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정소양 기자] KB금융그룹 회장 후보가 29일 3명으로 압축되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내부 2명, 외부 1명의 숏리스트(최종후보군)가 구성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특히, 내부에서는 허인·양종희 부회장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29일 1차 숏리스트에 포함된 6명을 대상으로 1차 인터뷰와 심사를 진행하고 2차 숏리스트를 3명으로 압축한다.
앞서 회추위는 지난 8일 허인·양종희·이동철 KB금융 부회장과 박정림 KB증권 사장(KB금융 총괄부문장) 등 4명의 내부 후보와 외부 인사 2명을 선정했다. 1차 숏리스트 발표 당시 외부 후보는 본인의 요청에 따라 익명성이 보장됐으나, 2차 숏리스트 3명의 명단에 포함될 경우 모두 공개된다.
금융권에서는 숏리스트 3인 후보에 내부 후보 2명과 외부 후보 1명이 포함될 것을 유력하게 점치고 있다. 내부 출신 후보가 강세이지만 최종 후보 리스트에서 외부 출신을 아예 배제하기에는 부담이 있을 것이란 시각이다. 앞서 2020년 윤종규 회장의 3연임 당시에도 최종 후보 4인 중 외부 출신 1인이 포함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허인·양종희 부회장과 아직 공개되지 않은 외부 후보 1명이 2차 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릴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만약 외부 인사가 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릴 경우 누구냐에 따라 큰 변수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허인 부회장은 부회장 3인 중 유일하게 핵심 계열사인 KB국민은행에서 행장을 역임한 경력이 있다. KB금융이 출범한 후 회장 자리는 모두 행장 출신의 몫이었던 만큼 큰 강점으로 작용하리라는 분석이 나온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KB국민은행장으로 지낸 허 부회장은 KB국민은행 설립 이래 최초 3연임에 성공한 은행장이다. 국민은행의 수익성을 크게 높인 것과 함께 조직 장악력 등을 인정받고 디지털 등의 부문에서 국민은행 역량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부회장 3인 가운데 가장 먼저 부회장직에 오른 양종희 부회장도 유력한 후보다. 앞서 양 부회장은 2016년부터 2020년까지 5년간 KB손해보험 대표이사로 회사를 이끌었다. 양 부회장은 윤종규 회장과 마찬가지로 '재무통'이자 KB금융의 비은행 강화를 통한 현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갖추는 데 높은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후보에 오른 이동철 부회장과 박정림 사장도 막강한 후보인 만큼 2차 숏리스트에 이름을 올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일각에서는 KB금융 최초로 내부 출신으로만 구성된 숏리스트가 나올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그동안 KB금융이 경영승계 프로그램을 통해 지속적으로 관리해 온 만큼 어느 한 후보가 독보적으로 유력한 구도는 아닌 상황으로 보인다"며 "다만, 내부에서도 경영 능력이 입증된 후보들이 많아 외부 출신이 이름을 올리기는 힘들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많이 들리고 있다. 아직 외부 후보가 베일에 쌓여있는 만큼 외부 후보 공개 여부도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회추위는 다음 달 8일 3명의 후보자를 대상으로 2차 심층 인터뷰를 실시하고 투표를 통해 최종 후보자를 확정할 예정이다. 다음 달 결정되는 최종 후보자는 관련 법령에서 정한 자격 검증을 통과하게 되면 다음 달 12일 회추위와 이사회의 추천 절차를 거쳐 11월 20일에 개최되는 주주총회를 통해 회장으로 선임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