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이한림 기자] 한화오션이 대우조선해양 인수 후 첫 투자 방식으로 2조 원대 규모의 초대형 유상증자를 선택해 주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거액의 자금을 마련해 투자하기 때문에 사업적인 성과가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은 지배적이다. 다만 단기적인 주가 약세는 불가피할 전망이 나온다.
24일 한화오션은 전 거래일 대비 0.43(150원) 내린 3만5050원에 장을 마감했다. 장 초반 5% 가까이 하락했던 낙폭보단 다소 오른 모습이지만, 9거래일 연속 이어진 하락 마감을 이어갔다.
한화오션의 최근 약세는 발행 예정가 기준 약 2조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23일 공시한 데 따른다. 유상증자 방식은 지난해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할 때 밝혔던 유상증자 정책에 따라 기존 발행주식의 41%에 달하는 890만 주가 30%의 할인율을 적용받아 발행된다. 다만 투자자들은 한화오션의 유상증자 발표 전후로 매도세를 이어왔으며 발표 후에도 주가 하락은 지속되고 있다.
이애 한화오션 기존 주주들은 "인수 떄만해도 좋았는데 최근 9일간 주가가 25% 가까이 내렸다", "언제 하한가를 맞을지 모르겠다", "대규모 유증을 했는데 생각보다 하락 폭이 덜하다"는 등 다양한 의견을 보내고 있다.
증권가도 24일 리포트를 통해 한화오션의 단기적인 주가 약세를 전망하고 있어 투자자들의 이목을 끈다. 삼성증권은 24일 한화오션에 대해 '보유' 의견을 유지하면서도 목표주가를 3만5500원에서 3만2000원으로 9.1% 낮췄다. 이 외에도 교보증권, 하이투자증권, NH투자증권, 다올투자증권 등이 투자의견을 유지하면서도 목표가를 낮추면서 보수적인 견해를 내놨다.
한영수 삼성증권 연구원은 "경영진 입장에서 과감한 투자는 그룹사 시너지 극대화와 친환경 선박 분야 선점을 위해 불가피한 결정일 수 있다"면서도 "회사가 설명한 투자의 집행과 성과가 실적에 발현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일반적인 투자자의 투자 기간을 넘어서기 때문에 투자 심리 훼손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최광식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적정 시가총액이 9조2000억 원으로 평가되지만, 현 주가에서 사실상 시총으 10조8000억 원으로 HD현대중공업보다 크다"면서도 "(유상증자를 통한)희석요인 때문에 적정주가는 3만 원으로 유지한다"고 전망했다.
반면 한화오션의 목표주가를 올린 곳도 있다. 2조 원대 유상증자라는 초대형 카드를 꺼내 들었지만 한화오션의 중장기적인 투자 당위성이 설명된다면 주가도 뒷받침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신한투자증권은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에서 '트레이딩바이(단기매수)'로 조정했으나 목표주가를 기존 3만 원에서 3만300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명지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 대규모 증자에 따른 희석, 채권단 증자 참여 여부 등에 따른 우려로 주가가 약세를 보일 것"이라면서도 "중장기 투자 당위성에 대한 설명이 되면서 가치 상승을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한화오션은 이번 대규모 유상증자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가치가 반영된 결과로 보고 있다. 다만 주주들은 한화오션 측의 유상증자 결정에 따른 주가 향방 전망보단 신중한 투자가 이어질 전망이다.
권혁웅 한화오션 대표이사 부회장은 "이번 대규모 투자를 통해 조선업의 본질적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것을 넘어 미래 해양산업의 패러다임 전환을 주도하는 글로벌 혁신 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