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반등 점치더니…" 도로 6만전자 위기에 개미들 '울상'


증권가 긍정적 전망은 여전…외인 매수세도 잇달아
EU '게이트키퍼' 제외되는 호재도

7일 오전 장중 삼성전자는 6만9600원까지도 고꾸라졌다. /더팩트 DB

[더팩트|윤정원 기자] 삼성전자가 7만 원선을 위협받고 있다. '6만전자'로의 회귀가 가시화하면서 개인 투자자들은 마음을 졸이고 있다.

7일 오후 1시 10분 기준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0.57%(400원) 오른 7만4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7만 원으로 문을 연 삼성전자는 개장 직후에는 7만600원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계속해 엎치락뒤치락 하는 모습이다. 오전 장중에는 6만9600원까지 떨어졌다.

삼성전자의 하락세는 시장의 기대감과는 대비된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삼성전자의 실적 반등을 점치는 목소리가 잇달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국내 증권사들이 제시한 분석치를 종합한 컨센서스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09% 증가한 4조3960억 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1분기 영업이익으로 전년 동기 대비 95.47% 하락한 6402억 원을 기록했다. 2009년 1분기 이후 14년 만에 1조 원 이하 분기 영업이익을 나타냈다. 이어 올 2분기 영업이익 역시 전년 동기 대비 95.2% 감소한 6685억 원을 거뒀다.

삼성전자는 이달 초 엔비디아와 4세대 HBM인 HBM3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이르면 다음 달부터 공급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잠시간 상승 탄력을 받았다. 증권가에서는 HBM 점유율 확대와 파운드리 실적 개선을 감안하면 '9만전자'를 돌파할 가능성을 점쳤다.

삼성전자는 지난 1일 전 거래일(6만6900원) 보다 6.13%(4100원) 뛴 7만1000원으로 장을 종료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하루 만에 6% 급등한 것은 2년8개월 만이었다. 다음 거래일인 4일에도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0.28%(200원) 오른 7만1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말 399조3785억 원이었던 시가 총액도 423조8546억 원으로 뛰었다.

당시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뿐만 아니라 글로벌 데이터센터 업체들까지 내년 삼성전자 HBM3 고객사는 최대 10개로 올해 대비 2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민복 대신증권 연구원은 "대부분의 반도체 중소형 업체의 실적 저점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실적 개선 가시성이 뚜렷한 반도체 대형주로 수급 집중 현상이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삼성전자에 대한 기대감이 장기간 이어지지 않는 모습이다. 7만 원선에 달하면 차익매물이 나오며 하락세를 타고, 다시 6만 원 선으로 내려가면 매수세가 몰려 7만 원 언저리에서 소폭 등락을 반복하는 형세다.

그럼에도 증권가에서는 단기간 등락에 좌우하지 말 것을 제안하고 있다. 외국인들의 순매수세도 이어지는 데다 향후에는 호재만 가득하다는 평가다. 한국거래소의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6일까지 4거래일 동안 외국인투자자들은 삼성전자를 9829억 원가량 순매수했다. 이는 국내 주식 중 가장 많은 순매수 규모다.

더욱이 삼성전자는 유럽연합(EU)의 '게이트키퍼' 최종 명단에서도 빠진 상태다. EU 집행위원회는 지난 6일 디지털시장법(DMA)상 역내 특별 규제를 받는 대형 플랫폼 기업을 뜻하는 이른바 게이트키퍼에 애플·구글 등 6곳을 지정했다. 유럽에서 애플 아이폰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최상의 결과다.

정보기술(IT)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EU의 특별 규제를 받지 않게 된 반면 최대 경쟁사인 애플은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돼 상당한 반사이익이 기대된다"며 "애플의 강력한 생태계와 높은 프리미엄 시장 경쟁력에 시달리던 삼성전자가 앉아서 이득을 보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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