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최문정 기자] 최홍준 업스테이지 부사장은 "향후 5년 안에 인공지능(AI)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의 격차가 크게 벌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홍준 부사장은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 KBIZ홀에서 열린 <더팩트> 혁신포럼 'AI시대로의 전환'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최 부사장은 이날 'AI 기반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DT) 혁신과 업스테이지의 기술력 소개'라는 내용으로 주제발표를 맡았다. 그는 최근 AI 생태계가 가치사슬을 구성하며 발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최근 양질의 데이터 확보·가공부터 이를 다양한 산업 영역에 붙일 수 있는 기반이 되는 초거대 AI 모델이 등장했다. 이어 각 기업 특성에 맞는 프라이빗 AI와 이를 뒷받침하는 스타트업 생태계가 유기적으로 작동하며 실질적인 AI 시대로의 전환을 이끌고 있다는 설명이다.
◆ '챗GPT'로 촉발된 생성형 AI 시대…다양한 산업 속 난제 해결사로 등장
최 부사장은 지난해 11월 출시된 미국 오픈AI의 인공지능 챗봇 서비스 '챗GPT' 이후 AI 가치사슬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존에 제한적인 목적으로 AI를 사용했다면, 인간처럼 자연스러운 문장을 생성하는 거대 언어모델(LLM)과 AI 서비스의 인프라 '초거대 AI'의 등장으로 다양한 산업에 적용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초거대 AI가 등장하기 전에도 이미 AI는 다양한 곳에서 사용되고 있었다"며 "그러나 오픈AI의 초거대 AI 모델 'GPT4'처럼 고성능 모델이 등장하며 AI를 활용해 그동안 생각만 해왔던 일들이 실제로 구현이 돼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여줄 수 있다는 인식의 전환이 생겼다"고 말했다.
최 부사장은 AI 가치사슬은 △양질의 데이터 생태계 형성 △기반이 되는 초거대 AI 모델을 개발·운영하는 플랫폼의 등장 △개인정보 보호 기능을 강화한 '프라이빗 거대 언어모델' △AI를 활용한 다양한 스타트업의 등장 등 4가지 영역으로 구성된다고 말했다.
특히 양질의 데이터를 향한 산업이 발생하고 있다. 데이터의 '양'보다는 '질'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양질의 데이터를 많이 확보할 수 있어야 신뢰성과 효율성이 높은 AI 모델 구성이 가능하다. 최근 초거대 AI나 거대 언어모델 구축을 위한 데이터를 확보해 판매하는 시장도 형성되고 있다.
초거대 AI 운영 비용 효율화 움직임도 관측되고 있다. 초거대 AI 모델을 그대로 활용할 경우, 전력 소모와 컴퓨팅 자원 소모가 막대하다는 문제점이 있다. 또한 각각의 산업에 집중해 만든 모델이 아니라 범용 모델을 표방하기 때문에 금융, 통신, 의료 등 특정한 업종에 적용하기 어렵다. 민감한 데이터의 유출을 막기 위해 보안도 신경써야 한다.
최 부사장은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프라이빗 LLM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다"며 "특정 업무나 산업, 예를 들어 금융, 통신 또는 의료 부문의 데이터는 보완이 필요하고, 개인정보 보호 기능이 특화된 거대 언어모델에 대한 시장도 활성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 금융업계도 AI 전환 흐름 올라타…양질의 데이터 확보 '필수'
최 부사장은 이처럼 동시다발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초거대 AI 도입 움직임에 금융업계도 예외가 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금융업계에서 일하며 느낀 점은 (업계에) 데이터가 정말 많지만, 실제로 활용되는 것은 굉장히 제한돼 있다는 것"이라며 "많은 데이터가 모여 보고서를 쓰는 등 분석이 가능할 수 있는 수준이 돼야 하는데, 실제로는 누적만 될 뿐, 활용이 거의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최 부사장은 산발적으로 쌓여 있는 데이터를 정제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날 것 그대로의 데이터를 실제 서비스에 적용할 수 있는 양질의 데이터로 가공해 고객 맞춤형 서비스로 이어질 수 있도록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제안이다.
