않고 시스템을 준수할 수 있을지 적극적인 투자를 할까 생각 중"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양종희 내정자는 관계 법령 등에서 정한 임원 자격요건 심사를 거쳐 이사회에 회장 후보자로 추천되며, 11월 중 개최 예정인 임시주주총회에서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