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이한림 기자]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 의장이 25일(현지 시각) '잭슨홀 미팅'에서 긴축 정책을 유지하겠다고 발언했다. 최근 미국의 물가 상승세가 둔화하고 있지만, 파월 의장의 이날 발언에 따라 연준의 고강도 긴축 정책은 지속될 전망이다.
파월 의장은 이날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에 앞서 기조연설을 통해 "인플레이션이 정점에서 하락했다. 이는 환영할 만한 발전이다"면서도 "그러나 (물가상승률이) 여전히 너무 높다. 연준은 필요하다면 적절할 때 금리를 추가로 인상할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이어 "인플레이션 목표치(2%)를 향해 하락하고 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 제한적인 수준에서 정책을 유지하겠다"며 "추가 긴축을 할지 아니면 금리를 동결하고 추가적인 데이터를 기다릴지 신중하게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잭슨홀 미팅 연설은 그간 파월 의장이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에 대해 매파적 태도를 유지한 것과 동일한 기조의 발언으로 풀이된다. 특히 파월 의장이 지난해 8월 잭슨홀에서 열린 기조연설에서 경기침체를 감수하고라도 물가상승률을 잡겠다는 발언을 한 직후 시장이 큰 충격을 받았기 때문에 이번 발언 역시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당시 뉴욕증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하루 만에 3.37% 내리고 두 달간 20%가량 하락했다.
일각에서는 9월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게 된 것은 물론, 시장이 또다시 충격을 받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다만 전 세계 여러 애널리스트 파월 의장이 이번 잭슨홀 미팅에서 기존 입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해 왔기 때문에 관망세가 지속될 여지도 남아 있다.
한편 지난 10일 발표된 7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보다 3.2% 올랐다. 6월(3.0%)보단 상승 폭이 확대됐으나, 시장은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3.3%)보단 낮다는 이유로 인플레이션 둔화 추세가 뒤집힐 정도의 수준은 아니라고 전망했다. 8월 CPI는 오는 9월 13일 발표될 예정이다.
연준은 지난달 25일 열린 FOMC 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기존 5.0~5.25%에서 5.25~5.5%로 0.25%포인트 올렸다. FOMC는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발표를 올해 9월, 11월, 12월 총 3차례 앞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