그는 "약 3년 전에 기업들이 데이터 분석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등을 굉장히 많이 채용했었다"며 "현실은 그러한 인력들이 들어와서 할 수 있는 것들이 너무나 제한적인 상황이었다. 그러나 GPT4가 등장하며 (데이터 가공이 어려운) 환경을 바꾸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 부사장은 AI를 도입했을 때 효과를 볼 수 있는 서비스로 챗봇이나 인공지능고객센터(AICC)를 들었다.
그는 "초거대 AI의 결합으로 기존에 운영되고 있던 콜센터 등의 서비스에서 혁신이 일어날 것으로 예상한다 "며 "보험금 지급이나, 서류 타이핑 등 단순 반복 업무 생산성이 매우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기존엔 전화 형태로 유지되던 고객센터는 카카오톡처럼 고객들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이용자 디자인(UI)과 이용자 경험(UX)을 갖춘 챗봇 형태로 진화할 것이란 전망이다. 고객은 통화 대기없이 편리한 방식으로 원하는 업무를 바로 처리할 수 있고, 금융사 역시 고객 인증 등의 절차 역시 AI의 보조를 통해 처리할 수 있다.
최 부사장은 사람이 업무를 수행하며 발생할 수 있는 단순 오류를 줄이는 데도 AI를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보험금 자동심사와 지급심사 때 AI가 사람을 보조해 사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미 공급된 대규모 언어모델을 각 기업이 자체 구축한 데이터를 활용해 고도화시키는 '개방형 AI' 도입도 이뤄질 전망이다.
최 부사장은 "똑같이 보험업계에 있는 회사지만, 어떤 기업은 생명보험, 다른 기업은 종신보험, 또 다른 기업은 어린이 보험에 강점을 갖는다"며 "업종은 같지만, 각 회사마다 쌓이는 데이터가 다르다. 대규모 언어모델은 계속 기업의 특성에 맞게 변형될 수 있는 개방형 모델로 확장될 것이라 예상한다"고 말했다.
◆ 업스테이지, AI 기반기술 '입증'…"AI 시대 이끌 것"
최 부사장은 이처럼 AI 시대로의 전환이 활발히 일어나는 가운데, '맞춤형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스테이지에 기회가 찾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업스테이지는 지난해 'AI 올림픽'으로 꼽히는 '캐글(Kaggle)' 대회에서 전체 2060팀 중 8위의 성적을 냈다. 지난 4월에는 AI 광학문자인식(OCR) 성능을 평가하는 'ICDAR 로버스트 리딩 대회'에서 아마존, 엔비디아, 알리바바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을 제치고 4개 부문 수상에 성공했다. 8월 초에는 세계 최대 머신러닝 플랫폼 '허깅페이스' 주최로 열린 '오픈 대규모언어모델(LLM) 리더보드' 평가 점수에서 업스테이지가 자체 개발한 모델이 1위를 차지하는 이변도 일어났다. 당시 업스테이지가 받은 점수는 72.3으로 생성형 AI 대중화의 포문을 연 미국 오픈AI의 'GPT-3.5'(71.9)의 성능도 뛰어 넘었다.
최 부사장은 "업스테이지는 '다큐먼트AI'라는 이름의 AI 광학문자인식(OCR) 기반 상품을 삼성생명, 한화생명, KB국민은행 등의 금융기관에 공급하며 실제 사례를 쌓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업스테이지는 민감한 개인정보 데이터를 다루는 금융업계의 특성에 맞춘 프라이빗 AI 상품 공급 역시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 부사장은 "국내 금융기관은 금융감독원의 규제에 의해 사업이 이뤄진다"며 "그렇기 때문에 기업 고유의 특성이 녹아 있는 기업의 데이터를 반영해 활용하는 일을 금융권 고객들이 선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한 데이터가 혹여라도 외부에 유출되지 않을지에 대한 염려로 인해 프라이빗 AI 시장이 굉장히 활성화되리라 예측해본다"고 말했다.
<더팩트> 혁신포럼은 올해로 2회째를 맞는다. 이번 포럼에서는 최홍준 업스테이지 부사장과 김일중 KAIST 제조AI빅데이터 센터장,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 이노베이션 센터장 등이 연사로 나선다. 앞서 <더팩트>는 지난해 창립 20주년을 맞아 '혁신이 답이다'라는 주제로 윤석열 정부 초기 여러 혁신 방안에 대해 다각도로 조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