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예금보험공사가 MG손해보험에 대한 공개 매각 절차를 재개했다. 부실금융기관 지정을 두고 불거진 금융당국과 JC파트너스와의 사법리스크가 일단락되면서 매각 절차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인수 후보로 우리금융그룹과 교보생명이 거론된 가운데 이번에는 MG손보가 매각을 완주할 수 있을지 시선이 모인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예금보험공사(예보)는 MG손해보험 입찰공고를 냈다. 매각주관사인 삼정KPMG는 오는 10월 5일까지 인수의향서(LOI)를 신청받은 뒤 예비 인수자를 선정한다.
앞서 예보는 지난 1월에도 MG손보에 대한 매각을 추진했으나 당시 LOI가 접수되지 않아 매각은 사실상 중단됐다.
당시 금융위원회의 MG손보 부실금융기관 지정으로 MG손보 최대 주주인 JC파트너스와 법적 다툼이 일어난 영향이다. 지난해 4월 MG손보가 부실금융기관 지정된 이후 JC파트너스가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이에 불복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오랜 공방 끝에 지난달 17일 서울행정법원은 금융당국 손을 들어줬다. 부실 금융기관 지정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결정하자 예보가 MG손보 매각을 재개했다는 설명이다.
예보는 매각 방식으로 주식 매각(M&A), 제3자 자산부채 이전(P&A)을 고려할 것으로 전망된다. P&A는 인수자가 MG손보의 자산과 부채를 선택적으로 가져가는 방식이다.
입찰 유력 후보로는 우리금융지주와 교보생명 등이 거론된다. 우리금융은 지난 2020년 JC파트너스가 MG손보를 인수할 당시 설정한 1000억 원 규모 펀드에 출자자(LP)로 참여했다. 특히 우리금융은 올해 초 지주 내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증권사와 보험사 인수합병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3월 취임사에서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미래 성장 추진력 강화를 위해 증권과 보험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조속히 확대하겠다"며 "좋은 물건이 나온다면 인수를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금융권 일각에서는 임종룡 회장이 최근 비은행 부문의 인수 계획에 대해 "카드사와 보험사 등은 (현재로선) 인수 계획이 없다"며 "증권사 인수는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발언하며 보험사 인수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교보생명 역시 지난 6월 이사회를 열고 손해보험업 진출을 공식화했다. 앞서 교보생명은 지난해 말 매물로 나온 MG손보 인수에 사모펀드 더시드파트너스의 핵심 출자자로 참여하면서 손보업 진출에 시동을 걸었지만 거래가 무산됐다. 교보생명이 AXA손해보험, 카카오페이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등의 인수를 검토한다는 소식도 나왔다. 교보생명은 AXA손해보험 인수설에는 선을 그었으며 특정 회사 인수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안은 아니라는 입장을 피력했다.
보험업계에서는 MG손보의 매각 완주 가능성을 두고 각기 다른 의견을 내고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우리금융과 교보생명 등이)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검토는 하겠지만 MG손보 매각이 쉽지는 않을 것 같다"면서 "오히려 롯데손해보험이 우선적인 선택지일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올해부터 도입된 새회계기준(IFRS17) 영향으로 MG손보의 거래 성사 가능성이 높다는 시각도 있다. 또 다른 보험사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인수에 실패했으나 올해는 사법리스크가 해소된 만큼 기대를 해봐도 되지 않겠냐"며 "IFRS17 영향으로 올해 손보사의 매물 가치가 상승하기도 했고 하반기까지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매각에서 예보 측은 MG손보의 최근 재무 상태를 알 수 있는 올해 6월 말 기준의 재무 상태를 기준으로 매각 절차를 이어간다. 지난 1분기 발표된 MG손보의 경영공시에 따르면 MG손보의 자본규모는 2871억 원으로, 자본금(1248억 원)보다 많아 자본잠식에서 벗어났다.
IFRS17과 함께 도입된 새 지급여력비율(K-ICS)은 금융당국이 권고하는 수준에 미달했다. MG손보의 지난 3월 말 K-ICS 비율은 82.6%(경과조치 전 65.0%)로 보험업법상 최저 기준인 100%를 여전히 밑돌았다. 금융당국은 이 수치가 150% 이상을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