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최지혜 기자] 미국 국채금리 하락과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의 실적 기대감에 힘입어 뉴욕증시가 상승 마감했다. 엔비디아는 장 마감 후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을 발표해 주가가 시간외 거래에서 급등했다.
23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에 비해 0.50%(184.15포인트) 오른 3만4472.98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10%(48.46포인트) 상승한 4436.01에 장을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59%(215.16포인트) 뛴 1만3721.03에 장을 마쳤다.
S&P500지수는 지난 6월30일 이후 일일 최고 기록이며, 나스닥지수는 3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업종별로는 S&P500지수의 11개 업종 가운데 에너지(-0.25%)를 제외한 10개 업종 관련주가 모두 올랐다. 특히 통신 업종 관련주가 기술주가 1.80%, 통신이 1.62%, 부동산이 1.47%, 산업이 1.03% 각각 상승했다.
종목별로는 대형 기술주들의 상승세가 뚜렷했다. 빅테크 대장주 애플이 2.19%, 구글 모기업 알파벳 2.55%, 마이크로소프트 1.41%, 넷플릭스 3.48% 상승했다. 아마존은 0.95% 올랐고, 페이스북 모기업 메타는 2.31%, AMD는 3.57% 뛰었다.
전기차주도 상승 마감했다. 테슬라는 1.57%, 리비안은 1.20% 각각 올랐다.
석유메이저 업체 셰브런은 0.13% 올랐으나 엑슨모빌 주가는 0.95% 하락을 기록했다.
이날 엔비디아의 2분기 호실적 전망이 투심을 자극하며 시장을 이끌었다. 엔비디아는 정규장에서 3.17% 상승을 기록하며 장을 마감했다. 장 마감 뒤 엔비디아는 실제로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해 시간 외 거래에서 6.11% 급등했다.
이날 엔비디아는 회계연도 2분기에 매출 135억1000만 달러, 주당 순익 2.70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조사회사 리피니티브 추정 전망치 매출액 112억2000만 달러, 주당순이익 2.09 달러를 크게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로 받아들여졌다.
엔비디아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회계연도 3분기 실적이 더 높을 것이라고 안내했다. 3분기 매출액과 주당 순이익은 각각 160억 달러, 주당 2.48달러(61억 9000만 달러)로 시장 전망치 126억 1000만 달러를 크게 웃돌 것이라고 예고했다.
미국 국채 수익률 하락도 시장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 21일 2007년 이후 최고치인 4.35%까지 오른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이날 4.21%까지 하락했다. 이는 전날 대비 10bp(1bp=0.01% 포인트)가량 하락한 수준이다.
국채금리 하락은 이날 제조업과 서비스업 경기가 부진하다는 발표가 나온 영향으로 풀이됐다. S&P글로벌은 이달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를 47.0으로 잠정 집계했다. 이는 두 달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자, 시장 예상치인 49.0을 밑돈 수치다. 서비스 PMI 예비치는 51.0으로, 6개월 만에 최저다.
그라투스캐피털의 토드 존스 최고투자액임자(CIO)는 CNBC에 "엔비디아의 실적 외에 단기로 시장 방향에서 지금 당장은 거의 아무 것도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제조업이 약화되고 있고 여전히 다소 당혹스러울 정도로 강한 소비자가 있다는 전체 이야기는, 멀티플이 확대됐기 때문에 현재 시장 방향과 꼭 일치하지는 않는다"고 진단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가 장 마감 후 7% 내외 급등하면서 AI 산업에 대한 시장의 기대 심리를 확대시켰다"면서 "이는 일시적인 테마가 아니라 본격적인 산업화 과정이 진행되며 매출 확대 가능성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 연구원은 "미 증시는 달러 약세로 인한 원화 강세 기조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서비스업 PMI가 부진한 모습을 보여 경기 둔화 가능성이 부각된 점은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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